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생퀴'를 흥하게 만드는 사람들
요사이 점심시간에 식당을 가면 직장인들이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보고 퀴즈를 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퀴즈를 같이 풀기 위한 채팅방, 사이트도 생겨났다. 단체로 보이스콜을 하면서 퀴즈를 풀기도 한다. 온가족이 모인 일요일 저녁이면 머리를 맞대고 정답을 고심한다.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앱이 인기를 끌면서 생겨난 진풍경이다.
국내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앱 개발사 ‘스노우(잼라이브)’, ‘NHN엔터테인먼트(페이큐)’, ‘엔비티(더퀴즈라이브 for 캐시슬라이드)’는 7월10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 일곱 번째 행사에 참석해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앱을 개발하게 된 계기와 과정, 성과를 비롯해 향후 계획 등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생방송 퀴즈쇼의 묘미, 모바일로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앱은 지난해 미국과 중국에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작년 말 서비스 개발을 결정하고 소수의 인원으로 2개월여 개발 기간을 거쳐 올해 2월 국내 첫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앱 ‘잼라이브’를 선보였다.
캐시슬라이드로 잘 알려진 개발사 엔비티도 기존에 내놨던 퀴즈 서비스에 사회자가 나오는 방식을 채용해 ‘더퀴즈라이브 for 캐시슬라이드’를 내놨다. 게임, 토스 클라우드, 페이코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는 팟캐스트 서비스 ‘팟티’에 생방송 퀴즈쇼 ‘페이큐’를 얹었다.
특히 후발주자인 NHN엔터테인먼트는 출발이 늦은 만큼 사용자 확보를 위해 퀴즈 ‘쇼’에 방점을 찍었다. 이동수 이사는 “퀴즈쇼는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느낌이 있는데, 우리는 퀴즈쇼가 가진 재미에 추가로 퀴즈를 안 풀어도 콘텐츠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더퀴즈라이브는 일일 평균 10만명이 접속하고 있고 페이큐는 한 달 전에 비해 동시접속자수가 6배 증가했다.
사람이 모이면 수익모델이 나온다
실시간 방송과 채팅 기능, 참여해서 문제를 풀면 상금을 얻을 수 있는 구조는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사람이 모여들면 수익모델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더퀴즈라이브의 경우 다양한 콘텐츠로 수익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시작한 커머스 퀴즈쇼 ‘더퀴즈타임딜’은 홈쇼핑 포맷으로, 퀴즈를 푸는 중간중간 상품을 판다. 곽근봉 CTO는 “2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1+1’에 판매했는데, 3100개 물량이 0.5초 만에 완판됐다”면서 “단 몇 분 동안 진행되는 퀴즈쇼에서 수천만원 정도 물건을 판매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엔비티는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퀴즈를 푸는 ‘서바이벌 퀴즈’를 비롯해 채팅방 퀴즈쇼, 경품 추첨, 설문조사 퀴즈, AI 로봇이 출제자로 나서는 퀴즈 콘텐츠, 아침 출근길 퀴즈 등 새로운 포맷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한편 기업 전용 퀴즈쇼로 재미를 주는 B2B 모델 등을 선보이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페이큐는 상금을 NHN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페이코’ 포인트로 지원한다. 포인트를 전환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NHN엔터테인먼트 안에서 벌고, 쓰게 만드는 셈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페이큐에 진입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동수 NHN엔터테인먼트 이사는 “내부에서도 그런 부분을 고민했다”면서도 “아직은 페이코 포인트 지급 외 다른 방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수익모델은 생방송 퀴즈쇼 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휴방송, B2B 외에도 클라우드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 관리 ‘욕 DB’ 만들기도
이들은 같은 앱을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겪는 애로사항도 공유했다. 하루에 몇 번씩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동시에 댓글창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지연시간’이 경쟁력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는 RTSP 프로토콜을 채택한 것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동수 이사는 “스펙상으로는 딜레이를 2-3초 내로 줄인다. iOS와 안드로이드에 탑재된 게 아니라 협력업체들이 꺼리는 프로토콜이지만 관계를 잘 맺어와서 지원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더퀴즈라이브도 지연시간을 감축하기 위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곽근봉 CTO는 “현재 3-5초 정도 지연 시간이 있는데, 올해 하반기 웹 RTC 기술을 도입해 1초 이하의 딜레이로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업계 강자인 잼라이브는 지연시간을 줄이고자 노력하고는 있지만 안정성을 위해 표준 프로토콜을 당분간 사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미 해외에 지사를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페이큐 개발 단계에서도 처음부터 글로벌을 고려했다고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밝혔다. 이동수 이사는 “국내에서 팟티에 페이큐를 연결했듯 해외 지사가 가진 서비스와 퀴즈쇼를 결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