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은행 앱을 만든다고?"

조회수 2018. 11. 22. 1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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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은행 '카카오뱅크' 앱, 이렇게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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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에서 모바일 개발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박이랑 파트장이 11월20·21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된 ‘2018 핀테크 컨퍼런스’에서 어떻게 앱을 개발했는지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우리가 은행 앱을 만든다고?”

6월의 어느 여름날, 안드로이드 개발자 1명, iOS 개발자 1명, 디자이너 1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카카오뱅크 앱의 시작을 고민했다. 두려움이 컸지만, 열정만은 끓어올랐던 시기였다. ‘은행을 만든다고 해서 모이긴 했는데, 은행을 만들기는 해야겠는데…’ 불안감과 막연함, 흥분이 뒤섞여 가라앉지 않을 때였다.


은행 서비스는 만들어 본 경험이 있지만, 은행 자체를 만들어본 사람은 없었다. 기존에 존재하는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와 기능을 선보이기 위해 카카오뱅크 팀은 수많은 회의와 논의를 진행했다. 기존 은행은 사용하지 않지만, 검증된 오픈소스라면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 효율적인 개발을 위한 안정성 확보 방법, 어떤 보안 솔루션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끊임없이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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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카오뱅크 앱은 해커가 손쉽게 데이터를 풀지 못하게 암호화하는 난독화 솔루션, 보안 취약점인 루팅이나 탈옥을 탐지하는 기술, 악성 앱을 방어하는 백신 솔루션(안드로이드 앱 기준)을 탑재해 보안 안정성을 챙겼다. 그 외에도 사용성이 좋은 가상키보드나 은행 앱 로그인을 간편하게 만드는 요소로 지문과 패턴 인증,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인증서는 자체 개발해서 내재화했다.


개발 방식도 다른 은행과 차별화했다. 앱과 웹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앱 방식이 아니라 네이티브 앱으로 개발했다. 빠른 반응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앱이 지원하는 모바일 운영체제도 iOS9, 안드로이드4.3으로 문턱을 낮췄다. iOS 앱을 개발할 땐, 당시 잘 알려졌던 오브젝티브C가 아니라 스위프트를 이용했다. 은행 앱을 개발할 때 아무도 가보지 않은 방식으로 앱을 개발했다.

“2016년 11월8일, 프로토타입을 개발해서 시연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은행 앱 같지 않았는데 돈이 오가서 신기하다는 평도 들었지요. 카카오뱅크 앱은 모든 프로세스를 모바일 사용자경험을 중심으로 고민했습니다. PC에서도 대응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지만, 모바일 우선으로 가치를 정했지요. 힘들게 개발했지만, 시연회에서 좋은 반응에 힘입어 다시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은행 앱을 개발하려면 겉보기와 달리 무수히 많은 기능을 기획하고 개발해야 한다. 박이랑 파트장도 처음에는 예·적금, 외환, 고객센터, 이체, 입출금 계좌, 카드, 신용 대출 등을 지원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현실은 달랐다. 은행 앱엔 매우 많은 기능이 숨어 있었다. 이체 한도, 푸시 알림, ARS, 에러 팝업, 전자서명, 네트워크 보안, 스마트출금, 접근제한 등 고려할 기능이 많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이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에 최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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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앱으로 만드는 게 처음이었습니다. 기존 개발 사례도 없고요. 특히 하이브리드가 아니었기에 빠른 대응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iOS를 각각 개발하다 보니 동기화 이슈도 있었지요.”

무수한 노력 끝에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처음으로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앱을 선보였다. 5월25일 사내 테스트를 하고, 협력사 직원도 추가한 테스트를 6월12일 등 여러 차례에 걸친 클로즈 테스트를 통해 문제를 찾고, 해결하고, 앱 안정화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7월27일 대중에게 공식으로 카카오뱅크 앱을 선보였다. 공개 당일 아침 7시 동시접속자 2천명, 오전 10시 기준 동시접속자 2만-3만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예상보다 10배 많은 사용자가 관심을 보이며 앱을 내려받았다.


앱 공개 후 연말까지 안정화 작업에 정신이 없었다. 한 달에 많게는 4번까지 판올림을 진행했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워낙 다양해서, 고객을 직접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기기 제조업체와 협업도 했다. 중요하거나 자주 변경될 데이터는 서버에서 가져오도록 설계해, 앱 배포 없이 웬만하면 서버 배포로 문제를 해결했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앱 품질관리도 철저하게 한다. 개발한 코드를 동료 3명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서비스에 넣을 수 없다. 미리 입력한 시나리오대로 작동이 원활하게 되는지 실제 기기에서 확인하는 UI 자동화 테스트도 진행한다. 앱을 배포하면 뭐가 잘 됐고, 안됐는지 등 회고하는 시간도 갖는다.


올해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영업에 매진했다. 지난 1월 전·월세 보증금 대출 출시를 시작으로, 세이프박스 1천만원 확대, 지문과 페이스아이디로 계좌 이체 등 거래 지원, 26주 적금, 신규 체크카드 3종, 내 신용정보 서비스 등을 출시했다.


현재 카카오뱅크 사용자는 약 700만명 정도, 카카오뱅크는 사용자가 더 늘어나면 단순 은행 앱이 아닌 은행 플랫폼이 된다는 계획이다. 앱의 플랫폼화에 따른 확장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앱 품질 관리 시스템도 구축하고, 네이티브 앱 운영도 체계적으로 할 계획이다.

"여러분들의 과분한 사랑은 은행의 역사를 바꾸는 첫 번째 앱이 되어달라고 고객을 위한 은행이 되어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카카오뱅크답게 고객을 위해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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