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기업 제치고 '당근마켓' 뜬 이유

조회수 2021. 1. 7. 16: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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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은 KT(23.8%)·아마존(23.4%)·페이스북(21.1%)·우아한형제들(11.8%) 등 각 분야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블로터> 가 선정한 '2021년 테크체인저' 12위(25.5%)에 올랐다.
인류가 이동하는데 있어 획기적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해준 영국 조지 스티븐슨의 증기기관차, 사람들이 PC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OS) ‘윈도’, 이동하며 전화기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연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이러한 기기와 기술들은 모두 인류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 과거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새로운 기술 및 기기는 인류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며 새로운 일상을 선사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2021년, 어떤 기업·기술·기기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을까? <블로터>가 ‘오픈서베이’와 함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업·기술·기기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당근하세요?” 당근마켓에서 태동한 신조어다. 2015년 7월 경기도 판교에서 문을 연 당근마켓은 2018년 1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해 2020년 전국적인 중고거래 열풍을 불러오기에 이르렀다. 중고거래를 하냐는 질문이 ‘당근’으로 대체됐을 정도다. 2020년 11월1일 기준 가입자 수는 1670만명. 한 달 한번 이상 당근마켓에 들리는 사람 수는 1230만명에 달한다. 2019년 12월엔 440만명 정도였다. 1년 새 180%나 증가한 셈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당근마켓은 KT(23.8%)·아마존(23.4%)·페이스북(21.1%)·우아한형제들(11.8%) 등 각 분야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블로터>가 선정한 ‘2021년 테크체인저’ 12위(25.5%)에 올랐다. 커머스 부문에서는 기업가치가 90억달러(약 10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는 쿠팡(25.6%)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순위다. 특히 중고나라(9.2%), 번개장터(7.8%) 등 중고거래 경쟁사들과는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다. 

 

응답자를 살펴보면 연령대별로는 30대가 28.8%로 20대(26.8%), 40대(23.2%), 50대(23.2%)보다 높은 호응도를 나타냈다. 남성(22.0%)보다는 여성(29.0%)의 선택률이 높았다. 직업군에서는 전업주부(30.8%)가 당근마켓을 가장 많이 택했다.

코로나 길어지자 중고거래 떴다 

 

당근마켓이 ‘2021년 테크체인저’ 상위권을 기록한 데는 중고거래 열풍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황이 장기화되자 중고거래가 늘어났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쓰지 않는 물건을 정리해 여윳돈을 벌었고, 새것 대신 값싼 중고물품을 구해 돈을 절약했다. 

 

사실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개인 간 거래라는 특성상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중고차 시장을 제외하고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21년 테크체인저’ 43위에 오른 번개장터의 상품 등록 수는 2020년 11월 기준 전년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거래액은 1조1000억원으로 19% 늘었다. 

 

30위인 중고나라도 2020년 3분기 누적 중고거래 규모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한 3조9000억원을 돌파했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점인 2월부터 6월까지 55만명이 신규 유입됐다. 

 

이 가운데서도 당근마켓은 독보적인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사명대로 동네 직거래를 내세워 중고거래의 진입장벽을 낮췄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당근마켓이 ‘기대주’인 이유 

 

김재현·김용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카카오 재직 시절 사내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영감을 얻어 2015년 7월 ‘판교장터’를 창업했다. 초창기에는 판교 일대 직장인들의 직거래 플랫폼을 표방했다. 이후 지역 주민으로 테두리를 넓혔고, 전국 단위 ‘이웃 간 거래’로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당근마켓이 약진한 배경이다. 

 

우선 당근마켓은 GPS 인증을 통해 이용자 거주지 반경 6㎞ 이내로 거래를 제한했다. 인근 주민들끼리 직접 만나 물건을 사고 팔게 하자 중고거래의 단점으로 꼽혔던 사기 위험성이 낮아졌다. 택배로 보내기 애매한 물건들을 처분하기도 손쉬워졌다. 안전 거래를 위해서는 휴대폰 번호 인증과 상호 간 ‘매너 온도’를 도입했다. 수익은 광고에서 얻고, 거래 중개 수수료는 ‘0원’으로 책정했다. 이 같은 전략에 힘 입어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하지 않던 이용자들도 당근마켓으로 끌어 들일 수 있었다. 현재 당근마켓은 전국 6577개 지역에서 이용하는 ‘국민 서비스’로 성장했다.

영역을 중고거래에만 국한하지 않은 것도 주효했다. 이용자들이 사는 동네 곳곳의 각종 소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테리어, 카페, 헤어샵, 용달, 이사 등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 근처’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실제 가게를 방문했던 동네 주민들의 생생한 후기, 이용 가격, 위치, 동네 주민에게만 제공되는 각종 할인 혜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이웃끼리 유용한 지역 정보와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동네생활’ 등도 있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나눔도 활발하게 일어난다. 지난 1년간 당근마켓에 올라온 무료 나눔 게시글 수는 213만건에 달했다. 전체 게시글은 2019년 11월 384만건에서 2020년 10월 1268만건으로 약 220% 증가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한 사람당 월 평균 방문횟수는 24회가 넘는다.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라 매일 들여다보는 ‘동네 포털’로 진화했다는 방증이다. 

 

거래액이나 매출 규모는 타 중고거래 플랫폼에 비해 적지만, 응답자들이 당근마켓을 ‘테크체인저’로 택한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라는 틀을 넘어 일상 앱으로 자리 잡았다. 전국구 이용자를 확보한 만큼 동네를 거점으로 다양한 사업모델을 붙여 서비스를 키울 수 있게 됐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유망하다는 기대감이 당근마켓의 높은 선택률의 배경일 것으로 분석된다. 

 

당근마켓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를 넘보고 있다. 현재 영국, 캐나다, 미국 총 3개국 내 41개 지역에서 당근마켓의 글로벌 서비스 ‘캐롯(Karrot)’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 국경을 뛰어넘는 지역생활 커뮤니티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블로터'에 “단순 중고 거래를 넘어 지역생활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것을 성공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기반의 다양한 연결을 모색해 나가며 이용자분들과 함께 성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체 설문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오픈서베이 결과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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