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50 듀얼스크린'을 만져봤습니다

조회수 2019. 3. 7.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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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스크린은 야구 동영상 머신이었다.
“5G 시대에 맞게 듀얼 디스플레이를 준비 중이다.”

‘V50 씽큐 5G’ 공개 전,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이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MWC에서 듀얼 스크린의 뚜껑이 열렸다. 여론은 들끓었다. 삼성과 화웨이의 폴더블폰이 연달아 공개된 직후였다. 평가는 박했다. 화면을 확장했을 때 오는 이점은 화면 사이 경첩에 가로막혔다. 두 개의 화면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처한 현실을 비추는 듯했다. 폴더블폰의 시장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용적인 접근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 V50 듀얼 스크린을 향한 평가에 빠진 게 있다. 바로 5G다.

듀얼 스크린은 화면을 하나 덧붙여 쓸 수 있는 탈부착형 액세서리 제품이다. 6.4인치 OLED 화면을 탑재한 V50 씽큐 5G에 스마트폰 케이스 같은 액세서리를 씌우면 6.2인치 OLED 화면을 하나 더 쓸 수 있다.


LG전자는 듀얼 스크린에 대해 5G와 연결해 설명했다. 권 사장은 “통신사업자별로 5G에 적합한 UX를 다르게 준비하고 있다”라며 “그중 하나가 듀얼 디스플레이라고 보고 통신사업자와 긴밀히 협력해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5G 시대에 맞게 듀얼 디스플레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5G가 상용화되지 않은 탓에 듀얼 스크린이 어떤 측면에서 5G에 적합한 사용자 환경(UX)인지 알기는 어려웠다.


5G 환경에 맞는 새로운 UX는 국내 통신사가 마련한 시연 행사에서 경험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3월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V50 씽큐 5G를 통해 자사의 5G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가 듀얼 스크린을 활용해 마련한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다. ‘U+프로야구’·’U+골프’·’U+아이돌Live’ 등이다. 두 개의 화면을 이용해 한쪽 화면에는 기존 경기 중계나 아이돌 무대 영상을 보여주고, 다른 한쪽 화면에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동시에 틀어주는 5G 영상 콘텐츠다.

듀얼 스크린은 야구 동영상 머신이다. 야구팬이라면 U+프로야구를 눈여겨볼 만하다. 실시간 야구 경기 중계 화면을 보면서 다른 한쪽 화면으로는 실시간으로 원하는 포지션별 영상을 볼 수 있다. 홈, 외야, 1루, 3루 등 원하는 화면을 선택해 기존 야구 중계 화면과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위치의 영상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또 전체 경기장을 비춘 화면을 띄울 수도 있다. ‘홈 밀착영상’ 기능을 통해 30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조합해 다양한 각도에서 선수를 보고 결정적인 순간을 돌려볼 수도 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LTE 환경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U+골프와 U+아이돌Live도 비슷한 방식이다. 골프 선수의 스윙 밀착 영상, 원하는 아이돌 멤버 직캠 영상을 기존 영상 콘텐츠와 동시에 틀어주는 식이다. 하나의 화면으로는 제공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다. 5G와 만난 두 개의 창에서 신세계가 열렸다.


5G 콘텐츠를 제외했을 때 듀얼 스크린은 애매했다. 일종의 옵션이지 언제나 달고 다니고 싶을 정도의 사용성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전용 콘텐츠가 빠진 듀얼 스크린은 굳이 화면 하나를 더 덧붙여야 할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다.


듀얼 스크린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은 멀티태스킹, 사진 촬영 시 후면 트리플 카메라의 서로 다른 화각을 미리 보여주는 ‘트리플 프리뷰’, 음식 촬영 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미러 모드’, 셀카 촬영 시 밝은 화면을 출력해 반사판 역할을 해주는 기능 등이 있다. 또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다른 쪽 화면을 쉽게 캡처해서 보낼 수 있는 ‘인스턴트 캡처’ 기능이 있다. 멀티태스킹을 제외하고는 듀얼 스크린 활용이 조금씩 어설프다.

장점은 두 화면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면서 확실한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2개의 화면은 각각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쪽 화면으로는 영상을 보고 다른 한쪽 화면으로는 웹서핑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듀얼 스크린 화면을 서로 바꿀 수도 있다. 게임을 할 때는 위쪽 화면에 게임 화면을 띄우고 아래쪽 화면은 컨트롤러로 쓸 수 있다.

화면 전환은 매끄럽고 빠른 편이다. 단거리 고대역폭 와이파이 칩셋을 탑재해 화면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듀얼 스크린은 지연 없이 원활하게 작동한다. 듀얼 스크린 액세서리는 본체의 배터리로 구동된다. 스마트폰 뒷면 밑에 있는 포고핀(Pogo pin) 3개로 연결된다. 스마트폰과 각도를 104도와 180도 두 가지 형태로 고정할 수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두 개의 영상 콘텐츠를 각각의 화면에 띄울 수도 있다. 듀얼 스크린 액세서리에는 스피커가 달려 있지 않기 때문에 V50 화면에 띄운 콘텐츠에서만 소리가 난다. 현장 시연용 제품에서는 두 화면에 서로 다른 앱을 써서 영상 콘텐츠를 띄우는 건 가능했지만, 한쪽 영상만 재생됐다.


듀얼 스크린에 서로 다른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실행시킬 수도 있다. 각각의 게임을 양쪽 화면에서 돌릴 때 조금 버벅대는 모습이었지만, 시연용 제품은 4G 방식으로 연결돼 있어 정확한 평가가 어려웠다. 향후 5G 방식으로 연결된 정식 제품이 나올 때는 좀 더 원활하게 두 개의 게임을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점은 무게가 늘어나고 거추장스럽다는 점이다. V50 씽큐 5G와 듀얼 스크린의 두께는 각각 8.3mm와 7.2mm로 둘을 연결하면 15.5mm 두께가 된다. 말 그대로 ‘폰더블’이 되는 꼴이다. 무게는 각각 183g, 131g이다. 듀얼 스크린을 부착했을 때와 뗐을 때 체감할 수 있는 무게의 차이는 명확했다.


소프트웨어적 완성도도 아쉽다. 정식 제품 출시 과정에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연 제품에서는 듀얼 스크린을 쓰는 과정에서 종종 스마트폰이 멈추는 ‘프리징 현상’도 나타났다. 두 화면의 색온도와 시야각, 화면 크기가 서로 다른 점도 신경 쓰인다.

결국 관건은 전용 콘텐츠 확보다. 듀얼 스크린은 그 자체로 완성될 수 없다. 콘텐츠가 없는 듀얼 스크린은 팥 없는 찐빵과 같다. 마치 서드파티 없는 ‘G5’의 모듈 생태계를 연상시킨다. 반대로 콘텐츠가 확보됐을 때 듀얼 스크린은 이전에 없던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5G를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할 영상 콘텐츠들이 킬러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통신사업자와 함께 5G에 특화된 서비스에 듀얼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도록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개의 창이 비출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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