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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형 대사에서 혈액형 드립까지! 임성한의 컴백

조회수 2021. 2. 26.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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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가족과 사랑을 주제로, 대중들에게 오래 각인될 작품을 집필해온 임성한 작가가 피비(Phoebe)라는 필명으로 복귀했다. 이혼을 암시하는 드라마 제목과 달리, 가족 간 애정 표현 등 화목한 가정에 기대되는 장면이 모두 실현된다. 

첫 회엔 대중 앞에 불륜이 공개된다는 클리셰적 장면이 등장하는데, ‘상간녀’가 자신의 심정을 길게 호소하면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시청자를 공감도, 욕도 하기 어려운 위치에 던져놓는다. 이후에도 피영(박주미)이 어릴 적 받은 상처를 엄마에게 토로하며 원망하거나, 시은(전수경)의 딸 향기(전혜원)가 아빠 해륜(전노민)에게 외도의 책임을 물으며 조목조목 따지는 장면에 드라마는 10여 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특히 향기의 대사는 아빠의 위선을 고발하는 스피치에 가깝다.

도치법이 살아 있는 대사나, 현실에서 10~20대에게 들을 수 있을지 아리송한 속담 대사가 몰아친다. “길이 아님 가지 말랬다고” 같은 말이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교훈이 되는 것이다. ‘혈액형 별 성격 분석’이 대사를 통해 등장했던 전작 '인어아가씨'를 연상케 하는 ‘혈액형 드립’이 이번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각종 건강 상식도 빼놓을 수 없다. 작가의 시그니처와 같은 이런 요소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다. 당신이 ‘임성한이 곧 장르’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특히 TV가 아닌 넷플릭스라는 OTT를 통해 한국적인 가정의 가치관을 설파하는 드라마를 보는 경험은 모두에게 다른 의미로 남을 것이다.

임성한 작가는 그간 작품에서 친딸을 며느리로 맞이한다는 설정(하늘이시여)이나 겹사돈(보고 또 보고) 같은 개념을 극 전면에 등장시켰다. 그러면서도 인물들은 “함 사세요!”를 외치며 결혼 전야를 즐겼고, 임성한 드라마 속 며느리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새벽같이 일어나 집안일을 했다. 전통적 가족 구조에서 터부시된 설정을 내세우면서도 ‘유교걸’로 살아온 이들이 당연하게 생각할 만한 구태는 잊지 않고 전시했다. .

이번 작품에서도 한부모가정을 ‘결손가정’, ‘외짝부모’로 일컫거나, 여성이 외면을 가꾸지 않으면 남성의 마음이 떠난다는 식의 대사가 반복된다. 앞으로 이런 표현이 얼마나 등장할지 모르지만, 혜령(이가령), 피영, 시은의 선택은 조금씩 선명해지는 듯하다. 가정의 상처를 봉합할지, 또 다른 삶으로 달리게 될지. 가정이 균열 난 자리에, 다시 정상 가족의 형태를 본뜨는 인물들이 자리한다면, 그것이 임성한이 내린 가족에 대한 결론이라 이해해도 될까.

TV조선 주말 밤 9시 방송

전문은 빅이슈 246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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