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동물권 교육

조회수 2021. 3. 16.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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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교육 활동가의 작은 이야기들

동물권행동 카라의 활동가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일을 한다. 그중 나는 동물권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 현장으로 찾아가 반려동물, 길고양이, 동물원에 전시된 야생동물, 전시동물 등을 주제로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말 한마디에 변하는 눈빛을 보면 신나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이제 직접적인 만남은 어려워진 지금은 그 눈빛이 더 아른거린다. 

우리가 다시 마주할 수 있는 날이 언제일까? 꼭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그리운 교실에서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코로나19로 멈춘 교육 현장

첫째, 내가 꼽는 가장 흥미로운 교육 대상은 어린이다. 초등학교에 방문하면 교실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복도에서부터 “오늘 동물 학교가 온다.”며 신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은 한껏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다.


둘째, 학생들은 동물은 왜 안 데리고 왔는지 물어보거나, 자신과 함께 잠드는 반려견을 자랑하거나, 내 가방에 매달린 동물 배지를 만지작거린다. 대개 학생들은 동물 이야기를 너무나 사랑한다.

셋째,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되고, “동물원에 가봤요?”라는 작은 질문 하나에도 학생들은 눈을 빛낸다. “가서 햄스터를 만져봤어요.” “사슴에게 먹이를 줘봤어요.” “갔는데 동물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어요.” 학생들이 경험하고 관찰한 이야기 속에서 동물과 관련된 지식, 그들이 처한 현실,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과 실천을 위한 다짐을 함께 이야기하게 된다.


넷째, 나는 동물을 지칭할 때 ‘친구’라고 말하지 않는다. 비인간 동물이 굳이 인간의 친구일 필요는 없다. 가까이 있을 필요도 없이, 그저 각자의 위치에서 잘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학생들이 이 부분을 잘 이해해줘서 고마울 때가 많다.

다섯째, 이마를 탁! 치게 하는 새로운 깨달음을, 초등학생들이 내게 주곤 한다. “펭귄은 아빠가 알을 품고 엄마가 사냥을 한 달씩 나간단다.”라고 말해주니 시크하게 “워킹맘이네.”라고 말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 “과자와 라면을 만드는 데는 많은 팜유가 사용되고, 덥고 습한 곳에서만 자라는 팜유 나무를 많이 심기 위해 오랑우탄 서식지를 뺏고 팜유 나무를 심는단다. 


우리가 과자와 라면을 많이 먹지 않는 것도 오랑우탄을 도울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하니 “선생님, 요즘은 건면도 나와요.”라고 했던 학생. 

여섯째, 학생들은 ‘벌써 대체 방법까지 생각하다니!’ 하고 나를 깜짝 놀라다가도, 동물권과 관련된 보드게임을 하다 싸우고 울음을 터트려, 혼이 쏙 빠질 때도 있었다.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교실로 찾아갈 수 없어 그 울음소리가 그립기도 하다.

앞으로의 세상을 만들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동물의 권리를 주제로 교육 활동을 하는 이유는 한 가지, 지금의 학생들이 앞으로의 세상을 만들어나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힘이 세고, 우리의 만남이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만남이 어려워진 지금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을 준비하는 중이다. 사업 이름도 정했다. ‘접속하는 동물권 교육’으로 거리와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실시간 온라인 교육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장에서 함께 말하고, 눈빛을 주고받고,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기는 어려워졌지만… 공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학생들과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기는 어려워졌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학생들의 생명 감수성이 자라는 것을 돕고 싶다. 

코로나19 시대, 학생들의 동물권 교육을 위해서는 어른들의 도움이 더 절실해졌다. 많은 관심과 실천으로 학생들의 동물권 교육을 도와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한다.


글, 사진/ 박선미


_카라 동물권교육 함께하기

www.karaedu.org

edu@ekara.org

출처: http://www.bigissue2.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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