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핏 "당신에게 꼭 맞는 신발, AI가 맞춰드립니다"

조회수 2018. 8. 1. 11: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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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펄핏 대표 인터뷰
신발을 살 때 마지막까지 ‘결정장애’를 일으키는 요소는 사이즈다. 브랜드별로 다르고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신발 모델마다 제각각이다. 심지어 같은 제품군 안에서도 소재나 디자인의 변화에 따라 사이즈가 달라지기도 한다.


개개인의 사소한 불편은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반품 비용으로 누적된다. 인공지능(AI)은 사소한 불편을 파고들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곤 한다. 펄핏은 AI에 기반해 정확한 발 사이즈를 측정해주고 개인에게 꼭 맞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스타트업이다.

| 이선용 펄핏 대표

이선용 펄핏 대표는 기존에 여성 신발 중심 커머스 플랫폼 ‘슈가진’을 운영했다. 그러던 중 신발 사이즈 문제로 교환과 반품이 빈번하게 일어나 어려움을 겪었다. 펄핏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이선용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카페24 호스팅 서비스를 통해 사이트를 열고 본격적으로 펄핏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발 사이즈 문제는 우리만 겪는 문제가 아닌, 신발을 판매하는 모든 유통사의 문제라고 생각했고 우리가 가진 기술과 글로벌 역량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AI가 추천해주는 나에게 꼭 맞는 신발


신발 사이즈가 제각각인 이유는 사이즈 체계가 단순히 발 길이로만 이뤄진 탓이다. 실제 신발 사이즈는 발 길이뿐만 아니라 너비, 발등 높이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또 고객의 발 사이즈와 신발의 내측 사이즈를 매칭해줘야 한다. 펄핏은 신발 사이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가지 솔루션을 마련했다. 발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는 ‘펄핏 R’, 신발의 내측을 측정하는 ‘펄핏 S’, 정확한 발, 신발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에게 꼭 맞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펄핏 AI’ 등이다.


펄핏 R은 매장용 하드웨어와 모바일 앱 2가지 방식으로 구성됐다. 매장에서는 기기를 통해 발 크기를 측정할 수 있고, 집에서도 스마트폰 앱으로 잴 수 있다. 고가의 센서 대신 딥러닝과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활용해 정확도를 높이면서 비용을 줄였다. 발 사진을 촬영하고 딥러닝 이미지 분석을 통해 사이즈를 재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측정 오차를 줄이기 위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 발 길이, 너비, 높이를 측정하며 매장용 하드웨어를 사용할 경우 0.1mm 정확도로 3초 만에 결과물이 나온다. 스마트폰 앱에도 같은 알고리즘이 적용됐으며 가이드를 잘 따르면 측정 정확도도 매장용 기기와 같은 수준이다. 이선용 대표는 환경만 제대로 갖춰지면 97% 이상의 정확도가 나온다고 자신했다.

| 발 사이즈 측정 솔루션은 매장용 하드웨어와 모바일 앱 2가지 방식으로 구현됐다.

이선용 대표는 “양말을 신거나 페디큐어를 했을 때도 오차값을 잡아내 정확한 발 크기를 잴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며, 사람들이 빠르고 편하게 언제 어떤 환경에서도 정확하게 발 크기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펄핏 S는 기존 신발 제조사들이 신발 내측 데이터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직접 신발의 볼륨을 내측 측정하도록 마련된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수집된 내측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고객의 발 크기와 매칭해 신발을 추천해주는 엔진이 펄핏 AI다.

신발 유통의 새로운 방식


펄핏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온라인에서도 신발 사이즈 문제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고, 제조 및 유통사는 매출을 높이고 막대한 반품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기존에도 신발 사이즈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기존 솔루션은 발 사이즈만 잴 뿐 신발의 내측 측정을 하거나 발 크기에 맞는 신발을 매칭해주는 알고리즘이 없어 반쪽짜리 솔루션에 그쳤다. 이선용 대표는 “그동안 솔루션들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전체 유통 시장 안에서 충분한 서비스 범위를 가져가야 변화가 일어나는데, 발 크기만 측정하거나 데이터만 분석해서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등에 그쳐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펄핏은 발 사이즈를 측정하는 펄핏 R과 신발 내측을 측정하는 펄핏 S를 확산하는 데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매장 기기 설치를 통해 초기 수익을 확보하고 인프라의 확산을 통해 1년 안에 100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수집, 상위 5개 신발 브랜드 6천개 모델을 다룰 계획이다.

| 발 사이즈 데이터와 신발 내측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매칭해 이용자에게 꼭 맞는 신발을 추천해준다.

이미 다양한 신발 제조사 및 유통사가 펄핏 솔루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러블리마켓과 스니커하우스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으며 AI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학습 데이터셋 1만건을 확보했다. 테스트 당시 고객 만족도는 90% 이상이었다. 신발 전문 유통사 S마켓에 펄핏 솔루션이 들어가며, 하반기부터는 나이키와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데이터 비즈니스를 꿈꾼다


이선용 대표는 펄핏의 추천 시스템을 중심으로 신발이 유통되는 생태계를 꿈꾼다. 펄핏의 핵심 사업 모델은 하드웨어가 아닌 데이터에 있다. 2020년까지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주요 e커머스 시장에 API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비스 뒷단에서 오가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호텔 항공 예약사이트 익스피디아의 경우 다른 회사로부터 예약 뒷단의 공항 정보 솔루션을 제공받는데 데이터 건당 과금이 붙는다. 이런 방식으로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 홈페이지를 통해 신발을 구매할 때 펄핏 사이즈를 추천받고 주문을 하면 과금을 하는 모델이다. 신발이 한 켤레 팔릴 때마다 펄핏의 데이터가 팔리는 식이다.


쉽게 말해 제각각인 신발 사이즈를 펄핏 추천 사이즈를 중심으로 통일해 모두가 펄핏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이선용 대표는 이를 진시황의 도량형 통일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선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다. 펄핏은 한국 시장에서 검증을 받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고객사 사이트에 펄핏 솔루션을 임베드 방식으로 설치해 가능성을 검증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할 예정이다.

| 이선용 펄핏 대표는 펄핏을 신발 유통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나갈 솔루션으로 소개했다.

이선용 대표는 “앞으로는 240, 260mm가 아니라 펄핏 사이즈 기준으로 신발을 고르게 되지 않을까 한다”라며 “고객사 입장에서는 경쟁적으로 무료 교환 및 반품에 나서면서 반품 비용이 수천억원 수준으 불어나고 있기 때문에 펄핏을 통해서 비용 절감을 느끼면 안 쓸 수 없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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