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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물들 소통창구'..트위터 개발자가 보는 페이스북 리브라는?

조회수 2019. 7. 29. 15: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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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준 전세계 3억3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이 글로벌 SNS는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 암호화폐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의 논쟁, 트론 창시자 저스틴 선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초대 등 블록체인 키노트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트위터의 잭 도시 대표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비트코인이 전 세계 단일 통화가 될 것”이라며 “매주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올해 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지원에 나서며 암호화폐 소액 결제 애플리케이션 ‘티핀’을 트위터에 적용하기도 했다. 또다른 결제 플랫폼 ‘스퀘어’에는 이미 비트코인 결제가 도입돼 있다.

출처: 블록인프레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자주 등장하는 트위터는 이 시장의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2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에서 데이터 인프라팀의 샤오야오 퀴안(Xiaoyao Qian)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만나 물었다.


그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미국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와이콤비네이터의 2019 윈터(Y Combinator 2019 Winter) 출신 이력을 지니고 있다. 


출처: 블록인프레스
트위터 본사 라운지

Q. 실리콘밸리의 업무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구글, 트위터와 같은 기술 회사만 대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같은 기술 관련 직종은 비교적 더 탄력적인 근무시간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위터를 예로 들면 출근 시간이 매우 유동적이라서 일과 라이프 밸런스가 매우 잘 맞아요. 


다만 어떤 팀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업무 강도는 달라지겠죠. 제가 일하는 데이터 인프라 부서를 예로 들면, 트위터에 앱을 올리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데에 집중해요. 때문에 전반적인 진행 속도는 비교적 느린 편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편, 해시태그 등 중요한 어플을 개발하는 팀의 업무 처리 속도는 굉장히 빠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죠.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자사 서비스를 확인하고 개선 사항을 찾는 직종으로, 이용자와 개발자 간의 통역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서로의 언어를 모르는 입장에서 이를 중재해주는 역할이니, 우리와 같이 다른 엔지니어에게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과는 좀 다르죠. 


다른 팀들은 회사의 수익을 중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더 스트레스 받는 직종이죠. 광고 혹은 세일즈 팀이 이와 같은데요, 구글, 페이스북, 야후 등이 광고 위주로 수익을 내다보니 많은 테크 회사들의 세일즈 팀이 가장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트위터의 잭 도시 대표가 비트코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실리콘밸리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 유무가 궁금합니다. 


잭 대표는 트위터와 스퀘어, 2개의 회사에서 대표직을 맞고 있어요. 그의 또다른 회사 스퀘어는 지난해부터 비트코인 거래를 지원하고 있죠. 


회사의 대표가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트위터 직원들이 더 관심을 갖는다기 보다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열기가 식고 있죠, 저만해도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뉴스를 전에 비해 적게 읽고 있고요. 


잭 대표도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지만 현재는 리브라와 관련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대표가 더 관심이 많을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각 리더의 암호화폐를 보는 목적성·방향성이 다른 것 같아요.

출처: 블록인프레스
잭 도시 대표가 종종 자리하는 트위터 본사의 루프탑

잭 대표는 격주에 한번씩 오피스에 와서 흥미로운 주제 등 새로운 뉴스를 가지고 올 때가 많아요. 제가 트위터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시절, 잭 대표가 직원들에게 블록체인을 간단하게 소개한 적이 있어요. 잭 대표는 블록체인의 프라이버시 보존과 공정성 부분을 강조했죠. 잭 대표는 비단 암호화폐의 피상적인 가치를 중시하기보다는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성숙해져 프라이버시의 유지 및 공정성, 보안성 기술이 트위터에 적용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페이스북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이슈가 많았죠. 심지어 법원에까지도 간 바 있구요. 또 현지에서는 리브라를 발표한 이유가 이용자 프라이버시 데이터에 대한 보상을 하려는 식으로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어찌됐든 페이스북도 트위터와 비슷한 목적을 지닌 소셜미디어이고 이러한 리더들이 블록체인이 관심을 갖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한 자산불림보다는 기술의 실제 적용에 의의를 두고 보고 있고요. 


Q. 리브라 이야기가 나와서 묻는데요, 블록체인 진출에 대한 실리콘밸리의 현지 반응이 궁금합니다. 


흥미로운 이슈지만, 사람들이 많이 논의하는건 보지 못한 것 같아요. 2년 전에는 회사 엘레베이터만 타도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 중에서 무엇이 진짜 비트코인이냐와 같은 암호화폐와 관련한 논의가 많았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리브라는 완벽한 돌파구(Breakthrough)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라면 훨씬 더 제대로된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스텔라루멘 등과 같이 이미 현존하는 다른 프로젝트들과 크게 다른 바 없어보여요. 하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페이스북은 잘 해내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표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그 추세를 따른다기 보다는 여전히 지켜보고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블록체인 산업은 더욱 규제가 구축될 필요가 있어요. 산업에 너무나 많은 거짓말쟁이들이 있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블록인프레스
트위터 본사 카페테리아

Q. 2년 전 실리콘밸리에서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았다고 언급했는데, 관심이 어느 정도였나요?


2년 전인 2017년에 샌프란시스코 전 지역이 블록체인에 미쳐있었어요. 당시에 오프라인 밋업 등 사람들이 모여서 블록체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의 장이 정말 많았어요. 거의 매일 있었죠. 그 중 몇몇 밋업은 프로젝트를 광고하는 지루한 밋업이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ICO에 대해 알고 싶어했고 비트코인이 왜 가치있는지 알고 싶어 모이는 밋업들이 많았어요. 기술 중심적 밋업들도 있었지만, 밋업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술보다는 돈에 더 관심이 있는 추세였죠. 


Q. 맞아요 한국에도 재작년과 작년에 정말 많은 밋업이 있었어요. 


네, 저는 샌프란시스코의 비트코인 컨퍼런스와 홍콩의 토큰2049 컨퍼런스 둘 다 가봤어요. 여전히 비트코인 컨퍼런스가 더 보편적인 것 같아요, 토큰 2049는 완전히 상업적이고 비즈니스적이었죠. 회사에서 저한테 트렌드를 확인해보라는 느낌으로 가보라고 해서 가봤는데, 아시아는 실제적인 상용화 방안을 구상하기 보다는 비즈니스 쪽에 더 관심이 많더라고요. 확실히 아시아는 비즈니스쪽에 더 일가견이 있는 것 같아요, 돈도 아시아에서 많이 모이고요.

출처: 블록인프레스
트위터 공용 업무 공간에는 전세계 각 도시와 랜드마크가 그려져 있다.

Q. 많은 암호화폐 종사자들이 트위터로 소통을 많이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맞아요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등 많은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이 트위터를 이용하는 것을 좋아하죠. 예전부터 컴퓨터 보안 프로그래머들이 트위터를 통해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문화가 있었는데요, 크립토그래퍼들도 이를 이어나간 것이라고 봐요. 


페이스북과 같은 경우에는 서로가 친구 관계여야 포스팅을 볼 수 있고, 친구 수가 5000명이라는 제한이 있죠. 한편 트위터는 그냥 팔로우만 하면 되니 더 많은 대상에게 포스팅을 노출시킬 수 있어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세부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리서처들이 트위터에 더 애착을 가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더 많은 대상에게 노출되고 더 많은 대상을 상대로 토큰을 팔고 홍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트위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Q. 트위터만의 강점이 궁금합니다. 


트위터는 다른 기업에 비해 한 직원이 더 많은 일에 기여하고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어요. 직원 수만 놓고 보면 트위터는 비교적 작은 회사에요. 싱가포르, 인도를 포함해 전세계 3000명의 회사원이 있고 샌프란시스코 본사에만 2000명이 있는데 이는 한 건물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있다는 것이죠. 구글만 해도 수십명의 직원을 지니고 있어요. 회사원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모든 직원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죠. 


팀 회식만 비교해도 트위터의 경우 13명-15명의 인원이 고카트나 양궁, 미니골프 등을 하러가는데 구글의 경우에는 한 회사나 디즈니 랜드(동산) 같은 곳 전체를 예약해서 팀 회식을 가더라고요. 지인에게 “왜 전체 예약을 해야하나”라고 물었더니 팀 회식으로만 약 3000명이 가니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답하더라고요. 팀 회식가는 인원만 저희 회사원 규모인 것이죠. 


흔히 아마존, 구글과 같이 엔지니어가 많은 기업에서는 엔지니어가 ‘큰 배의 볼트나 너트와 다름 없다’ 즉, “특별하지 않다”라고 표현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결국 개인이 반복적인 일을 매일 하는 것을 의미해요. 물론 구글내에서 영향력이 강한 사람들도 있지만 신입 직원 같은 경우는 위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때문에 트위터는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은 회사지만, 여전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 같아요. 아직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팀이 원하면 언제든지 팀이 원하는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좋고요.

출처: 블록인프레스
트위터 본사의 점심

다른 강점으로는 트위터는 굳이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원격으로 일하는 것에 굉장히 써니빌에 트위터의 오피스가 있는데, 저도 본사로 출근하는 것보다 써니빌로 가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에 대게 일주일 중 4일은 써니빌에서 일하고 월요일만 본사에 와요. 심지어 다른 도시에서 일할 수도 있죠. 실제로 하와이에서 재택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꽤 있어요. 매력적인 포인트죠. 아직까지도 실리콘밸리의 오래된 몇몇 대기업들은 회사 오피스로 출근 압박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또한 트위터는 휴가를 내고 싶을 때 언제든지 휴가를 낼 수 있다는 게 강점이에요. 실리콘밸리의 다른 회사들은 신입일 때 휴가일수가 1년에 15일 정도 주어지는 반면, 트위터는 휴가 일수가 정해져있지 않아요. 한달을 낼 수도 있죠. 본인이 원하는만큼 휴가를 낼 수 있는 거에요. 또한 미국에서는 금요일에 아예 쉬는 경우가 있는데, 휴가 일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쉬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사내 식당이 잘 돼 있고, 점심이 전 직원에게 무료로 제공 되는 것도 강점이죠. 배너 컴포넌트가 새로워집니다


Q. 트위터내의 문화적 다양성도 궁금합니다. 


트위터가 다양성과 다문화성에 있어 리드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최소한 뉴스나 내부 소통에 있어서 남녀 비율이나 다양성, 국제 다문화성 같은것에 있어서 밸런스가 굉장히 잘 맞고 다양한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으며 사내에 다양한 사회적 캠페인이 있어요. 인사팀이 이를 탁월하게 해내고 있죠. 


예를 들면 ‘여성의 코딩’이라는 3주 과정의 프로그래밍 캠페인이 있는데 트위터 직원들이 고등학생 여학생들 대상으로 코딩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에요. 커리큘럼 및 내용을 보니 꽤 세세하게 잘 가르치더라고요. 이러한 사회 캠페인 등 통해 직원간 남녀 비율 또한 밸런스가 잘 돼있다고 생각해요. 리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고요.

출처: 블록인프레스
트위터 본사의 화장실, Self-Identified라고 표기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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