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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원조 남편찾기 드라마 '느낌'에서 우희진 짝은?

조회수 2020. 10. 29. 14: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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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부는 바람' '겨울연가'의 윤석호 피디 인터뷰
드라마 '느낌'(1994)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 최루성 짙은 멜로 드라마가 한류 바람을 몰고 오면서 윤석호 감독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사실 그는 '프로포즈'와 '느낌'등의 90년대 신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최초의 한국 트렌디 드라마를 만든 감독이기도 하다. 윤석호 피디에게 당시 드라마 만들 때의 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드라마 '느낌'(1994)


옛날 드라마 이야기를 좀 해보면 '느낌'은 최초의 트렌디 드라마였다. 세 형제 중 우희진이 누구와 이어질지 알 수가 없었다. 원조 '남편찾기' 드라마였다. 지금도 찾아보면 '느낌'의 결말에 관해 묻는 사람들이 있다.

이정재와 이어지지 않았나. (빅이슈- 아니다. 이정재가 친오빠였다.) 아, 그랬나? 마지막에 바꿨나? 다시 봐야겠다.(웃음) 너무 오래됐다. 아마 작가랑 마지막까지 누구랑 이어질지를 정해놓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웃음)


'느낌'이나 '프로포즈'를 보면 지금은 성립되지 않는 장면이 많다.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면 바로 해결될 일인데 그땐 그게 없어서 서로 엇갈린다.(웃음)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할 수 없는 방식의 사랑 이야기도 있다.

SNS 시대가 되면서 서로의 모든 걸 파헤칠 수 있게 됐다. 사랑에는 모종의 신비가 필요한데 비밀이 없어졌다. 지금은 SNS를 통하면 상대에 대해 다 알 수 있다. 나는 모호한 신비가 주는 아름다움을 경험한 세대인데, 지금은 그런 떨림을 경험하기 어렵겠구나, 안됐다…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다.(웃음) 

윤석호 감독, 사진 강민구

본인의 과거 드라마를 다시 보나.

잘 안 본다. '겨울연가'를 주제로 강의할 때가 많아서 '겨울연가'만 가끔 강의 준비하면서 본다. 



요즘은 PD나 작가들이 방송국이 아니라 넷플릭스나 카카오TV와 손잡고 제작하기도 한다. VOD 플랫폼에는 관심이 없나.

그 시스템에 대해 견문이 전혀 없다. 잘 몰라서 생각해보지 않은 면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내가 유행을 못 쫓아가는 성향일 수도 있다. 어떤 채널을 통해 보여줄지보다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에 주로 매달린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어떤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을까. 이런 기초적인 창작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작품을 자주 못 하는 것 같다. 내가 프리랜스 PD였다면 연출을 제안받으면 편하게 여기저기서 만들었을 거다. 하지만 내 제작사를 가지고 있는 오너 PD라 이 안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 '마음에 부는 바람'은 일본에서 영화 연출을 제안받아서 그쪽에 혼자 가서 만든 거라 그나마 빨리 진행됐다. 

'마음에 부는 바람' 11월 5일 개봉

‘첫사랑과의 우연하고 운명적인 재회’. 이번 영화에서도 윤석호 하면 떠오를 만한 소재가 총망라되어 있다. 계속 첫사랑 이야기를 하게 되는 이유가 있나.

그것도 우연히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반복되더라.(웃음) 내가 첫사랑에 큰 가치를 두는 편이다. 어른이 되고 보니 그때가 가장 순수했던 것 같아서. 사랑에 면역력이 없을 때  타인에 의해 내 감정이 좌지우지되는 거다. 그건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인간의 순수한 감정이라는 측면에서 가치를 높게 두는 것 같다. 나는 첫사랑에 인간의 순수성을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본다. 늦게라도 사람을 뒤흔드는 감정을 찾다 보니 첫사랑 이야기를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


'느낌'의 우희진, 첫사랑의 상징과 같은 이미지로 당시 인기를 얻었다

모든 연출작에서 로맨스를 다뤄왔다. 본인에게 로맨스란 무엇인가.

사랑에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일상을 공유하는 사랑, 하나는 신비가 유지되는 사랑. 내가 생각하는 로맨스는 설렘이 유지되는 신비한 사랑 쪽이다. 그런 사랑을 다루는 드라마를 만들어왔다. 로맨스는 설렘이 있고 상상력이 발휘되는 그런 좋은 순간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연애소설이 ‘두 사람이 결혼했습니다’ 하면 끝난다. 결혼은 현실이고 인간을 성장시킨다면 로맨스는 사람을 계속 설레게 한다. 나는 남녀 주인공이 끝내 함께하지 못하고 서로를 그리워하며 사는 것도 해피 엔딩이라고 본다. 꼭 결혼하고 영원히 함께해야 해피 엔딩이 아니라.



윤석호 감독, 사진 강민구

'겨울연가' 방영 1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준상과 유진의 후일담으로 두 사람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을 거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결혼한 두 사람에겐 로맨스가 없는 건가. '가을동화'는 새드 엔딩이지만 오히려 그 편이 해피 엔딩인가.

아, 그런 말을 했었나. 인터뷰 당시에는 결혼하기 전이었나.(웃음) 함께 일상을 꾸려가는 사랑도 물론 중요하다. 근데 일상이 되지 않은 미완성의 사랑도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헤어졌어도 마음속에 계속 바람이 부는 거다. 그 바람이 불 때마다 사랑을 하고 있는 거다. 둘이 같이 떠나서 결혼하고 잘 산다고 그게 꼭 해피 엔딩이 아니라. 

'겨울연가'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 기획 중이다. 신인 작가와 같이 대본을 쓰고 있는데, 작업하다 보면 결국 거기에 또 내가 투영되더라. 우리 때는 대본에 문학적인 베이스가 많았는데 요즘 작가들은 영상 세대라 대본이 영상적이더라. 작업 방식이 달라서 나는 내 방식대로, 작가는 또 작가대로 하며 대화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재치를 그 친구한테 배우기도 하고, 상호보완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선하고 아름다운 것,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영상을 계속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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