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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텐션 자랑하는 유튜브의 코미디 콘텐츠!

조회수 2021. 3. 25. 18: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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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쓰레기걸, 서울이모, 영지발굴단, 굉장한여자

남성 유튜버가 주도하는 몇몇 유튜브 채널에서 여성은 여전히 특정한 이미지로 활용된다. 정복해야 할 성적 대상, 사치스러운 소비자, 세상을 잘 모르는 순진무구한 소녀, 웃음 리액션을 담당하는 존재감 적은 패널 등. 그러나 이렇게 고민 없이 기존의 웃음 코드를 답습하는 채널들과는 달리 참신하고 재미있는 영상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여성 유튜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버버튼, 골드버튼을 달고 미래를 향해. 여자들은 웃으며 달린다.

발명! 쓰레기걸


'힙’한 쓰레기는 가능할까. “다시 쓸 수 있어~ 리사이클 쓰레기~”라고 읊조리는 ‘발명! 쓰레기걸’의 명랑한 로고송을 듣다 보면 쓰레기의 자리가 휴지통이 아니라, 내 책상이나 식탁 위 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쓰레기걸’들은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대머리 모형으로 도시락통을 만들어 실제 피크닉에 가져가거나, 집을 칵테일 바로 개조해 콘텐츠를 찍는다. 8개월 전 업로드된 이들의 첫 콘텐츠는 '쓰레기집 모양 과자집 만들기'인데, 과자를 활용해 불쾌감을 일으키는 색깔과 질감까지 살려냈다. 


어딘가 마이너한, ‘B급’의 정서가 느껴져 ‘대체 보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걱정은 금물. 얼마 전 실버버튼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영상이 업로드됐고, 넷플릭스의 '보건교사 안은영'과 OB맥주 ‘카스’,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 ‘60계 치킨’의 유료 광고까지 찍었다. 비록 처음엔 만들어낸 물건 혹은 음식이 괴상하고 무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엔 깊은 철학과 교훈이 담겨 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오래전 사라진 상상력에 다시 날개를 달고 싶다면 꼭 챙겨 봐야 할 채널.


입덕 추천 콘텐츠 '이 술집 이상해'

서울이모


‘서울이모’ 채널의 콘텐츠 중 하나인 '서울이모 혼자 산다'의 주인공은 89년생 개그우먼 김니나(KBS 공채 29기)가 만들어낸, 51세 이옥순 씨다. 미용실을 하며 싱글로 살아가는 옥순의 일과 사랑, 삶에 대한 이야기를 조카 시점에서 보여준다. 장식이 화려한 안경을 쓰고, 진주 목걸이를 한 이모. 영양제와 야관문주를 챙겨 먹으며 구수하게 욕을 하는 이모. 술에 거나하게 취해 트로트를 신나게 부르는, 우리들의 이모. 어디서 본 것 같은 이모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고, 종종 '인간극장'의 배경음악이나 노래 ‘백만송이 장미’를 삽입해 짠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린다.


1인 가구 여성의 중년기를 영상 주제로 담아낸 점도 놀랍지만, 동네 미용실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의 착장과 말투를 보면 김니나의 실제 나이가 의심(?)될 정도다. 친한 동네 언니가 ‘돌싱’이라는 사실을 조카에게 몰래 말해버리고, ‘오후 한시’를 ‘술시’라고 말하며 깔깔 웃는 화통함이 매력 포인트. 동네 목욕탕 평상에서 들어봤음 직한 유쾌한 대화가 그립다면 추천!


입덕 추천 콘텐츠 '다툼, 그리고 끝사랑'


영지발굴단


‘영지발굴단’은 높은 텐션이 그리운 날 찾게 되는 채널이다. 래퍼 이영지는 2019년 Mnet '고등래퍼 3'의 우승자로, ‘나가지 말라면 나가지 마!’로 알려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장려하는 라이브 방송과 함께, 이 문구를 담은 스마트폰 케이스를 판매해 전액을 기부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2002년생 이영지는 이 채널에서 놀이공원과 바닷가, 앨범 공장, 강아지 유치원을 종횡무진 누비며 예사롭지 않은 흥으로 ‘영지발굴단’ 시즌1의 인기를 이끌었다.


구독자들에게 가장 재밌었던 콘텐츠로 꼽히는 일명 '영리우스' 영상에서 이영지는 청춘물 웹드라마와 '꽃보다 남자'에서 튀어나온 유니콘 같은 재벌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는 올해로 음주가 가능한 성인이 됐는데, 이를 기념하며 진행된 랜선 술자리 콘텐츠에선 취한 건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는 텐션으로 성인이 된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이제는 아이콘이 된 그의 무지갯빛 앞머리와 트레이닝복을 기다리며 구독자들은 여전히 말한다. 영지야, 시즌 2에서도 하고 싶은 거 다 해!


입덕 추천 콘텐츠 '내 짝꿍은 재벌3세'

글. 황소연

굉장한여자 굉여


유치원생 때부터 여자를 쫓아다녔으니 이쯤이면 레즈비언 터줏대감이다. 그래서 모종의 이유로 퀴어 컬처에 첫발을 딛게 된 주변 사람에게는 ‘퀴어 생활 입문’ 격의 콘텐츠를 몇 가지 추천해주곤 한다. 2000년대에는 '엘 워드(L Word)'였고, 2010년대에는 넷플릭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이 ‘국룰’이었다면, 2020년대에는 ‘굉장한여자굉여’(이하 ‘굉여’)의 유튜브를 추천하게 되지 않을까. 


굉여는 초기에 베를린에서의 생활기를 업로드했으나, 최근 ‘솔탈을 꿈꾸던 나는 그렇게 그를 만났다’ 시리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인맥왕 의리 부치, 엘리트주의 무성향 레즈, 예술바라기 홍상수 레즈 등 레즈비언 마을이란 것이 있다면 주요 거점의 NPC로 삼을 수 있을 만큼 ‘모두가 아는’ 캐릭터들이다.  '예술바라기 홍상수 레즈' 편의 경우 주변 지인 중 세 명이나 내게 ‘이거 봤어?ㅋㅋㅋ’라며 영상을 공유해줬다. 첫 데이트에 순댓국집에 데려간 남자, 짜증나는 플러팅을 시도하는 복학생 등 이성애자 여성들의 문화에서 그들이 만나본 적 있는 최악의 남자 유형을 나누며 공감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자신과 관계없는 지질한 남자를 두고 마음 편히 신나게 웃을 수 있는 것은 이성애자들 사이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꼰대 터줏대감 레즈비언인 나는, 굉여의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올 때마다 깔깔 웃으면서도 내심 안도한다. ‘나는 저렇지 않겠지’ 하고. 그야말로 굉여라는 이름의 자기 성찰이다. 그런데 문득문득 의문이 들기도 한다. 왜? 나한테? 세 명이나…? 어쩌면 친구들이 내게 '예술바라기 홍상수 레즈' 편을 공유해준 이유는 바로…?


입덕 추천 콘텐츠 <예술바라기 홍상수 레즈 편>


글. 김초롱

전문은 빅이슈 247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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