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WWDC 한국인 장학생, "독학으로 코딩 배웠어요"

조회수 2019. 6. 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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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 열리는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는 개발자들의 축제다. ‘구글I/O’,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등과 함께 세계적인 개발자 행사로 꼽히는 WWDC에서는 개발자들의 경험과 영감이 오고 간다.


애플은 전문 개발자뿐만 학생에게도 WWDC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매년 WWDC 장학생 약 350명을 선정하는데, 올해 한국인 장학생 2명이 뽑혔다. 이들은 오는 6월3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WWDC 2019’에 참여한다.

| (왼쪽부터) ‘WWDC 2019’ 장학생으로 선정된 김민혁 씨와 이재성 씨
될 거라는 예상을 전혀 못 했다. 축하(congratulation) 메일을 보는데 안 믿겼다. 합격 메일을 보면서 하루종일 심장이 쿵쾅 울렸다. 앞으로 경험하게 될 것들에 대해 생각하니 설렌다.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재성 씨(24세)는 증강현실(AR) 및 3D 환경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WWDC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장학생에 뽑히기 위해서는 지원서와 함께 코딩 교육 도구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로 3분 이내 설명 가능한 결과물을 제출해야 한다. 이재성 씨는 AR 기술을 기반으로 3D 애니메이션과 음성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들었다.

| 이재성 씨가 제출한 AR 및 3D 환경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함께 WWDC 장학생으로 뽑힌 김민혁 씨(19세)는 AR을 이용해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기본적인 AR 기능들을 소개하고, AR 쓰레기 모형을 통해 3D 및 2D 공간에서 환경문제를 설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 김민혁 씨가 개발한 AR을 이용해 전자기기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이들은 독학으로 코딩을 배웠다. 김민혁 씨는 4년 동안 미국에 살다 귀국해 홈스쿨링 형태로 미국 온라인 고등학교 노스스타 아카데미 11학년 과정을 듣고 있다. 김 씨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김민혁 씨는 “5년 전 아이팟을 사서 ‘탈옥’을 하게 되면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재성 씨는 “지난해 게임을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코딩에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WWDC 장학생을 선정할 때, 애플은 전문성보다는 창의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평가 기준으로 ‘기술적 성취’, ‘아이디어의 창의성’, ‘에세이에 담긴 콘텐츠’ 등을 명시했다.


김민혁 씨는 “등록을 마치고 다른 사람들이 올린 결과물을 봤는데 너무 화려하게 잘 만들어서 떨어질 줄 알았다”라며 “아침 8시에 결과가 발표가 났는데 소리 지르면서 집을 돌아다녔다”라고 말했다.


김민혁 씨는 자신이 WWDC 장학생으로 선정된 이유로 애플이 관심 있는 AR과 환경 문제를 잘 엮은 점을 꼽았다. WWDC에 참가하는 열정을 지원 에세이로 꼼꼼이 쓴 점도 좋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성 씨 역시 애플이 관심 갖는 분야인 AR과 건강 두 소재를 잘 어우러지게 표현해 눈에 띄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프로그램을 실행해보면서 피드백을 받고 디자인과 코드를 많이 수정하고, 각 코드를 단위별로 뭐 하는 코드인지 설명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놨는데 그런 부분이 기술적 성취도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이재성 씨는 지난해부터 독학으로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WWDC에서 개발자들과 교류할 기회를 얻는다. WWDC는 티켓 가격만 1599달러(약 181만원)에 이르며 이마저도 높은 인기 탓에 무작위 추첨을 통해 제공된다. 장학생 선정자는 이 티켓과 함께 일주일간 숙박과 식사가 제공되며 1년간 애플 개발자 프로그램 멤버십을 무료로 지원받는다.


그동안 국내에는 WWDC 장학생 제도가 잘 알려지지 않아 한국인이 드물었지만, 지난해 WWDC 장학생으로 선정된 조성현 씨 소식이 알려지면서 점점 한국인 지원자가 늘고 있다. 이재성 씨는 지난해 <블로터> 기사를 보고 WWDC 장학생 제도를 접했다고 밝혔다. 스위프트 언어를 공부하고 있던 차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했다고 밝혔다.


이재성 씨는 “한국에서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라고 WWDC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민혁 씨는 “애플 개발자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은데 직접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 김민혁 씨는 컴퓨터 공학 분야로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다.

두 사람은 개발 분야로 진로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 중인 이재성 씨는 “iOS를 공부하고 있고, 전공은 하드웨어 쪽이다 보니 직접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설계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을 선사하는 게 꿈이다”라고 밝혔다. 김민혁 씨는 “컴퓨터 공학 분야로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며 정보 보안, 화이트해커에 관심 있는데 iOS 개발과 보안 두 분야를 함께 공부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WWDC 장학생에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이재성 씨는 “주변을 보면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나는 못할 거야, 떨어질 거야’ 걱정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과정의 일부인 실패에 두려워하지 말고 많은 도전을 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김민혁 씨는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못 만들었는데 붙었다”라며, “엄청난 기술보다 창의력 같은 걸 보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지원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깃허브 등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WWDC 장학생에 지원한 코딩 결과물을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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