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어떻게 믿니'..페북 리브라 상원 청문회 3가지 키워드

조회수 2019. 7. 17. 14: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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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이하 은행위)의 페이스북 리브라 청문회는 ‘페이스북 때리기’의 일색이었다. 이날 가디언, 테크크런치, 코인데스크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은행위는 가짜뉴스, 개인정보 이슈 등 연이은 페이스북의 실책과 은행 규제를 ‘옐로우 카드’로 내걸었다.


리브라 방어에 나선 리브라 전자지갑 개발사 칼리브라(Calibra)의 데이비드 마커스 대표는 “내 월급을 모두 리브라로 받겠다”고 응했다. 페이스북이 리브라협회의 전부가 아니며 규제에 발맞춰 리브라를 선보이겠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청문회에서 상원 의원들이 지적한 ‘리브라에 대한 우려’를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1.”가짜뉴스도 관리 못 하잖아”


이번 청문회는 리브라를 계기로 열렸지만, 사실상 페이스북의 실책을 꼬집는 자리에 가까웠다. 페이스북 내에서 불거진 가짜뉴스 문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페이스북 유저가 급증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리브라 발행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상원 의원은 “의도와 상관없이 페이스북은 신기술이 수반하는 영향력을 존중하지 않아 위험한 존재가 됐다”며 “마치 어린애가 성냥갑을 휘두르며 초가삼간을 여러 차례 태워놓고 이를 ‘경험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둘러대는 것과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동시에 어마어마한 돈을 벌기 위해 페이스북은 나머지 사람들을 대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출처: 나우디스
청문회 포문을 연 브라운 의원.

그 예시로 소셜미디어에서 왜곡된 미디어 환경을 꼽았다. 대표적으로 필터버블 문제를 떠올릴 수 있다. 필터버블(filter bubble)은 사용자의 위치, 과거 클릭 동작, 검색 이력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플랫폼 알고리즘이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브라운 의원은 “페이스북은 단지 사회의 모습을 거울처럼 반사한 게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렌즈처럼 들이밀어 그 모습을 확대했다”며 “‘파괴적인 혁신’이 사실 어느 것도 제대로 창조해내지 못 했다면 그냥 ‘파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폴 행사에서 유럽형사경찰기구(유로폴)의 메리 에이컨 고문도 “소셜미디어의 필터 버블로 인해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범죄가 보편화하고 있다”며 “자기 플랫폼을 관리 및 규제하는 데도 실패한 와중에 소셜미디어가 은행도 되려고 한다”고 비꼬았다. 페이스북 플랫폼의 끊이지 않은 잡음이 리브라의 발목을 잡는 업보로 돌아온 셈이다.

2.”리브라도 데이터 수집용이야?”


페이스북이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노출한다는 논의도 이어졌다. 페이스북은 그간 이 데이터와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플랫폼 내 콘텐츠 소비를 유도, 광고비 등의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게다가 지난해 벌어진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인해 페이스북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TC)에 50억 달러(한화 5조8900억 원) 규모의 벌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연장선에서 리브라 네트워크에 모이는 사용자의 금융정보가 잘못 활용되거나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크레이포 의장은 “아직 여타 은행처럼 페이스북과 리브라를 규제할 주체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프로젝트 실패, 사기(fraud)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이 발생했을 때 플랫폼 내 개인을 어떻게 보호하고, 그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출처: 셔터스톡
“페이스북을 삭제해라!”, “평화는 프라이버시를 사랑한다”.

공화당 마사 맥샐리 의원은 “페이스북이 과거 (프라이버시를 포함한 여러 규제를) 준수하지 못하거나 안 하거나 속여온 전력으로 미뤄볼 때 입법자들이 페이스북을 신뢰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집 청소를 하는 대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공화당 존 닐리 케네디 의원도 “리브라가 결국 출시돼 2억 명에게 사용된다 치면 분명 누군가 그 데이터 전반에 접근하는 권한을 얻을 것”이라며 “지금 리브라협회의 그 누구도 데이터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마커스 대표는 “페이스북이 사용자 동의 없이 리브라 트랜잭션으로부터 어떤 데이터도 수집하지 않을 것”이라며 “칼리브라의 비즈니스 모델도 데이터 수집보다 파트너십에 근간을 둔다”고 응수했다. 이어 “요청에 따라 소셜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도 분리하도록 디자인될 것”이라며 “애초에 페이스북은 협회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 협회를 컨트롤하는 포지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팻 투미 의원은 “분명 아기가 침대에 머물도록 숨통을 조이기에는 너무 이르기에 (리브라의) 리스크뿐 아니라 이익도 고려해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리브라협회가 비영리단체인데, 그렇다면 현금 담보자산 이자 만으로 창립 멤버에게 실질적인 수입을 창출한다는 의미인가”라고 물었다.  

관련 기사 : 미 금융위, ‘IT기업 디지털화폐 금지법’ 제시…페이스북 정조준했나

출처: 한국 금융위원회

3.”은행법으로 어떻게 규제하지”


현장에서 크레이포 의장은 리브라에 대해 “금융 인프라 혜택을 받지 못 하는 수십억 명의 사람 중에 3분의 2가 휴대전화를 소유한 만큼 이들에게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로 나온 것으로 안다”면서도 “신기술을 활용하는 까닭에 현존하는 법체계가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리브라가 미국의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세탁, 테러자금 지원 방지부터 통화 정책, 투자자 보호 등 다양한 은행 규제에 먼저 응답해야 한다는 의미다. 


크레이포 의장은 “리브라 생태계가 은행보안법(Bank Secrecy Act of 1970)을 포함해 자금세탁방지 규제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페이먼트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될지 등도 우려된다”고 짚었다. 


이에 마커스 대표는 “칼리브라는 접근성이 높고, 안전하게 설계될 것”이라며 “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및 주요 규정을 준수할 예정이고, 주요 7개국(G7)을 포함해 여러 규제 당국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명시했다. 리브라협회는 스위스 소이재지만 G7 네트워크에 참여한다는 의사도 밝혔다.

출처: KTB투자증권

민주당 키어스틴 시너마 의원은 “만약 아리조나주 주민이 스페인에서 개발된 (리브라) 전자지갑을 사용해 파키스탄에 있는 누군가로부터 사기를 당한다면 소비자는 어디에 연락해 의지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브라운 의원은 “이들이 사람들의 은행 계좌로 실험을 하고, 자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의 능력을 궁지에 몰고, 자신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고유의 통화정책’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도록 기회를 주는 자체가 미친 짓”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 크리스 밴홀렌 의원은 “(담보자산이 아예 없는 비트코인과 달리 리브라는) 우리가 리브라협회를 믿어야 한다”며 “(리브라가) 충분히 지속가능성을 가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마커스 대표는 기존 통화와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지만, 자금세탁과 같은 이슈에 최선을 다해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관련 기사 : 청문회 앞둔 페이스북…“규제당국 승인 전까지 리브라 출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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