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갑자기 카드뉴스를 만들라고 시켰다!!

조회수 2019. 5. 30.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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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콘텐츠 제작 초보자를 위해 글쓴이 메타몽이 7년간 콘텐츠 제작자로 일하며 몸으로 배운 것들을 <블로터> 독자에게 풀어놓습니다. 콘단기는 공단기를 패러디한 제목입니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단기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연재 기획으로, 때로 소재가 고갈되면 콘텐츠에 관한 주관적인 견해나 마케팅 관련 내용도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메타몽이 자주 사용하는 툴이나 서비스, 디바이스 리뷰도 함께 다룹니다.

우리 회사도 페이스북 페이지 필요하지 않을까?

올 것이 왔다. 요즘 페이스북에 빠진 사장 새끼가 어디서 봤는지 회사의 브랜딩을 위해선 SNS 마케팅이 필수라며 점심시간에 우리 팀을 불러놓고 페이스북 마케팅의 그뤠잇한 점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결론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자는 거였다.


우리 회사는 R&D 회사입니다. 페이스북 마케팅은 우리 회사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랬다면 정말 쿨하고 멋졌을 테지만, 분쟁을 싫어하는 편. “지혜 씨가 페이스북은 잘 알지 않아요?”라며 슬쩍 떠넘기기를 시도했다.


대리님 기자 출신이라 글 잘 쓰시잖아요?

졌다. 이 요망한 것. 사장 새끼의 첫 지시는 카드뉴스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카드뉴스는 글이 전부가 아니다. 사진이나 이미지에 대한 감각도 필요하다. 글만 쓸 줄 알았던 나의 비주얼 콘텐츠 제작은 이렇게 시작됐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마케터 중에는 본인의 능력이나 재능과는 상관없이 홍보용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직접 카드뉴스를 제작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습득한 카드뉴스 제작 팁과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 전에 사실 카드뉴스는 요즘 SNS 마케팅 트렌드는 아닙니다. 하지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여전히 좋은 도구죠. 카드뉴스 제작 노하우를 터득하면 이후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 때도 도움이 됩니다. 정보 전달 메커니즘이 비슷하기 때문이죠. 네이버 블로그나 포스트 운영자라면 여전히 카드뉴스가 효율적입니다. 아울러 이 글은 콘텐츠에 ‘콘’자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야매 콘텐츠 제작 노하우입니다. 이미 콘텐츠 제작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기초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저작권 너란 녀석 참…

인터넷은 진정 ‘정보의 바다’다. 구글에서 원하는 이미지의 단어만 넣으면 왠만한 건 다 찾을 수 있다. 정말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데 검색을 좀 해보면 저작권이 발목을 잡는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회사가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글들도 있다. 저작권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대표적 사례가 있다. 피키캐스트라는 서비스는 초창기에 저작권을 완전히 무시하고 컨텐츠를 만들어 업계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괜한 역풍을 맞고 싶지 않다면 저작권은 준수하는 것이 좋다.


다행이 저작권에 대한 친절한 글들이 인터넷에 많이 있다. 상업적 목적이나 재판매가 아니면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들도 적지 않다. 그런 무료 이미지 사이트를 모아놓은 글도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브런치> ‘저작권 걱정없는 무료 사진 이미지 사이트‘라는 글에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짧게 저작권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땡큐.


2. 고백하자면 저는 레퍼런스 충입니다

글은 잘 쓰지만 디자인 ‘갬성(=감성)’은 없다. 그러니 레퍼런스에 의존할 수밖에. 페이스북에는 다양한 레퍼런스가 있다. 그 중 최애하는 곳은 ‘열정에 기름붓기’와 ‘체인지 그라운드’ 그리고 ‘티타임즈’ 정도다.


- 열정에 기름붓기: https://www.facebook.com/pg/passionoil

- 체인지그라운드 : https://www.facebook.com/pg/changeground

- 티타임즈 : http://www.ttimes.co.kr


레퍼런스 찾기 좋은 서비스도 있다. 콘텐츠 제작자라면 누구든 사랑에 빠질 만한 서비스 바로 ‘핀터레스트’다. 필자는 핀터레스트의 광팬, 아니 거의 노예에 가깝다. 여긴 디자인 레퍼런스로 가득한 대형 쇼핑몰 같은 곳이다. 그렇게 카드뉴스를 만들기 시작한 순간부터 레퍼런스충(레퍼런스에 자나치게 의존하는 인간)이 됐다.

| 나의 사랑 ‘핀터레스트’
3. 니들이 소셜미디어를 알아?

직접 사용해보면 금방 알게 된다. 소셜미디어는 저마다 특징이 있다는 걸.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유튜브는 영상을 주로 다룬다. 트위터, 페이스북은 글, 사진, 영상을 모두 게시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는 글과 사진, 네이버 포스트는 카드뉴스 형태가 잘 어울린다. 게시 가능한 콘텐츠의 종류로 분류하면 이런데, 또 자세히 뜯어 보면 플랫폼마다 이용자들의 성향이 다르다. 이를 ‘감성’이 다르다고 정의하고 싶다.


카드뉴스가 잘 어울리는 플랫폼은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3곳 정도다. 페이스북은 몇 해 전부터 카드뉴스가 동영상으로 대체되고 있다. 하지만 동영상은 제작 단가가 카드뉴스에 비해 훨씬 높다. 여기서 ‘단가’는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비용은 물론이고 들이는 노력과 시간, 크리에이티브 등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표현이다. 그러니까 일단 카드뉴스로 때우자.


중요한 것은 플랫폼의 특성에 대해 이해하고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은 한 번에 업로드할 수 있는 사진의 수나 동영상의 길이 등에 제한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면 결국 플랫폼마다 콘텐츠를 수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콘텐츠를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4. 한약보다는 햄버거를 선호합니다만

소셜 공간은 ‘트랜드’라는 말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한다. 그리고 시대를 갑작스럽게 거슬러 올라갈 때도 있는데, 거의 앤트맨이 양자 영역으로 시간여행 하는 수준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도 다뤄진 내용인데, 어린 학생들이 ‘순풍산부인과’, ‘지붕 뚫고 하이킥’ 같은 추억의 시트콤을 보는 것이 유행되면서 시트콤의 전성기가 돌아왔다. 여기에 큰 공을 세운 소셜미디어는 유튜브다.

| 순풍산부인과는 진짜 전설의 레전드다.

이처럼 소셜 공간에서는 모든 게 빠르게 생겨나고, 빠르게 소비되고, 또 빠르게 사라져버린다. 정말 예측 불가다. 그렇기 때문에 카드뉴스 하나에 온 정성을 들이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특히 시의성 있는 주제라면 더욱더 그렇다. 더 예쁜 카드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다른 곳들은 대충 만들어 어그로 끌기를 하고 있다. 정성스럽게 한약을 달이기보다는 빠르게 배를 채울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효율이 높다.


애초에 빠른 소비를 염두에 두고 시의성 있는 주제를 잡는 것도 좋다. 굳이 정성을 쏟을 필요가 없는 콘텐츠라면 베스트가 아닐까. 가령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 같은 주제가 그렇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모든 콘텐츠 제작자들이 어벤져스 버프를 받기 위해 관련 콘텐츠를 만들거나 어벤져스 드립을 고민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쳤다가는 건더기 없는 국물만 떠먹게 된다.


물론 노력을 들이면 더 잘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빨리 만들어 빨리 소비하고, 여유가 되면 하나 더 만드는 게 차라리 낫다. 수많은 영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괜히 어벤져스 앤드게임 관련 콘텐츠를 중복해서 만드는 게 아니다.

|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영화 유튜브 채널 ‘삐맨’은 엔드게임 관련 영상을 6편이나 만들었다.

인스턴트라도 맛은 있어야 한다. 디자인보다는 내용을 채워야 한다는 의미다. 예쁘게 만들려는 노력보다는 콘텐츠의 본질(내용)에 무게를 둬야 독자들의 충성도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다. 팬덤이 형성되는 것은 모든 소셜미디어가 가진 공통적인 특징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이를 ‘셀럽’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셀럽도 팬이 있어야 존재하는 법. 여기서 팬은 ‘팔로워’다.


5. 나는 이제부터 카드뉴스 공장이다

빨리 만들기 위해서는 카드뉴스의 양도 중요할 터. 소셜미디어의 특징 또 한 가지는 ‘ 긴 걸 싫어한다’는 점이다. 이건 어쩌면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행운일 수도 있다. 콘텐츠를 하루에 1개씩 발행해야 하는데, 콘텐츠가 매번 길면 감당이 안 된다. 카드가 많아지면 퇴근도 늦게 한다는 마음으로 제작에 임하면 카드의 양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업무의 양은 줄이고, 포스트의 양은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에 대한 해답 첫 번째는 ‘좋은 툴을 쓸 것’, 두 번째는 ‘템플릿화할 것’이다.


요즘은 카드뉴스 전용 툴도 있다. 어렵지 않고 템플릿도 엄청 많다. 그러나 우리가 그 툴을 쓸 수 없는 이유는 딱 하나 ‘유료’이기 때문이다.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면 툴을 구매하는 것에 인색한 경우가 많다.


유료 툴이 없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는 우주 최강 업무 생산성 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가 있다! ‘파워포인트’만 있으면 못 만들 카드뉴스가 없다고 본다. (맥은 키노트가 있다!) 또 대학 나온 사람이라면 파워포인트의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특별히 보노보노에 대한 집착 같은 것만 없으면 된다.

| 보노보노와 PPT의 상관관계(출처=KBS 개그콘서트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툴이 준비됐다면 다음은 템플릿화를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콘텐츠의 형식에 대해 정의하고, 그것에 맞게 템플릿화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주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글이 중심이 되고, 이미지는 부가적인 요소로 사용했다. 이야기 중간에 특정 인물이 들어가면 해당 인물의 인용문과 사진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했다. 초보 카드뉴스 제작자들을 위해 필자가 만든 템플릿을 공유하고자 한다.


- 카드뉴스 샘플 템플릿 다운로드(bit.ly/30RMqTV)


템플릿화하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독자들에게 일관된 포맷을 전달함으로써 콘텐츠의 이해도 또한 높일 수 있다. 콘텐츠 자체를 브랜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카드뉴스는 아니지만, 대표적인 예가 ‘셀레브‘다.

| 셀레브 페이스북 페이지

셀레브는 독자적인 포맷을 지속해서 사용해왔다. 셀레브의 영상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셀레브의 다른 영상을 봤을 때 그것이 셀레브의 콘텐츠라는 걸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반대로 콘텐츠를 다양화하겠다고 콘텐츠마다 결을 달리하면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


6. 삽질을 줄이는 기획

필자가 콘텐츠를 만들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기획이다. 기획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콘텐츠를 만들 때 계속 수정을 하게 된다. 기획을 제아무리 날카롭게 하더라도 막상 카드뉴스를 만들다 보면 어색한 부분이 발견된다. 그런 부분들을 수정하기에도 시간이 빡빡한데, 기획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정할 양이 배로 늘어난다.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 글을 먼저 작성하는 것이다. 글은 모든 콘텐츠의 시작이라고 본다. 어떤 콘텐츠든지 글을 먼저 작성하면 제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노하우가 어느 정도 쌓이면 간단한 카드뉴스는 글을 작성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럴지라도 카드뉴스의 질을 생각하면 글을 먼저 작성하는 것이 좋다.


기획 단계에서 글을 최소화해야 카드의 양도 줄일 수 있다. 카드뉴스는 글이 아닌 사진을 통해서도 내용 전달을 할 수 있다. 무조건 글로 풀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단, 글을 줄이고 사진이나 그림으로 대체하겠다면 그림, 사진을 제작하거나 찾는 시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딱 들어 맞는 이미지를 제작하거나 찾는 시간보다 글을 한 줄 추가하는 게 빠르다면 당연히 글로 풀어야 한다. 사진과 글의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작업 시간이 달라진다.


콘텐츠를 빨리 생산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면 리스티클(Listicle)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다. ‘업무에 도움을 주는 앱 베스트5’, ‘호캉스로 손꼽히는 호텔 베스트 10’과 같은 식이다. 상대적으로 스토리텔링 콘텐츠와 비교해 기획에 드는 시간이 적다.


몇 년간 소셜 콘텐츠를 제작하며 느낀 것은 ‘공감’ 콘텐츠에 반응이 좋다는 것이다. 다수가 처한 문제를 다룬 콘텐츠나 공분을 느끼게 하는 콘텐츠, 혹은 많은 사람들이 궁굼해하는 내용일수록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가 높다. 필수라고는 할 수 없지만 카드뉴스를 기획할 때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제작을 한다면 좀 더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요즘 소셜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여성 비하’이다. 간혹 어떤 제작자들은 80~90년대 감성으로 여성 비하를 재미 요소로 넣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데인저러스한 행동이다. 노이즈마케팅이라고 생각하는 제작자들도 간혹 있는데, 잘못하면 신고당해서 게시물이 사라지게 될 수 있다는 점도 감수해야 한다. 비하나 혐오는 소셜에서 사라져야 할 소재이다.


지금까지 카드뉴스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부디 이 방법을 통해 카드뉴스 따위 눈감고도 만드는 콘텐츠 제작자가 되길 희망한다. 다음 시간에는 동영상 콘텐츠를 야매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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