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것들 사용설명서

조회수 2020. 3. 13. 19: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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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밀레니얼이 우리 곁으로 밀려온다!

밀레니얼은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기존엔 밀레니얼 세대가 기성세대에 의해 영양가 없이 분석됐는데요, 이제는 이러한 현실을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밀레니얼을 포착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밀레니얼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요즈음. 밀레니얼 세대와 일하고, 놀고, 생활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네 권의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1.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 / 이은형 지음, 앳워크

경영학자 이은형이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밀레니얼 세대를 조명한다. ‘공사구분’에 섭섭해하는 ‘부장님’들의 사례를 들면서, 그들에게 ‘요즘 친구들’, ‘신세대 사원’으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를 왜 받아들여야 하는지 설득한다. 또 밀레니얼의 취미는 특이하고, 그들의 말에는 날이 서 있다고 느끼는 경영진들에게 밀레니얼을 제대로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경영진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은 소모적이지 않다. 이 세대를 인정하자는 제안은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장벽을 없애는 것이 우선되어야 함을 뚜렷이 한다.


‘세대차이’에 대한 재확인, 극복할 수 없는 갈등만을 부각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 특별하다. 나아가 인정과 존중에 대한 중요성과, 세상은 더 이상 기성세대만의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풀어놓는다. 책은 기업 운영자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쓰여 있지만, 누구나 읽어도 흥미로울 내용들이다. 유수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터득했는지 정리한 점이 유용하다. 특히 ‘CEO를 위한 경영레슨’ 챕터는 기업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정보일 뿐 아니라 조직에 적응하고 또한 변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힌트이기도 하다.

2. <언유주얼> / 월간 스튜디오봄봄
‘밀레니얼로 불리는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로서 조명한다.’ 무크지 <언유주얼an usual> 속 필진들은 연결되지 않을 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유쾌함을 뿜어낸다. 취향의 도록을 글로 읽는 듯하다. 독특한 앨범아트를 한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하거나, 한 예술가의 작품을 몇 페이지에 걸쳐 소개하기도 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치 다른 장르의 책을 읽는 듯한 디자인은 내용에서도 비슷하다. ‘덕후 문화’를 다룬 6호 ‘도덕책’은 참으로 깊고 넓은 덕질 이야기를 담는데, 그 종류를 발굴한 손길이 신기할 뿐이다.  

글의 형태도 수필, 시, 대본(!) 등으로 다양하고, 유머러스한 글들은 <언유주얼>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영양제, 디저트, 팬송, 덕질의 덕질인 목록 만들기까지 다양한 글감이 엮여 있다.책의 앞 뒤 어디서부터 읽어도 자연스러운 흐름이 좋다. 시인들의 작품이 있는 페이지는 근사한 문학 계간지를 읽는 듯하고, 폐허가 된 놀이공원이나 서울의 일상을 찍은 사진들은 ‘힙’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크게 확대해놓은 듯하다. 페이지마다 언뜻 달라지는 글꼴, 규칙의 경계가 뭉개진 배치가 마음에 쏙…. 덕질 도덕책에 대한 ‘덕질’이 시작된 것 같다.
3. <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 / 헬렌 레이저 지음, 강은지 옮김, 아날로그(글담)

밀레니얼은 왜 가난할까? 밀레니얼을 현재 20대로 한정한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취업난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취업난으로 청년 세대가 사회에 안착하지 못하고 저임금 노동이나 시간제 일자리를 전전하느라 소득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그러니 이 모든 게 취업률을 높이지 못하는 정부 탓이다! 라고 결론 내리면 얼마나 손쉬운가. 하지만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헬렌 레이저의 <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는 그 복잡한 이유를 자본주의의 태생적 구조에서 찾으며 우리가 한동안 잊고 살았던 마르크스에 빗대어 자본주의를 해체한다.


사실 이 책은 밀레니얼에 대한 세대론적 접근보다는 현재의 불평등 구조를 비판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리고 이 상황을 타계할 수 있는 유일한 혁명 세력이 밀레니얼 세대라고 덧붙인다. 왜냐하면 밀레니얼은 부모 세대에 비해 높은 교육 수준을 자랑하며, 그로 인해 불평등 구조에 대한 인식을 갖추고 있으며 불공정에 대한 분노를 내면에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사상을 주창하는 색깔론적인 책이 아니기에 저자에게는 마르크스조차도 풍자의 대상이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웃기고 재미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의 빈곤 데이터를 봐도 마찬가지다. 이 자식들은 애플의 운영체계 업그레이드만큼이나 자주 빈곤 기준을 바꾼다.” 114쪽 “흥미롭게도 서구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수행하던 일자리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중략) 그리고 남성들은 자신의 가난을 설쳐 대는 여성 탓으로 돌리기 시작할 것이다. 120쪽”
4. 세대 / 편집부 편, 민음사

민음사에서 나온 인문 잡지 <한편>의 첫 주제는 ‘세대’이다. <한편>은 새로운 세계를 새로운 세대가 탐구한다는 목표로 '당사자성'을 내세운다. 민음사의 젊은 편집자들이 잡지를 만들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이 그 주제에 대해 ‘당사자’가 되어 글을 쓴다는 설명이다. 첫 주제는 88만원 세대에서 삼포 세대라는 꼬리표를 붙인 청년 세대, 밀레니얼이 주제이고 이번 《빅이슈》에도 글을 쓴 김선기 연구원의 글도 만나볼 수 있다. 청년세대라는, 이미 너무 많이 다뤄졌고 더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게 없는 주제로 다양한 글을 실으려 한 노력이 엿보인다.


페미니즘, 1020 탈코르셋, 20대 남자 문제, 밀레니얼의 가족 인식, 중국 청년과 베트남 청년에 대한 이야기, 영화 <벌새>의 성장담과 기후위기에 대한 논의까지. 의제를 너무 광범위하게 넓혀서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이지 않는데 그게 밀레니얼이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페미니즘에 대해 접근한 글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꼬집으며 ‘더 많은 청소년을 만나야 한다’고 말한 정혜선 필자의 ‘미래세대의 눈물과 함께’는 독자에게 울림을 남긴다. 당사자성에 대해 말하기, 이번 《빅이슈》에서도 밀레니얼에 대해 쓰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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