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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재단 멤버들이 말하는 '이더리움 스피릿'

조회수 2018. 4. 9. 11: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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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씬(scene)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또 어떻게 일할까.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와 이더리움재단 멤버들이 그 이야기를 직접 풀어놓았다. 4월5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제1회 이더리움 개발자 밋업’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의 개발자 및 연구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패널토론 : 이더리움재단에서 일하는 것에 대하여

이더리움재단은 연구와 교육, 커뮤니티 발전을 위한 활동 등 이더리움 생태계를 위한 주요 역할을 한다. 재단에는 약 60명의 멤버가 있다. 이중 전 세계를 여행하며 재단 일정을 소화하는 핵심 멤버는 약 15명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중 절반가량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 개발자들과 만나 ‘이더리움재단에서 일하는 것에 대하여’를 주제로 패널토론을 가졌다.

패널토론 중인 이더리움재단 멤버들. 왼쪽부터 저스틴 드레이크, 버질 그리피스, 칼 플로리시, 치 쳉 리앙, 알버트 니.
이더리움 개발자 밋업 현장

진행을 맡은 알버트 니는 “우리는 특별한 재능이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모든 사람들에 열려 있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과 협업하는 게 이더리움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 곳곳에서 그가 말한 이더리움 정신이 허울뿐인 레토릭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이들의 소통 방식과 개방성이다. 


이더리움재단은 누군가의 인종, 국적, 배경을 따지지 않는다. 커뮤니티에 기여할 게 있다면 열렬히 환호한다. 또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한다. 위계질서가 뚜렷한 한국의 조직문화와는 판이한 방식이다. 

재단 멤버인 존 최는 “이더리움 연구 게시판에 오늘 글을 올리면 아마 비탈릭이 내일 답을 내놓을 것”이라며 “구글이나 아마존같이 중앙화된 집단에선 기대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커뮤니티에 합류하기 위해 직업을 그만둘 필요도 없다. 함께 네트워킹하며 서로를 알아가 보자”라고 덧붙였다.

4개월 전 재단에 합류한 저스틴 드레이크는 “어떤 아이디어를 내 기여할 때마다 비탈릭이 피드백을 준다. 대개 몇 시간 안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개발 배경을 가진 저스틴은 블록체인의 확장성 이슈를 고민하다가 비탈릭 부테린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이 계기가 돼 재단에 합류했다. 저스틴은 “이메일을 보낸 다음 날 비탈릭의 답장을 받았고, 우리는 좋은 토론을 시작할 수 있었다”라며 “몇 주 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비탈릭을 만나 (재단에 합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저스틴은 ‘이더리움재단에서 일하며 가장 놀랐던 점’으로 재단 규모를 꼽았다. 그는 처음 수많은 리서치 결과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했을 때 이 결과물 뒤에 거대한 규모의 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재단의 규모를 알고 나니 “원맨쇼에 가깝더라”라고 말했다. 칼 플로리시 역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수가 엄청 적다는 것에 놀랐다”라며 “더욱 놀랐던 것은 여기에서 일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 기여할 게 있다면 그 누구라도 멤버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더리움재단에 기여하기 위해 꼭 개발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타이완 출신 치 쳉 리앙은 대학에서 금융학을 전공했다. 그는 졸업 후 데이터과학 분야에서 일하다가 크립토 경제학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나는 이더리움재단의 연구원들이 사무실에 내내 앉아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막상 팀에 합류하고 보니 전 세계를 여행하며 활동하고 있어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알버트 니는 “우리는 전통적인 조직이 아니다. 그들의 방식과 달리 일한다”라며 “우리가 어떤 일에 접근하는 방식은 매우 유연하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어떤 사람을 바라볼 때, 그 사람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치 쳉 리앙(Chi-Cheng Liang), 알버트 니(Albert Ni),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존 최(Jon Choi), 칼 플로리시(Karl Floresch), 저스틴 드레이크(Justin Drake), 블라드 잠피르(Vlad Zamfir), 샤우웨이 웡(Hsiao-wei Wang),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

Q&A : 만약 이더리움이 실패한다면, 어떤 이유에서일까?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술과 관련된 질문, 토큰경제학 측면에서의 견해 등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그중 주요 질의응답을 소개한다.

– 모든 프로젝트는 실패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더리움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면 어떤 이유에서일까?

= (블래드 잠피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가치를 잃어 사용자들이 다른 네트워크로 옮겨가면 프로젝트가 위험해질 수 있다. 또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암호 알고리즘이 소용없어지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위협이 될 수 있다.

= (비탈릭 부테린) 캐스퍼 개발에서 양자 저항을 갖는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머지않아 양자컴퓨터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더리움 프로젝트에 위험이 될 수 있는 요소는 더 우월한 플랫폼이 등장하거나 모든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가치를 잃는 상황이다.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져 목표하는 바를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인터넷도 처음에는 탈중앙화와 정보 공유의 가치를 내걸고 등장했다. 그런데 정치·경제적 문제로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블록체인이라고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블록체인이 주류로 채택되고 20-30년 후에 정부나 대기업의 통제로 인해 유사한 일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가치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중앙화된 기관에 의해 실패할 확률이 더 낮다고 본다.

= (칼 플로리시) 중요한 건 탈중앙성, 개방성 등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가치다. 플랫폼으로서의 실패나 이더(ETH)의 가치 하락보다 이런 본질적인 가치를 잃는 상황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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