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가수 없는 이상한 음악회사

조회수 2017. 12. 12. 11: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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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오디티'
짙어져, 그림자, 간단한 말, 있잖아

‘도깨비’ 이후 드라마 OST가 차트 상위권을 석권한 적이 없다. 하지만 위의 OST는 발매와 동시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아직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연애플레이리스트가 제작한 ‘옐로우’라는 웹드라마의 OST다.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이 강세를 보이는 음원 차트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흥행한 드라마의 OST도 아닌 웹드라마의 OST가 이 정도로 흥행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심지어 OST에 참여한 ‘멜로망스’, ‘폴킴’은 대중적 인지도도 부족한 가수였다.

(저희가 소속 가수는 없지만...)

위의 OST를 기획한 스페이스 오디티는 소속 가수 하나 없는 이상한 음악 회사다. 스페이스 오디티는 뮤직비디오 감독, 작사가, 가수 등 음악 콘텐츠 분야의 전문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음악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지난 12월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CKL 라이브톡 – 콘텐츠가 먹히는 세상’의 발표자로 나선 김홍기 스페이스 오디티 대표의 ‘뮤직크리에이터들의 끝없는 재조합, 스페이스오디티’ 발표 세션을 정리했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김홍기 스페이스 오디티 대표

왜 하필 음악인가?


  • 라네즈 비비쿠션 x 이성경 “나를 빛내줘” 미니뮤지컬 
  • 켈로그 X 박경
  • 케이스위스 X 워너원
  • 멜론 브랜드 필름
  • 요조 – 반짝이게 해
  • 박경 – 순간삭제
  • 연애플레이리스트 OST
  • 에릭남&치즈 – Perhaps Love 등등…

스페이스 오디티는 7개월간 14개의 음원을 내고, 9개의 브랜드 콘텐츠를 제작했다. 팀원은 고작 7명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뮤직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작업을 진행해왔다.


스페이스 오디티의 김홍기 대표는 네이버뮤직, 카카오뮤직, 딩고뮤직을 거쳤다. 스페이스 오디티에서 일하고 있는 멤버들은 딩고뮤직 시절 ‘세로라이브’, ‘이슬라이브’ 등 소셜 음악 콘텐츠를 함께 개발했다. 특히 ‘역주행’이라는 단어와 연관이 깊은 팀이다. 보통 차트에 올라 서서히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라면, 역주행은 다시 치고 올라가는 패턴을 보이는 콘텐츠다. 보통 가수의 명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잠재력에 비해 주목을 못 받는 경우다. 김홍기 대표는 멤버들과 함께 마케팅 계획을 짜서 역주행 사례를 만들어왔다. 이전 직장이었던 딩고를 나오게 됐고, 스페이스 오디티를 차렸다.

출처: 김홍기 대표 발표자료 정리

예전만 못한 방송의 영향력,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음악은 다른 콘텐츠와 다르다. 내러티브가 중요하지 않다. 이해가 안 되는 텍스트, 집중할 수 없는 영상은 콘텐츠로서 가치가 없어서 ‘멀티’가 안 된다. 음악은 그렇지 않다. 흘려들어도 되고, 공부하다가 들어도 된다.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하나의 콘텐츠는 요즘 스낵 콘텐츠의 길이와 같은 3분이다. 그래서 음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까지 각종 플랫폼 변화에 가장 쉽게 대처할 수 있는 콘텐츠다. 통신사와 포털, 제작사 간 합종연횡과 각축전이 치열한 장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다. 


제작 과정의 특수성도 있다. 김홍기 대표는 “음악은 다른 콘텐츠와 결합하기 좋은 콘텐츠, 다양한 크리에이터의 데뷔 플랫폼, 이종교배 플랫폼 그리고 비어있는 캔버스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는 영상 감독의 데뷔 플랫폼이자 실험 공간이고, 앨범 재킷은 다양한 작가들의 캔버스이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작사가, 작곡가 등 다양한 음악 관련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단가’로 작업하며 흩어져 있다. 생태계가 없다.

(보이는 화려함이 전부가 아니다)
스페이스 오디티가 진행한 멜론 브랜드 필름

시대적인 특성도 맞아떨어졌다. 지상파 위주로 돌아가던 시대에는 방송국이 직접 직업 연예인을 뽑았다. 하지만 민영 방송사인 SBS가 등장하면서 기업형 연예매니지먼트 회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케이블이 생겨나면서 아이돌 시대에 접어든다. 연예기획사가 상장하는 상황까지 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완전히 자리 잡는다. 음악 시장의 변화는 방송국 체제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하지만 더는 아니다. 방송국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는 시대가 됐다.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팔로워가 많은 계정 톱 50개 중 17개가 뮤지션 계정이다. 유튜브 구독자 가장 많은 톱 50개 채널 중 17개가 뮤지션-음악 관련 채널이다. 김홍기 대표는 “인스타그램이 나오면서 가수들이 자기 채널을 가지게 됐다”라며 “예전엔 방송국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다 방송국을 가지고 있다”라며 “자기 신곡이 나오면 인스타에서 라이브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방송의 힘을 전혀 받지 않아도 음원 차트 1등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출처: 김홍기 대표 발표자료 정리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음악회사


스페이스 오디티는 이런 음악 콘텐츠의 특징, 음악 산업의 특수성,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두루 시야에 두고 만들어진 스타트업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물밑을 본다. 김홍기 대표는 “기획한 옐로우 OST 중 한 곡 빼고 모두 멜론 차트 100위 안에 들어올 줄 알았다”라며 “주변에서 ‘이건 아니다’라고 했던 가수를 선정해서 유명하게 했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소속 가수도 없고, 카메라도 1대 없는 이상한 음악 회사는 음악 콘텐츠 관련 네트워크에서 시너지를 내고 동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음악 콘텐츠 관련 분야별 최고가 누구인지, 제일 잘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뒷받침한다.

출처: 김홍기 대표 발표자료 정리

‘스페이스 오디티’ 라는 팀명은 데이비드 보위가 부른 동명의 노래에서 따왔다. 외롭게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노래다. 팀명에는 뮤직 크리에이터들은 스페이스 오디티라고 생각하고 이들을 위한 일을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김홍기 대표는 “우리는 외로운 스페이스 오디티가 세상을 바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위한 일을 하기로 했다”라며 “정확하게 계산해서 로켓을 보내고, 성공적으로 귀환시키는 ‘스페이스 태스크 그룹’처럼 세상의 모든 스페이스 오디티를 위한 회사가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뮤직 크리에이터를 위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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