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MIL 군사세계

할리우드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에
요원들과 함께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작전을 지휘하고 전투 자원을 투입하는
하늘을 떠다니는 항공모함이 등장한다.

미래에나 가능한 일로 생각되지만
2차대전 시기 미국과 소련 등에서는
이미 공중항모를 만들어 운용했었다.

1차대전에 독일은 체펠린이라는

비행선을 만들어 역사상 초유의

영국 본토 폭탄 투하를 감행했다.

독일의 비행선에 영감을 받은 미국은
비행선에 비행기를 수납할 수 있는

Akron급 공중항모 2대를 개발한다.

1931년 완성된 자매함 Akron과 Macon은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 물체 중 하나로
길이가 239m, 동체 지름이 40m나 된다.

폭발하기 쉬운 수소 대신 안정적인 헬륨을

채워 띄웠고 실제 비행기를 실어 운용했다.

아크론급 공중항모에 수납한 비행기는
F9C 스패로우호크 복엽식 전투기였다.

공중항모로써 아크론급은 비행 중 수납한
비행기를 후크에 걸어서 내려 이함시켰고
비행선에 복귀할 때는 비행기가 속도를 맞춰
날다가 후크를 걸어 올려 회수하는 방식이다.

강도도 떨어지고 기술적인 한계로
운용 중 발생한 사고가 많았는데 결국
악천후에 기계적 결함과 통제력 상실로
Akron은 1933년에 대서양 바다에
Macon은 1935년에 태평양 바다에
추락하며 공중항모는 파국을 맞는다.

기동성도 좋지 않고 방호력도 없는
거대한 비행체는 공중에 떠있는
손쉬운 표적일 수 밖에 없는 한계로
미국은 공중항모 계획을 접고 만다.

비슷한 시기 공중항모에 관심이 있었던
소련은 TB-1 폭격기에 I-4 전투기 2대를
업어 운용하는 Zveno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크기가 작아 연료를 많이 실을 수 없어
항속 거리가 짧았던 소형 전투기를
작전 구역으로 운반해 운용함으로써
작전 범위를 늘리는 장점이 있었지만
난기류가 발생하는 모선에 착함하기
어려워서 기지로 귀환하는 방식으로
작전은 마무리 되어야 했다.

공중항모의 가능성을 보았던 소련은
더 큰 TB-3 폭격기의 날개 위, 아래로
매다는 전투기 수를 늘려보기도 하고
동체 하단에 후크를 달아 전투기를
회수할 수도 있게 업그레이드 했다.

1941년에 독일의 동맹 루마니아의
주요 목표물을 파괴하는 전과를
여러 차례 올리기도 한 Zveno는
실전 투입된 유일 공중항모였지만
신형 무기들에게 공중에서의 우위를
뺏기면서 1942년에 결국 퇴역한다.

이후로도 공중항모 체계에 대해
다양한 방식의 연구가 있었으며
1970년대에 보잉 747을 이용해
10대의 소형 전투기를 공수하는
개념을 선보였고 기술적으로도
실현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다만 무기체계와 기술의 발전으로
항공기의 항속 거리가 증가하고
공중급유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되고
미사일체계 기술도 크게 발전하면서
전투기의 임무를 많이 대신하게 된다.

또한 공중항모를 구현할 기술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 되었지만

바다로 접근하는 항공모함이

전세계 어떤 내륙 지역까지도
전력을 도달시킬 수가 있으며
탑재 자원 규모도 항공모함이
월등한 탓에 효용성만으로는
실현할 요인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무인기를 활용한
무기체계가 활발히 연구되면서
무인기를 실어 전장에 투입하고
회수하는 무인기 모선 역할을 할
공중항모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구성 및 제작 : 디지틀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