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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보다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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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세계 최초 5G가 온다. 정부와 이동통신 3사, 단말기 제조업체는 이날을 위해 총력전을 펴왔다. 한때 미국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뺏길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단말기가 준비되지 않으면서 목표했던 3월 말 상용화 일정이 연기됐고,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4월11일 모토로라 ‘모토 Z3’에 5G 모듈을 부착한 형태로 5G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갤럭시S10 5G’ 국내 출시일이 4월5일로 확정되면서 세계 최초 논란은 일단락됐다.


상용화 시점에 대한 공식화는 정부도 이동통신 3사도 단말기 제조사 공식 발표도 아닌, 삼성전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이뤄졌다. 삼성닷컴은 지난 20일 “갤럭시 S10 5G 모델이 4월5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사전 예약 판매 프로모션을 출시 기념 프로모션으로 대체하여 진행한다”라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올렸다. 다양한 추측과 전망을 하던 언론들은 이 공지사항을 계기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일자를 공식화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수성하기 위해 벌어진 현실의 한 단면이다.

| 삼성 갤럭시S10 5G

‘세계 최초’를 향한 경주

정부는 2013년 12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목표 연도는 2020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8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20년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 11월 국내 이동통신사는 KT를 시작으로 상용화 시점을 2019년으로 1년 앞당겨 얘기하며 세계 최초 경쟁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지난해 6월 5G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2019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과기부는 이동통신 3사가 동시에 5G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교통정리에 나섰으며, 통신 3사는 지난해 12월1일 첫 5G 상용 전파를 쏘며 5G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단말기 준비가 늦어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3월28일로 예정됐던 세계 최초 5G 상용화 기념행사는 연기됐다. 퀄컴 칩을 사용하는 LG전자는 퀄컴의 5G 모뎀칩 공급이 늦어지면서 ‘LG V50 씽큐 5G’의 출시 일정을 3월 말로 맞추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국내 모델에 자사의 모바일 AP 엑시노스 9820과 5G 모뎀칩 엑시노스 5100을 탑재했지만, 제품 안정화가 필요하다며 출시를 연기했다.

| 삼성닷컴 공지사항

그러던 중 3월18일 갤럭시S10 5G가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인증을 통과하면서 5G 상용화 일정에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고, 삼성닷컴 공지사항을 통해 출시일이 확정됐다. 애초 삼성전자는 3월22일 사전 예약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출시 기념 프로모션으로 대체했다. 제품 출시 일정이 늦어지면서 기존대로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전자 V50 씽큐 5G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5G 제품 출시 일정이 잡히지 않았으며, 퀄컴 칩 일정과 조율해서 제품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 LG V50 씽큐 5G

고가 요금제 논란

5G 요금제도 속도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2월27일 5G 이동통신 이용약관(요금제) 인가를 신청했지만, 과기부는 지난 5일 이를 반려했다. 과기부는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가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있어, 대다수 중·소량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므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SK텔레콤이 제출한 5G 요금제는 150GB에 7만5천원, 200GB 9만5천원, 300GB 12만5천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정부가 5G 요금제에 대해 과도하게 간섭하면서 상용화를 지연시킨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 요금은 사업자가 정해 신고하기만 하면 된다. 5G 요금제 때문에 5G 상용화가 늦어질 리 만무하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된 SK텔레콤만 과기부로부터 요금제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5G 서비스 상용화 일자를 못 박은 상태에서 정부가 다시 SK텔레콤의 요금제를 반려할 가능성은 작다.


핵심은 요금제가 아니다. 5G 서비스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고가 요금제를 반길 사용자는 없다. 참여연대는 지난 21일부터 ‘5G 요금 내리는 시민행동’ 캠페인을 시작했다. 참여연대 측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시설투자비, 연구비, 인건비 등을 다 빼고도 3G 서비스로만 6조원의 초과이익을 남겼다”라며 “SK텔레콤이 4월에 출시할 5G 서비스는 무조건 월 5만원 이상의 중고가 요금을 내야만 쓸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3만원, 4만원 등 5G 저가요금제도 출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 LG전자 MWC 2019 부스 (사진=LG전자)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에서 보완 요청한 사항을 고려해서 요금제를 고민하고 있고, 시점이 늦지 않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나 LG유플러스의 5G 요금제는 SK텔레콤의 5G 요금제가 나온 뒤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 아직은 확정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라며, “아직 SK텔레콤도 인가를 추가로 들어갔다는 얘기가 없는데 내부적으로 여러 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5G 상용화를 지원하면서도 국민 요금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면 안 된다는 게 원칙”이라며 “이 부분을 반영해서 SK텔레콤이 재신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3월25일 5G 요금제 인가를 재신청했다. 기존 안에 5만원대 중가 요금제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5G

5G가 상용화돼도 당장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은 많지 않다.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만 망 구축이 진행됐다. SK텔레콤은 85개시 주요 권역을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시작한다. KT도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는 2월 말 기준으로 1만2천개 기지국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광역시를 중심으로 연내 다른 지역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5G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대다수 지역에서는 LTE나 3G 네트워크로 이용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동통신 3사는 아직 5G 전국망 구축 로드맵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 업체들이 5G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힌 지역 안에서도 기지국 수가 적어 음영 지역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SK텔레콤 5G 상용망 구축 현장 (사진=SK텔레콤)

5G 주파수 혼간섭 문제도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5G 전파 발사 후 방송사의 고정위성 수신에 혼간섭 문제가 발생했다. 3.5GHz 주파수 대역에서 아리랑국제방송, KBS월드 등 일부 위성방송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영길 과기부 주파수 정책 과장은 “초기에 5G 주파수가 방송 쪽에 일부 영향을 줬지만, 5G 네트워크에는 영향이 없으며 현재 상용화 이전에 선제적으로 조치해나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혼간섭 원인으로 지목된 위성 수신기에 들어가는 증폭기 부품을 교체할 것을 방송사에 권고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최초의 기록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최초가 아닌 최고다. 라이트 형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1890년 프랑스의 아델은 라이트 형제에 앞서 동력비행에 성공했지만, 사람들은 비행기 하면 라이트 형제를 떠올린다. 증기 기관 대신 가솔린 기관을 사용했으며, 비행사가 지속해서 비행을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5G의 관건은 산업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영향력 있는 기술을 누가 선점하느냐다. 또 사람들에게 얼마나 편리한 혜택을 제공해주는지가 중요하다. 5G 상용화가 세계 최초에만 매달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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