CES2021, 로봇이 스며든다

조회수 2021. 1. 19.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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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삶에 스며들고 있다. 세계 최대 국제 가전·IT 전시회 CES2021은 로봇이 일상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준 행사였다. 그동안 로봇은 기술 발전의 수준과 별개로 우리 삶의 주변부를 겉돌았다. 공항이나 영화관, 식당 등에 안내용 로봇이 배치되기도 했지만 기업의 반짝 마케팅 용도 외에 활용도는 낮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로봇 기술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등 외신은 CES2021을 소개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로봇이 영웅이 됐다고 평가했다. CES2021을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가전협회(CTA)의 개리 사피로 회장은 “코로나19는 우리의 가정으로부터 직장, 병원에 이르기까지 기술 적용을 앞당기는 빨리 감기 버튼을 눌렀다”라고 말했다.


방역 로봇, 배달 로봇, 반려 로봇, 요리 로봇, 의료 로봇. 실제 CES2021에 전시된 로봇의 면면이다. 온라인 공간에 전시된 상당수의 제품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는 로봇들이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과 드론 등이 결합하며 로봇은 CES2021의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해 446억달러(약 49조원)에서 2025년 730억달러(약 8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로봇 청소기를 활용한 반려동물 케어 서비스를 선보인 삼성전자

스위트홈 만드는 스마트홈 로봇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스마트홈 기기와 함께 가정용 로봇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CES2021에서 미래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름처럼 손이 달린 로봇으로, 사람의 일손을 대신해준다는 컨셉으로 개발됐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를 인식해 잡거나 옮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식사 전 테이블 세팅, 식료품 정리,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 모습을 그렸다.


이와 함께 청소 로봇 ‘삼성 제트봇 AI’를 공개했다. 인텔 AI 솔루션이 탑재된 AI 로봇 청소기로 기존 제품보다 개선된 사물 인식 기술이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AI 기술과 함께 라이다(LiDAR) 센서, 3D 센서를 더해 주변 물체를 스스로 식별, 분류해 최적의 청소 경로를 찾아 자율 주행한다. 예를 들어 깨지기 쉬운 물건이나 전선, 양말, 반려동물의 배변 등을 피해 청소할 수 있다. 로봇 청소기 제트봇 AI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한 반려동물 케어 서비스도 소개했다. 원격으로 반려동물의 영상을 확인하고 맞춤형 음악 컨텐츠를 재생하거나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원격 제어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식이다.

삼성전자 승현준 사장이 CES 2021 삼성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왼쪽부터) ‘삼성봇 케어’, ‘제트봇 AI’,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는 모습

또 기존에 공개했던 ‘삼성봇 케어’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선보였다. 기존 노약자 케어 기능 외에 돌봄 서비스 대상을 가족 구성원 전반으로 넓혔다. 일정관리·헬스케어·교육·화상 미팅 등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서빙 로봇인 ‘삼성봇 서빙’, 고객 응대 로봇 ‘삼성봇 가이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 등을 꾸준히 연구·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로봇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LG전자는 기존처럼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다. LG 클로이 셰프봇·서브봇·배송봇·안내로봇 등 요리부터, 서빙, 안내, 배송까지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의 청사진을 그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방역봇


특히 눈에 띄었던 건 살균봇이다. LG 클로이 살균봇은 코로나19 시국에 어울리는 비대면 방역 로봇이다. UV-C(Ultraviolet-C) 램프를 이용해 세균을 제거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로봇에 장착된 UV-C 램프는 50cm 이내 거리에 있는 대장균을 99.9% 살균하는 효과가 있다.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기술을 갖췄으며, 호텔·병원 등 실내 공간을 돌아다니며 사람의 손이 닿는 물건들의 표면을 살균한다.

비대면 방역 로봇 ‘LG 클로이 살균봇’

LG전자는 가상인간 ‘김래아’를 통해 살균봇을 소개했다. 딥러닝 등 AI 기술을 통해 구현된 래아는 CES2021에서 연설자로 등장해 살균봇을 비롯해 노트북 ‘LG 그램’, 전문가용 OLED 모니터 등을 소개했다. 가상인간이 로봇 제품을 소개하는 메타 디지털 환경을 구현한 셈이다.


해외 업체들도 방역 로봇을 잇따라 발표했다. 유니핀은 자외선 살균 로봇을 공기 청정 로봇과 함께 선보였다. 유비테크는 자외선 소독 로봇 ‘애디봇’을 발표했다. 국내 업체인 물류로봇 전문 기업 힐스엔지니어링은 자율주행과 지능형 방역 시스템을 결합한 방역로봇 ‘코로봇’을 출품했다. 코로봇은 코로나와 로봇의 합성어다. 스스로 방역 경로를 설정해 소독용 약재 분사 방식과 자외선 살균 방식, 순간 고온 살균 방식 중 최적의 방역 방법을 선택해 실행한다.

힐스엔지니어링의 지능형 방역 로봇 ‘코로봇’

고립된 인간을 돌보는 반려봇


이제는 CES 단골로 자리 잡은 반려로봇도 더 다양한 형태로 등장했다. 과거 반려로봇이 반려동물을 흉내 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CES2021에 등장한 반려로봇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고립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케어클레버의 ‘큐티(Cutii)’가 대표적이다. 큐티는 코로나19로 고립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반려로봇이다. 대화형 AI를 갖췄으며 이를 통해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다. 머리 부분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멀리 떨어진 가족, 친구들과 영상·음성·메시지로 연결되도록 지원한다. 또 원격 환자 모니터링 기능을 적용해 집에서도 의료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긴급 연락처로 연락해준다. 이 밖에도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한다.

코로나19로 고립된 어르신을 돕는 케어클레버의 ‘큐티(Cutii)’

실제 코로나19로 높은 수준의 봉쇄 조치가 취해졌던 프랑스에서는 노인 요양 시설에서 큐티가 활용됐다. 앙투안 바티유(Antoine Bataille) 케어클레버 CEO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바꿨다”라며 “우리는 가정에서 쓰이는 큐티를 그렸지만, 오늘날 우리는 집단 차원에서 고립을 다룬다”라고 밝혔다.

미스티 로보틱스의 안내로봇 ‘미스티’

개발자용 로봇 플랫폼 업체 미스티 로보틱스는 안내로봇 ‘미스티’로 주목받았다. 미스티는 발열 증상을 확인하는 안내 기능을 제공하며, 고립된 노인을 위한 돌봄 역할을 수행한다. 팀 엔월 미스티 로보틱스 대표는 코로나19가 사람들이 로봇에 위협을 느끼지 않고 더 쉽게 친구처럼 대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인 한컴로보틱스의 ‘토키2’도 큰 관심을 받았다. 토키2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음성인식·사물인지·인물식별 기능을 갖췄다. 또 음성합성 기술을 통해 부모의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다. 토키2는 CES 기간 로봇과 사람 간의 상호 교감 기능을 바탕으로 한 비대면 시대 교육 로봇으로 이목을 끌었다.

한컴로보틱스의 교육 로봇 ‘토키2’

일본 기업들은 귀여운 모습으로 심리 방역을 돕는 반려로봇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일본 유카이엔지니어링이 개발한 반려로봇 ‘쁘띠 쿠보’는 털로 감싼 쿠션에 꼬리를 덧붙인 형태로, 손으로 쓰다듬으면 꼬리를 흔들며 반응한다. 이용자 목소리나 쓰다듬는 동작을 감지해 80개 형태로 동물처럼 꼬리를 움직인다. 껴안았을 때 심장 박동 소리도 느낄 수 있다. 일본 로봇 업체 뱅가드 인더스트리도 이와 유사한 반려로봇 ‘모프린’을 들고 왔다. 양육 기능이 특징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고유한 성격을 갖게 되며 움직임과 소리를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

일본 유카이엔지니어링의 반려로봇 ‘쁘띠 큐보’
뱅가드 인더스트리의 반려로봇 ‘모프린’

활용 폭 넓힌 드론


지난해 우버와 협력한 현대자동차의 ‘드론 택시’로 주목받았던 드론 분야는 더 다양한 활용 폭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드론 택배뿐만 아니라 드론을 활용한 미래형 주유소도 등장했다. GS칼텍스는 처음으로 CES에 참가해 드론 물류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드론과 로봇을 결합한 편의점 상품 배송, 도서 지역 드론 배송, 전기 및 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등 주유소의 넓은 면적을 활용해 주유소를 ‘물류 허브’로 만들고, 여기에 드론을 연계해 상품을 배달한다는 구상이다.

GS칼텍스가 제시한 ‘미래형 주유소’ 이미지

소니는 본격적인 드론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소니는 CES2021에서 드론 신제품 ‘에어피크(Airpeak)’를 공개했다. 드론에 자사 카메라 기술력을 결합해 영상 산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CES2021에서 공개된 에어피크는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를 탑재했다. 영상 콘텐츠 제작자와 사진 전문가를 위해 설계된 모습이다. 4개의 프로펠러가 들어간 쿼드콥터 디자인을 갖췄으며, 이착륙에 이용되는 두 개의 랜딩기어가 적용됐다. 비행 시에는 렌딩기어가 영상 화면에 걸리지 않도록 접히는 형태다. 또한, AI 기술을 적용해 드론 비행 중에도 영상을 안정적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했다.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용 드론 ‘에어피크(Airpeak)’

소니는 자신들의 강점인 엔터테인먼트 산업, 카메라 기술력을 앞세워 DJI가 틀어쥐고 있는 드론 시장에 균열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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