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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코리아

흑인이라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인종 차별'을 겪는 사람들

구독 취소, 더 나은 공동체가 되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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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올해 상반기는 너무 피곤했다. 소위 말하는 코로나 블루 때문일 것이다. 나는 잇달아 닥쳐온 사회 문화적 격변 때문에 유난히 심한 혼란을 겪었던 것 같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 소비하던 콘텐츠가 사회 문화적 격변의 논의의 중심이 되어 더 이상 마음 놓고 소비할 수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Black Lives Matter(이하 BLM) 때문에 가장 심란한 시기를 겪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영미권에 살지도 않고 시민권도 없다. 하지만 자가 격리 기간 동안 거의 유튜브를 끼고 살다시피 했던 사람으로서 나의 쉼터가 전쟁터로 되었을 때 동요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이 공간에서 소개할 만큼 애정하던 유튜브 채널이 각기 다른 이유로, 하지만 공통적으로 BLM 움직임이 시작된 이후로 업로드를 중단하게 되었다. 


BLM과 유튜브

출처Bon Appetit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인해 흑인 시민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BLM은 약 7년 만에 다시금 큰 운동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얼마 있지 않아 내가 즐겨보던 Bon Appetit 채널의 영상 업로드가 멈췄다. 처음에는 단순히 내부적 문제에 의한 것이겠거니 했는데 이런 내용의 댓글을 보게 됐다. “너무 재밌는데 흑인 셰프는 무급으로 출연한다니 유감이네요.” Bon Appetit는 동명의 푸드 매거진 소유의 유튜브 채널로 셰프들의 작업 환경을 꾸밈없이 보여줘서 아주 ‘무해’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지난번에 소개한 적 있다. 한편 ‘뉴욕에서 촬영하는데 셰프가 거의 다 백인이네’라는 생각은 늘 은연중에 했었고 BLM 이후에는 더욱 자주 했던 것 같다. 


이윽고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몇 년 전 흑인분장을 한 Bon Appetit 편집장의 사진이 다시 등장한 것으로 시작해 유색 인종 셰프들은 출연비를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중 일부는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력이 15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인 셰프들을 보조하는 위치에 놓이는 등, 백인 직원들과 비교했을 때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었다. 이런 인종차별은 Bon Appetit만 아니라 'Vogue' 같은 매거진을 함께 소유하고 있는 모기업 Condé Nast의 고질적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구독자의 딜레마

사실 위와 같은 사례는 비교적 ‘쉬운’ 편에 속한다. Bon Appetit는 대기업 소속 회사고, 영상에 출연하는 셰프들은 본업이 유튜버도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개인 유튜버가 아니기 때문에 구독자와 제작자 간의 각별한 유대도 상대적으로 적을뿐더러 ‘처벌’과 ‘책임’에 대한 의무가 완전히 구독자와 제작자에게 있지는 않다. 


한편 개인 유튜버가 진행하는 채널은 구독자와 형성하는 유대와 신뢰에 완전히 의존하는 형태를 띤다. 이는 상당 부분 유튜브의 장점으로 작용해왔다. 유튜버 셰인 도슨의 경우 10년 이상 유튜브에서 활동하면서 탄탄하고 컬트적인 팔로잉을 보유한 덕분에, 유튜브 알고리즘에 맞춰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고 몇 개월에 한 번씩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기획할 수 있었다. 한편 1, 2차 BLM을 거치면서 그가 과거에 했던 수많은 인종 스테레오타입에 의존한 농담, 그리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한 성적 농담 등이 다시금 회자되었다. 

출처Shane Dawson ‘taking accountability’

이에 대한 답변을 담은 영상이 업로드됐지만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셰인을 지지하고 신뢰했던 구독자의 다수는 그가 이런 선택과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성장 배경’이나 ‘정신 질환’ 같은 이유를 들면서 정당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 중에서는 꼬박 10년이라는 세월을 셰인 도슨과 함께한 사람도 있고, 그의 영상을 보면서 힘든 시절을 극복한 추억을 가진 이들도 있다. 따라서 그의 구독자들은 현재 이런 긍정적인 기억조차 부정해야 하는 듯한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이런 갈등을 호소하는 이들은 한둘이 아니다. 셰인 도슨의 레딧(Reddit) 페이지는 현재 (구)구독자들끼리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장소가 되었다. 그의 인종 혐오적 농담이 곁들여진 영상을 보면서 자란 경험을 이야기하는 흑인 여성도 있고, 셰인 도슨의 혐의를 부정하다가 이번을 계기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고 고백하는 이들도 있다. 어떤 이는 유튜버를 덜 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유튜브의 지속 가능성

출처픽사베이

나는 늘 유튜브가 유저가 힘을 갖는 대안 미디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여기서 ‘존재하기 어렵다’고 호소할 때 우리가 만든 이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처음으로 되돌아보고 질문하게 되었다.


유튜버는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전적으로 지게 된다. 한편 유튜버의 미덕으로서는 ‘진정성’과 구독자와의 끈끈한 관계 등이 강조되는데, 이것이 훼손된다면 그들은 영원히 사라져야만 하는가? 예전에는 이에 대한 답을 전부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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