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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새로운 디저트를 맛보고 싶다면, 월간상회

조회수 2021. 3. 12.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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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뜨면 출근, 점심 먹고 일하다 보면 퇴근, 귀가해 저녁을 먹은 뒤 잠시 쉬면 어느새 자정. 평일의 대부분은 이렇게 보내고 황금 같은 주말 동안에 필사적으로 놀다 보면 어느새 일주일이 금세 사라진다. 어릴 때는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반신반의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이제는 몸소 체감하고 있다. 

이렇듯 거센 바람을 만난 강물처럼 어찌 할 도리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쉽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새로이 달력을 넘길 때면 어쩐지 설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지난달이 마무리되고 다시 찾아오는 이 새로운 달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어쩌면 재미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내게는 이런 기대감을 부추기는 곳이 또 하나 있다. 한 달이 넘어갈 때마다 자연스레 생각나고, 궁금해지는 그런 곳이.

달이면 달마다, 월간상회

월간상회는 이름처럼 달마다 새로운 디저트를 선보이는 디저트 카페다. 주택가 근처 언덕길 위라는, 어쩐지 디저트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터를 잡고 있지만, 이런 생각을 한 게 무색할 정도로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인상적인 것은 그 많은 손님 중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보다 항상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월간상회가 많은 단골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주변에서 흔치 않은 디저트 카페이기 때문일수도, 항상 새로운 디저트가 나오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좀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지 싶다.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언제 가든 늘 어제 만난 사이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사장님이 있으니 말이다. 

새로움이 주는 즐거움만큼이나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 또한 매력적인데 월간상회는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셈이니 언제고 다시 찾아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디저트의 맛도 친근하고 정다운 사장님을 닮았다. 월간상회만의 개성이 담겨 있으면서도 어느 한 군데 모나거나 튀는 부분 없이 조화롭고 마음이 편해지는 맛. 그래서 새로운 월간 디저트가 나올 때, 이전에 보지 못한 조합이라 할지라도 일단 믿고 먹어보게 된다. 디저트는 대체로 세 가지가 나오는데 전부 느낌이 다를 때가 대부분이라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좋다(전부 다 먹으면 되니까).

지난 2월의 디저트는 생토노레, 금귤스톤, 헤이둘세였다. 동글동글한 왕관 모양의 생토노레는 오독하게 씹히는 캐러멜 코팅을 한 슈, 바닐라 가나슈와 크림, 유자 소스, 바삭한 파트 푀유테의 조합으로 클래식한 생토노레 스타일이지만, 달콤한 바닐라에 향긋한 유자 소스가 더해져 산뜻한 맛이었다.

입춘을 지나 초봄을 향해 가는 계절의 맛을 구현한 금귤스톤은 부드러운 프로마주 블랑 무스, 만다린과 레몬 무스, 금귤 콩포트, 수플레 치즈 케이크로 이루어져 한정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산뜻한 맛이었다.

겉면이 보송보송한데 그 포근한 식감까지도 더할 나위 없이 초봄 그 자체였다. 나머지 하나는 캐러멜 풍미가 은은하게 감도는 둘세 초콜릿 무스에 헤이즐넛 크림과 프랄린, 아마레나 체리가 들어 있는 타르트인 헤이둘세. 식감이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캐러멜 코팅을 한 헤이즐넛을 갈아 만든 프랄린이 아작아작하게 씹혀서 식감이 흥미로웠다. 

초콜릿과 헤이즐넛이 주를 이뤄 다소 묵직하게 느껴지는 단맛을 상대적으로 가벼운 맛의 달콤함을 지닌 아마레나 체리가 상쇄해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언제 자신을 만나러 올지 미리 알려달라고 하면서 “네가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고, 비로소 네가 왔을 때에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알게 될 거야.” 하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내게는 월간상회가 바로 그런 곳이다. 달력을 넘길 즈음이면 생각나고 설렘과 궁금증에 즐거워지며 3월에는, 또 4월에는 어떤 디저트가 나를 만나러 올지 기대하게 되는 곳. 월간상회의 디저트가 달력이라면 그 달력의 이름은 분명 행복일 것이다.

월간상회

서울시 관악구 솔밭로7길 9 1층

12:00~18:00(목요일~일요일, 월요일 격주 휴무)

디저트 소진 시 조기 마감

인스타그램 @cafemonthly


글/ 사진, 김여행

출처: http://www.bigissue2.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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