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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만든 섬'에서 평생 고립되다가 굶어죽는 길고양이들

조회수 2020. 4.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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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동의 역사, 살아남은 아이들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재정비촉진구역, 통칭 ‘이문동  재개발지구’에 남은 길고양이들의 삶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이문냥이 프로젝트’의 활동가 김꼭빵(활동명), 에스펜(활동명)이다. 이들은 곧 철거 예정인 재개발지구에서 구조한 길고양이들을 돌본다. 새로운 곳에서의 묘생(猫生)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이날은 이문냥이 프로젝트 활동가들과 한국외대 동아리 ‘냥만외대’ 회원, 자원봉사자가 쉴 틈 없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 손으로 고양이가 있는 케이지를 살짝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케이지 바닥에 빗자루를 집어넣어 먼지와 모래, 쏟아진 사료 등을 능숙하게 쓸어낸다. 고양이도 익숙한지 얌전하다.

직접 케이지 만들고, 달래가며 청소하고

활동가와 봉사자들은 네트망을 구매해 직사각형의  케이지를 만들었다. 밥과 물을 주고 청소를 하려면 수시로 케이지를 여닫아야 한다. 그래서 임시보호소 한쪽엔 늘 잠금장치인 케이블타이가 수북이 쌓여 있다. 


마침 자원봉사자 정인(활동명) 씨가 고양이 케이지를 청소하고 있었다. 자원봉사를 하게 된 이유를 묻자 정인 씨가 울컥했다. “제가 키우는 아이도 길에서 구조했어요. 고양이들이 다 남 같지가 않고…. 자주 오가던 동네에 고양이들을 위해 애써주는 사람이 있는 걸 보고 시작했어요.”

오늘은 꼭 구조되기를

고양이 구조를 위해 김꼭빵 씨와 길을 나섰다.  준비물은 습식 캔과 신문지 몇 장, 통덫(포획틀). 바쁜 활동가들은 한 손에 여러 물건을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것이 익숙하다.


큰 길을 여러 차례 돌아  재개발지구로 들어섰다. 어느 빈집엔 널브러진 못 등 공사 자재가 보였고, 이곳에선 고양이가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활동가들은 이제나저제나 아픈 고양이들이  걱정이다. 예컨대, 구내염을 앓는 고양이들은  먹는 것이 고통스러워 음식을 삼키지 못한다. 굶어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에 김꼭빵 씨는 폐허 속에 있는 고양이들이 꼭 나와주길 바라며 통덫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구조를 위해 또다시 발걸음을 바삐 옮긴다. 죽어가는 가엾은 생명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고립되어 있을 길고양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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