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율 반토막 난 ROTC, 초급간부 확보를 어찌할꼬?

조회수 2020. 12. 29. 13: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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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시크릿> 일부 대학은 정원 미달, 자질 하락 논란도
출처: 연합뉴스
ROTC 임관식에서 소위 계급장을 단 남녀 신임 장교들이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지난 9월 군 수뇌부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인물은 남영신 신임 육군참모총장입니다. ROTC(학군사관) 출신으로는 창군 이래 처음으로 육군 최고 수뇌가 됐기 때문입니다. 현정부 들어 ROTC 등 이른바 비육사 출신들은 과거 정부에 비해 진급 등에서 ‘배려’를 받고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그런데 ROTC 지원자들은 해마다 급감해 군 당국의 초급장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오늘은 ROTC 지원자 급감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 임관 소위의 73%가 ROTC, 58년간 초급장교 20만명 배출


우선 ROTC 지원자 급감 문제가 왜 우리 군에게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인지를 알기 위해선 ROTC가 초급장교 부문에서 차지해온 비중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ROTC는 1961년 창설된 이래 올해까지 58개기 20여만명이 임관했습니다.


현재 119개 대학에 학군단이 설치돼 있고요, 올해 임관한 소위의 73%, 전방 경계 담당 초급장교의 70%가 ROTC입니다. ROTC 관계자들은 육사나 3사(3사관학교)에 비해 낮은 양성 비용으로 현역·예비역 장교전력의 70%를 충원해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ROTC 지원 경쟁률은 6.1대 1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ROTC 지원 경쟁률은 2.3대 1을 기록, 반토막이 났습니다. ROTC 지원 경쟁률은 2015년엔 4.5대1, 2016년 4.1대1, 2017년 3.7대1, 2018년 3.4대1, 그리고 지난해 3.2대1로 해마다 낮아졌습니다.


출처: 조선일보 DB
ROTC 지원자들이 해마다 크게 줄어 경쟁률은 지난 2014년 6.1대 1에서 지난해엔 3.1대 1로 반토막났다.


이 같은 지원율 하락은 육사나 3사와 대비됩니다. 육사 경쟁률은 지난 2016년 31.2대 1이었지만 지난해엔 43.8대 1로 높아졌습니다. 3사의 경우도 5.5~6.7대 1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일부 대학은 정원 미달, 자질 하락 논란도


그동안 후보생 정원을 대폭 축소했지만 일부 대학은 정원미달 사태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수도권 S대의 경우 1990년(28기) 188명이 임관했지만, 내년에 임관할 59기는 29명 정원에 22명만 합격, 7명이 미달됐습니다. 수도권 Y대의 경우 28기는 128명이 임관했지만 59기는 30명 정원에 16명만 합격했습니다. 정원에 무려 14명이 미달된 겁니다. 이같은 지원율 하락과 정원미달 사태는 필연적으로 초급장교의 자질 하락 논란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ROTC 56기의 경우 3996명이 선발됐지만 13%에 달하는 521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임관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교육대학의 경우도 전국 10개 교대 중 춘천교대가 내년부터 ROTC를 폐지키로 함에 따라 ROTC를 운용하는 교대는 경인교대 한 곳만 남게 됐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걸까요? 무엇보다 긴 복무기간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현재 ROTC 의무복무기간은 28개월입니다. 1968년 이후 52년간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병사 복무기간은 같은 기간 크게 줄어들었지요. 병사는 1968년 의무복무 기간이 ROTC보다 8개월이나 긴 36개월에 달했습니다.



◇ 28개월 복무기간 52년간 변화 없어


그뒤 단계적으로 계속 줄어 2011년엔 21개월로 단축됐습니다. 지금은 18개월로 줄어들고 있는 상태입니다. 과거엔 병사들이 ROTC보다 8개월이나 더 군 복무를 했지만 이제는 거꾸로 10개월이나 복무기간이 짧아지게 된 것입니다.


복무기간외에 병사보다 23배나 많았던 봉급과 대기업 등 취업에 유리했다는 점 등도 과거 ROTC 인기의 배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병사 월급이 60만원(내년 병장 기준)에 달하게 됐고 취업률도 지난해 60%에서 올해는 25%로 ‘폭락’했습니다. ROTC의 매력이 곳곳에서 사라지거나 약해진 것이지요.


출처: 뉴스1
학군사관후보생들이 방학 중 하계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실제로 육군학생군사학교가 ROTC 미지망 대학생 19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ROTC에 지원하지 않는 이유로 복무기간(47%), 군사훈련(29%), 취업준비(14%)의 순서로 응답이 많았다고 합니다.



◇ 복무기간 4~8개월 단축안 제시


이에 따라 ROTC 복무기간 단축 등 여러 방안들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ROTC 중앙회는 지난 11월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24개월안과 20개월안 등 두가지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20개월안은 군인사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24개월안은 군인사법 개정 없이 국방부 차원의 결정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ROTC 후보생에 대한 장려금 등을 대폭 인상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내년에 ‘병장 월급 60만원 시대’를 맞는데 ROTC 후보생은 교재지원비 6만8120원과 입영훈련 기간(3개월)중 받는 69만4200원(3학년)~78만8700원(4학년)의 봉급이 전부라고 합니다. 또 단기복무장교 취업지원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취업지원 조직을 보강하는 등의 대책도 필요합니다.


이제 ROTC 지원 하락은 특정 출신의 문제가 아니라 군의 토대를 뒤흔드는 사안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무기간 단축 문제도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머뭇 거리는 사이 이런 지경이 됐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군 수뇌부와 책임 있는 당국자들의 각별한 관심과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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