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꼭 한번 도전해봐라"

조회수 2019. 4. 4.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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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거북이는 거대한 바다에 무엇이 있는지 들어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들어가지 않으면 성장할 수도, 생존할 수도 없다는 게 스타트업과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네이버는 4월2일 네이버 그린팩토리 2층 커넥트홀에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2019’을 개최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차영준 온디맨드코리아 미디어 대표는 창업 초기 이야기를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4년 시작해 올해 6회를 맞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은 ‘거대한 바다’에 뛰어든 이들이 ‘새끼 거북이’ 시절부터 지금까지 겪은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행사다.


‘혁신과 함께 성장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AR),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업계에 취업 또는 창업해 활약하고 있는 9명의 연사가 참석했다. 오전 창업가 세션에는 차영준 온디맨드코리아 미디어 대표, 이창수 올거나이즈 대표, 이진하 스페이셜 CPO 등이 참석해 창업가의 입장에서 느낀 미국 창업 생태계에 대해 공유하고 다양한 조언을 건넸다.

|온디맨드코리아(ODK)는 MIT 대학에서 인큐베이션 기간을 거쳐 2012년 3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차영준 대표가 이끌고 있는 ODK미디어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업체다. LA 근교에 기반을 두고 북남미 포함 27개국에서 한국, 중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콘텐츠와 제작자를 글로벌 시청자와 연결시키는 것이 이들의 미션. ODK미디어는 전세계 80곳 이상의 방송국 및 제작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수의 투자사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바 있다.


창업을 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차 대표는 “팀을 꾸리려면 자신이 열정이 있는 부분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이디어 공유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든 전세계에서 첫 번째일 확률은 0.0001%도 안 된다”라며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피드백을 받고 관심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올거나이즈의 솔루션은 ‘B2B계의 구글 듀플렉스’라 보면 된다.

이창수 대표는 모바일 게임 분석 서비스 파이브락스 창업자다. 파이브락스는 2014년 탭조이에 인수됐다. 이후 그는 3년간 탭조이에서 부대표를 역임하다 2017년 머신러닝을 이용한 기업용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올거나이즈를 창업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올거나이즈는 일본, 미국, 한국 등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에서 창업을 두 번이나 한 이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잘하는 것 그리고 시장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이 대표는 “보통은 내가 잘하는 일과 내가 좋아하는 일의 접점을 고민한다”라며 “이직이 창업의 징검다리라 생각한다면 시장이 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 가지가 겹치는 부분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Don’t burn your bridges(돌아갈 다리를 불태우지 마라)”라는 말을 강조했다. 인연을 맺을 때만큼 인연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해외 창업, 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오늘 맺은 인연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거나이즈는 파이브락스 운영 당시의 투자사였던 일본의 벤처투자사 글로벌브레인 등으로부터 약 11억원(100만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진하 스페이셜 공동창업자가 발표하고 있다.

증강현실 회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스페이셜의 공동창업자 이진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스타트업 창업하기 전 시장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만큼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CPO의 이력을 보면 그가 왜 이런 메시지를 던졌는지 알 수 있다.


이 CPO는 디자이너이자 공학자로, MIT 미디어랩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최연소 수석연구원과 그룹장을 맡았다. 이후 스페이셜을 창업해 우버와 링크드인 창업자, 삼성 넥스트 등의 투자를 받았다. 그는 MIT 미디어랩 재학 당시 손을 화면 안에 넣어 조작 할 수 있는 3차원 컴퓨터 스페이스탑(SpaceTop), 만질 수 있는 픽셀 제론(ZeroN) 등의 작업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분야에 관심이 컸던 그는 컴퓨터 스크린 작업에서 한계를 느껴 공간을 마음껏 쓸 수 있는 AR로 상상력을 틔우게 됐다.


10대 시절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20대 때는 하고 싶은 일을 잘한다고 인정 받고 싶었고, 30대 때는 잘하는 것으로 세상의 문제를 풀려 고민했다는 이 CPO는 “시장에서 어떤 게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것만 보면 지금 하는 일을 못했을 거다. 시장에서의 성공을 고민하기 이전에 본인의 색깔, 성향에 대한 고민과 이해가 아주 깊이 이루어진 후에 스타트업을 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사진=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페이스북 갈무리

두 번째 세션은 실리콘밸리의 트렌드를 진단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김윤 SKT AI 리서치센터장은 AI 기반의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의 진화를 짚었고, 김소형 스탠포드 디자인 박사는 임파서블 푸드의 대체육류를 비롯해 포도 없이 만드는 와인 등 실리콘밸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푸드테크 전반을 소개했다. 주희상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는 ‘실리콘밸리의 여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동욱 테슬라 엔지니어링 매니저

마지막 커리어 세션은 혁신 기업에 몸 담았던 이들의 경험담으로 꾸려졌다. 스포티파이의 백원희 유저 리서처는 경영학과를 나와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문과생’의 이야기를,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저자 박정준 이지온글로벌 대표는 12년 동안 아마존에서 근무하며 겪었던 일화 등을 공유했다.


김동욱 테슬라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 애플과 테슬라 근무담을 들려줬다. 두 회사는 워라밸도, 공짜 점심도 없다. 그러나 인류애가 있고, 제품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다. 그 자부심은 직원에게도 그대로 전이된다. 김 매니저는 “영어보다는 지식이 중요하다. 외국인의 장점은 영어가 아니라 지식”이라며 “꼭 한번 도전해보라”고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이들에게 격려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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