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부활, '아이패드 미니 5세대'

조회수 2019. 5. 8.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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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은 어중간하기 쉽다. 태블릿PC가 그런 존재다. 9년 전 아이패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의 중간 지대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당시 3.5인치 크기였던 아이폰 화면은 6.5인치까지 커졌다.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면서 아이패드의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화면 크기에만 의존한 아이패드는 어중간한 경험을 제공했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내놓으며 생산성 도구로서 아이패드의 위치를 재조정했다. 콘텐츠 생산을 위해 아이패드는 커졌고, 베젤리스 디자인과 만나 아이패드의 대형화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처럼 보였다.


그렇기에 ‘아이패드 미니’ 부활은 의외였다. 2015년 ‘아이패드 미니4’가 출시된 이후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지 않았고, 애플은 2017년부터 아이패드 제품군을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프로’ 두 가지로 정비했다. 미니의 단종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였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 3월18일(현지시간) ‘에어’ 모델과 함께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를 깜짝 발표했다. 아이패드가 다시 중간 지대로 돌아온 셈이다. 약 4년 만에 부활한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폰과 맥북 사이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까.

겉과 속의 온도 차

아이패드 미니 5세대는 겉보기에 전작과 달라진 점이 없다. 폼팩터를 거의 그대로 재활용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그대로다. 2019년 눈으로 봤을 때 4년 전 아이패드 디자인에서 가장 거슬리는 점은 베젤이다. 제품을 세로로 놓았을 때 양옆의 베젤은 봐줄 만한 수준이지만, 카메라 모듈과 ‘터치아이디’가 들어가는 위아래 베젤은 태평양처럼 넓게 느껴진다. 특히 전면이 하얀색인 실버나 골드 모델을 선택했을 때 베젤의 두께는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폼팩터를 재활용한 탓이지만, 베젤리스 시대에 4년 전 아이패드 디자인은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내부 성능은 완전히 바뀌었다. ‘아이폰XS’ 시리즈에 들어간 ‘A12 바이오닉’ 칩을 탑재해 새 아이패드 미니는 전작 4세대 제품보다 성능은 3배, 그래픽은 9배 빨라졌다. 인공지능(AI) 연산 전용 칩 ‘뉴럴 엔진’도 그대로 적용됐다.

| ‘아이패드 프로 3세대’와 달리 라이트닝 단자도 그대로 유지됐다.

디스플레이에도 최신 기술이 집약됐다. 미니 4세대 제품과 비교하면 디스플레이는 25% 더 밝아졌다. 화소 밀도는 아이패드 라인업 중 가장 높은 326ppi 수준이다. 해상도는 2048×1536이다. 가격을 위해 일부 디스플레이 성능을 생략한 ‘아이패드 6세대’와 달리 전면 라미네이팅 처리된 디스플레이, 반사 방지 코팅, 풍부한 색 영역을 표현해주는 ‘P3’, 주변 빛에 맞춰 자동으로 화면 색온도를 눈에 편하도록 조절해주는 ‘트루톤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했다. 120Hz의 부드러운 화면 재생률을 보여주는 ‘프로모션’ 기술 빼고는 프로 모델 사양과 같다. 간단히 말하면 눈이 편하다.


경쟁자 없는 휴대성

디자인이 전작과 같기에 휴대성도 그대로다. 가로세로 203.2mm x 134.8mm 크기에 두께는 6.1mm, 무게는 300g 수준(와이파이 모델 300.5g, 셀룰러 모델 308.2g)이다. 손으로 들고 만지기에 적당한 크기와 무게다.


아이패드 시리즈는 9.7인치 크기를 기본 모델로 두고 프로 모델은 10.5인치, 11인치, 12.9인치로 갈수록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생산성을 위해서다. 베젤리스 디자인과 경량화 기술을 통해 적당한 휴대성을 유지하면서 커졌지만, 미니에 비할 바는 아니다.

| (왼쪽부터) 아이패드 프로 2세대(10.5인치), 아이패드 5세대(9.7인치), 아이패드 미니 5세대(7.9인치)

보통 손으로 아이패드를 장시간 들고 있긴 힘들다. 개인적으로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 2세대’를 방구석 유튜브 머신으로 쓰고 있다. 469g에 달하는 무게를 들고 보기는 힘들어 보통 침대 옆 벽에 세워놓고 누워서 영상을 보거나 웹서핑을 한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손으로 들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이 때문에 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 안면강타 걱정 없이 누워서 들고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요즘 같은 봄 날씨에 야외에서 돗자리를 펴고 영화를 즐기기에 딱이다.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하는 동안 아이패드 프로 2세대는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애플펜슬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아이패드 미니 5세대를 전작과 다른 제품으로 기능하게 만든다. 똑같이 애플펜슬을 쓸 수 있어도 화면 크기와 휴대성의 차이 때문에 프로 제품군과 미니의 사용 용도는 달라진다.


특히 아이패드 미니는 필기를 많이 하는 학생들에게 유용해 보인다. 필기용도라면 굳이 비싼 프로 모델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휴대성 면에서 간단한 필기용으로는 미니가 더 적합하다. 최근 아이패드 미니 5세대를 산 지인은 아이패드 프로를 화이트보드에, 아이패드 미니를 ‘옥스포드 노트’에 비유했다.

애플펜슬을 쓰는 느낌은 프로 모델과 아이패드 6세대 사이에 있다. 초당 240번 필기 궤적을 스캔한다는 점은 애플펜슬을 쓰는 모든 아이패드가 동일하다. 애플펜슬 2세대도 마찬가지다. 단, 프로 제품과 차이는 120Hz로 필기 궤적을 화면에 나타내느냐 아니냐다.


아이패드 프로는 일반 아이패드 제품의 2배에 해당하는 초당 120개의 이미지를 보여줘 부드러운 화면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애플펜슬 사용 경험도 더 좋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아이패드 미니의 애플펜슬 경험은 프로와 거의 같다. 또 라미네이팅 처리된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디스플레이와 터치패널 사이에 공기층이 있는 아이패드 6세대와 달리 화면과 딱 붙는 필기 경험을 제공한다.

게임을 즐기기에도 좋다.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는 스마트폰에 조작성을 맞춰 게임을 만든다. 이 때문에 아이패드에서 게임을 즐길 때 화면이 커서 좋지만, 조작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패드 미니는 조작성 측면에서 기존 아이패드 모델보다 유리하다. 게다가 프로세서도 아이폰XS 시리즈와 같기 때문에 최신 게임을 돌리기에 차고 넘친다.


중간 지대로의 성공적인 귀환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 전체 태블릿PC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 1분기(미국 회계연도 2019년 2분기) 애플 실적에서도 아이패드 부문은 6년 만에 가장 높은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가 아이패드 사업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로 재편된 제품군은 가격과 성능 차이가 심하게 벌어졌다. 중간 수요층을 붙잡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애플은 이 부분을 ‘에어’와 ‘미니’ 모델의 부활을 통해 해소하려 한다.

| 아이폰XR(6.1인치)과 아이패드 미니(7.9인치)
| 아이폰6S(4.7인치)와 아이패드 미니(7.9인치)

특히 아이패드 미니의 출시는 중간 지대의 부활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면서 애매해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중간을 파고드는 전략은 미니 제품군을 통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폰XS 맥스’와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더 넓은 콘텐츠 영역을 표시한다. 또 4:3의 화면 비율을 통해 텍스트 콘텐츠를 즐기기에 더 적합하다. 6.5인치로 커진 아이폰과 비교해도 여전히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한다.


애플펜슬을 통해 아이폰과 맥북 사이에서 아이패드만의 경험도 제공한다. 생산성에만 매몰되지 않은 채, 아이패드의 장점을 잘 살린 셈이다. 아이패드 미니의 귀환이 반가운 이유다.

장점

작고 가벼움 

꽉 찬 성능

애플펜슬 사용 가능


단점

재활용 패드(7년 묵은 디자인) 

애플펜슬 1세대(부채꼴 충전)


추천 대상

아이패드 입문자 또는 아이패드 보유자(멀티 디바이스 환경이 필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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