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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코리아

아련했던 그때 그 시절, 레트로 감성 가득한 탑골가요

장 볼 때 들었던 90년대 명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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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동네 마트는 건조하고 뻣뻣하다. 야채 코너와 정육 코너의 갑작스러운 냉기, ‘다이소’에 있을 만한 주방 집기들이 진열되지 않고 쌓인 코너 속 공간, 우유로 시작해 맥주로 끝나는 넓고 긴 냉장고. 


하지만 나에게 이마트도 롯데마트도 아닌, 대부분 1층짜리인 동네 중소형 마트의 인상을 강하게 만드는 건 공간과는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90년대 가요다.


출처픽사베이

사실 대형 체인마트에서는 이어폰을 끼고 싶어진다. 반복되는 로고송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 홈페이지엔 ‘핑크퐁 디저트송’, ‘핑크퐁 키커송’ 같은 어린이 손님을 공략한 음악부터, ‘옹헤야 이마트롯(이마트와 트로트의 합친 말인 듯하다)’, ‘군밤타령 이마트롯’ 같은 여러 버전의 트로트 음악이 올라와 있다. 혼자 쇼핑을 가면 슬프게도 대화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로고송과 나, 둘만 마트에 남겨진 느낌이 든다.

당신의 ‘마트 음악’은 무엇인가요

출처지누, '엉둥한 상상'

기억 속 마트 배경음악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단서를 찾고 싶었다. 주변인에게 ‘마트 음악’에 대한 추억을 물었다. “예전에 일하던 작은 마트에서도 늘 음악이 나왔어요. 대신 몇 곡이 반복됐었죠.” 4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마트 직원들이 다함께 빅뱅의 ‘루저’를 들을 수밖에 없던 때를 기억한다. 처음엔 신나게 들었지만, 사업장 방침상 몇 곡의 노래를 반복해서 듣다보니 나중엔 진절머리가 났다고 했다. 노래의 반복이나 선정에 마트마다 차이가 있을까? 


이번엔 유튜브에서 ‘마트 음악’을 검색했다. 범상치 않은 섬네일이 눈에 띄었다. 제목의 모든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하루 종일 틀어도 좋은 추억의 K-POP’. 그것도 1990년에서 2000년까지의 음악을 정확히 다루고 있다. 

출처김현정, '실루엣'

마침내 기억 속의 빠른 BPM, 조금 정신없는 가사가 등장했다. 점점 고음으로 치닫는 90년대 특유의 곡 진행도 마트에서 듣던 그대로다. 몇몇 곡이 특히 귀에 꽂혔다. 김현정의 ‘실루엣’, 지누의 ‘엉뚱한 상상’이다. 영상엔 노래 제목이 제공되지 않아서 어플로 검색해 원곡을 찾았다. 음질이 좀 나쁜 듯하지만, 신나는 비트는 언제나 음질에 우선하는 법이다.

‘마트 리믹스’는 영원히

출처소찬휘, 'tears' 뮤비

‘마트 음악’을 따로 모아둔 영상이 존재하는 것과 더불어 신기한 건, 기억 속의 노래와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효과음이나 추임새, 종종 화음이 들어가는 부분의 목소리가 원곡과 차이가 있었다. 마트에서 국수 면을 고르다가 소찬휘의 ‘Tears’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아주 익숙한 노래인데도 낯선 느낌이었다. 누가, 왜 리믹스 했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지만 이것대로 듣는 매력이 있다. 해당 영상엔 누군가 “집안일을 하면서 듣기 좋다.”는 칭찬을 했는데, 과연 재고 정리나 계산 등의 업무, 설거지 등을 하면서도 듣기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최신곡이었을, 더 오래전엔 카세트 플레이어로 재생되었을 노래는 여전히 어느 마트에선 배경음악으로 기능한다. 시간이 흘러, 나는 마트의 가요를 즐겁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오래전 작은 마트에서 마주쳤던 얼굴들은 정돈되지 않은, 가끔은 조악한 90년대 가요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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