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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코리아

동거하는 게이 커플로 산다는 것

반려,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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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가족이세요?”
“아 그게, 가족은 아니지만 같이 살고 있어요.”
“그럼 따로 다시 신청해주세요.”

얼마 전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를 신청했다. 수혜 자격 유무를 떠나 한 가지 궁금했던 건 동거 커플인 우리를 1인 가구 혹은 2인 가구 중 행정상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출처Pixabay

며칠 뒤 거주지 동주민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두 분 가족이세요?” 담당 공무원의 간단하고 명료한 질문에 답을 고민하는 짧은 순간 동안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올해로 동거 7년 차인 우리는 생활 동반자로서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가족은 아니지만….”이라는 말이 먼저 나와버려 스스로 적잖이 놀랐다. 


이후 ‘신청이 반려되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나니 그냥 가족이라고 한번 말이라도 해볼 걸 그랬나 싶은 후회도 들었다.

재난영화 속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출처Pixabay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없을까. 상실감을 가진 사람들은 마음속에 노스탤지어가 있다. 별다른 증명 없이도 모든 것을 이해받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그려본다. 


이럴 땐 우리가 함께 심은 나무를 생각한다. 우리가 함께 사는 집, 함께 키우는 동물, 함께 심은 나무. 비록 법적 효력은 없더라도 모두 삶의 증거다. 눈앞에 닥친 재난에 비극적 결말을 떠올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또 가족이 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할 것이다. 응급실에 실려가도 보호자가 되어줄 수 없는 상황같이.

 

그래서 2020년 코로나 시대의 문자메시지 ‘반려되었습니다’라는 짧은 한마디를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 언젠가 진정한 ‘반려’ 가족이 될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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