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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아이돌과 찰떡궁합! 요즘 가장 핫한 일러스트레이터

조회수 2021. 2. 26.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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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서영 일러스트레이터 인터뷰

원하는 꿈의 세계를 선택할 수 있다면 권서영 작가의 작품 속으로 떠나보고 싶다. 유령과 마주 앉아 피자를 먹거나 유영하는 분홍돌고래의 옆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질주하는 꿈. 책 표지와 앨범 커버, 그림책, 바이닐에 이르기까지 컬래버레이션을 하지 않은 분야가 거의 없는 권 작가의 세계는 그림 속 세계처럼 더 멀리 뻗어가는 중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꿈의 세계를 창조하는 사람의 세계는 어떻게 직조되어 있을까. 그림과 글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무한히 확장하고 있는 권서영 작가에게 일과 일상에 대해 물었다.

권서영 작가의 <Seoul Night>.

Q.

꿈속의 이야기가 연상되는 초현실적 세계를 주로 그리시는 것 같아요.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나요?

A.

아이디어는 어디서든 낯선 것을 마주칠 때마다 얻는 것 같아요. 책을 읽다가 어떤 문장에 꽂히면 거기서 이미지를 연상해서 메모해놓기도 하고요. 노래를 듣거나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연상되는 다른 생각에 빠지기도 해요. 억지로 생각을 위한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일상에서 취미 활동을 할 때 마주치는 단상들이 아이디어의 씨앗이 되는 것 같습니다. 초현실적 세계는 그리고 싶은 아이템들이 어울리지 않거나 엉뚱한 장소나 시간에 모일 때 나타나는 효과인 것 같아요. 확실히 평범한 일상을 그리기보다는 좀 이상한 장면을 그리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요.

Q.

얼핏 1990년대를 풍미했던 애니메이션 <달의 요정 세일러문>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해요. 작가님의 그림 세계에 영향을 미친 콘텐츠는 어떤 것들인가요?

A.

그럴 수 있어요. 제가 어릴 때 열심히 본 TV 애니메이션들이 제 취향과 미감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 테죠. 그런데 저는 일본 애니메이션도 좋아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미국 MTV의 '다리아'(Daria)였어요. 시니컬한 고등학생이 주인공인데 간결하고 스타일리시한 그림이나 내용이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또 지금은 아니지만 팀 버튼의 작품들도 10대 때는 굉장히 좋아한 기억이 납니다.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가상의 이야기보다는 그림이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표현되는 스토리텔링이 흥미로웠어요.

권서영 작가의 <Siru>.

Q.

작품에 여성이 자주 등장하는데, 전에 한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딱히 남자를 그릴 이유를 못 찾은 거 같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도 생각에 변화가 없으신가요?

A.

스토리 면에서는 제가 여성이다 보니 남자의 시점에서 뭔가를 그리는 건 상상이 되지 않아요. 그림의 소재로서 남성 인물을 그릴 수도 있지만 일로 요청받지 않는 한 그리고 싶은 적이 별로 없어요. 싫어서라기보다 남성 인물 이외에 그리고 싶은 게 엄청 많으니까요. 표현하고 싶은 대상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아요.

Q.

여성 아이돌 그룹과 케미스트리가 좋아요. 레드벨벳 앨범 커버와 ‘환생’ 뮤직비디오에 참여하셨고, 블립 매거진을 통해 그룹 아이즈원을 재해석하셨어요.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과 앨범에 대해 들려주세요.

A.

좋아합니다. K팝도 제 감수성의 한 축을 구성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10대부터 줄곧 K팝 등 대중음악을 들으며 자랐으니까요. 제가 콘셉트와 음악적인 면에서 가장 좋아한 그룹은 f(x)입니다. 앨범은 샤이니의 정규 3집 Chapter 1 'Dream Girl-The Misconceptions of you'를 좋아해요. 두 그룹은 음악이 듣는 재미가 있고 앨범 커버 또한 아주 감각적이에요.

권서영 작가의 <Midnight Restaurant>.

Q.

작가님의 그림체와 세계관을 좋아하는 팬이 아주 많아요. 그런 작가님에게도 슬럼프나 위기가 온 적이 있는지 궁금해요. 어떤 점이 힘들었고, 그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나요?

A.

일만 하다 보니 번아웃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 적이 있어요. 슬럼프와는 좀 다른데, 모든 게 버겁게 느껴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기분이 지속되더라고요. 그땐 제가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사랑하는 다른 창작물을 보며 ‘나도 멋진 작업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조금씩 심었습니다. 그리고 번아웃이란 게 결국 완벽주의, 결과에 집착하는 성향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저 자신을 지나치게 몰아붙이지 않으려고 해요.

Q.

여성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현재의 화두는 무엇인가요?

A.

기회에 감사하고 겸손하되 최선을 다한 자신의 결과물을 낮춰 보지 않을 것. 제가 대표성을 띤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으로서 답해봅니다.

Q.

빅이슈의 이번 스페셜 주제와 관련해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한말씀 부탁드려요.

A.

요즘 고정자산의 가치가 크게 올라 불로소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노동의 가치가 화두에 오를 때가 많아요. ‘어휴, 이렇게 일해서 언제…’ 하고 탄식하는 정서가 각종 커뮤니티에 퍼져 있는 것을 종종 목격해요. 저 또한 맥이 빠질 때가 있고요.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가치라는 데 동의하지만, 일이란 게 결국 일상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삶의 부분이자 과정이잖아요. 저도 예전엔 일을 통해서 이상적인 성취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그게 뭔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런데 요즘은 일은 과정의 일부고, 이 과정은 인생이 끝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걸 깨닫고 단기적인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어떻게 더 재밌게 일해볼까, 그려볼까’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합니다. 어렵지만요.

인터뷰 전문은 빅이슈 245호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권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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