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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조두순 처벌 강화 목소리.. 미국처럼 보호수용 가능할까?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 건수와 성범죄 출소자의 재범률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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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 후 출소한 조두순(68)이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내 거주지로 향하고 있다

출처뉴스1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8)의 출소를 계기로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관리를 강화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두순은 2008년 9세 아이를 성폭행하고 온갖 잔혹 행위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지만,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형량을 감경받아 징역 12년형을 살고 지난 12일 출소했다.

비록 조두순은 형량을 감경받았지만 '조두순 사건'은 이후 한국 내 성범죄 관련 법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되고, 전자발찌 착용 기한도 최대 30년까지 연장됐다.

특히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면 판사가 감경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와 성범죄자의 재범률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과 범죄자의 출소 이후 관리 방법 정비 등 '법적 공백'에 논의가 더 필요한 이유다.

강화된 성범죄자 처벌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BBC 코리아에 "조두순 사건이 아니었다면 한국이 여전히 주취감경이라는 구시대적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주취감경은 술에 취한 상태로 범죄를 저질렀을 때 형벌을 감형하는 것을 말한다. 형법 제10조 제2항에는 '심신장애로 인해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2009년 무기징역을 구형 받은 조두순은 "만취해 저지른 일이었다"며 감형을 주장했고, 법원은 조두순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당시에도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논란이 크게 일었다.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 후 출소한 조두순(68)이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내 거주지로 향하고 있다

출처뉴스1

조두순 사건 이후 형법은 여러 번 개정됐다. 유기징역 상한은 15년에서 30년으로 확대됐고, 형을 가중할 경우엔 최대 50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됐다. 무기징역의 가석방 요건도 10년에서 20년 이상 복역자로 기준이 강화됐다.

또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죄 공소시효가 폐지됐으며, 전자발찌 착용 기한도 최대 30년까지 연장됐다. 신상공개 제도는 점진적으로 확대돼 성범죄를 저지른 모든 이로 확대됐다.

2013년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성범죄의 경우 법관의 재량으로 심신 미약 감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보호수용이 대안?

하지만 강화된 조처에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14일 경찰청이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13세 미만 아동대상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083건, 2017년 1261건, 2018년 1277건, 2019년 1374건으로 증가했다.

성범죄 재범률도 2016년 4.4%, 2017년 5.3%, 2018년 6.4%, 지난해 6.3%로 증가세다.

이에 따라 미국처럼 '보호수용법'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미국의 보호수용법은 형기를 마친 살인범, 아동 성폭행범 등 강력범죄자 가운데 재범 가능성이 큰 대상을 최장 10년 동안 별도 시설에 격리해 피해자와 주변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호수용법의 지지자들은 전자 감독을 강화하고 CCTV를 늘려도, 집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재범 위험성을 줄이고, 출소 후 사회복귀에 대비하기 위해 보호수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대 측은 보호수용법이 동일범죄에 대한 이중처벌을 금지한 헌법에 반할 뿐 아니라, 재범 가능성을 판단할 기준이 모호해 신체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도입을 반대한다.

실제로 보호수용제가 위헌이란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우리나라에선 이와 비슷한 '보호감호제'가 1980년 도입됐다가 이중처벌 논란으로 2005년 폐지됐다.

지난 12일 새벽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앞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조두순 출소에 반대하며, 도로에 누워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출처뉴스1

'형량 높이고 단계적 석방해야'

정승윤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대안으로 “형량 강화 및 조건부 가석방"을 제시했다.

'조두순 사건을 통해 본 피해자 권리보호'라는 제하의 논문을 펴낸 정 교수는 “미국 일부 주와 같이 강력한 형량을 내리고, 재범 위험이 현저히 적다고 판단될 때 조건부 가석방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형량을 높인 후 가석방이라는 장치를 통해 범죄자의 적극적인 교화를 유도하고, 재범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별도 시설 격리 등 단계적 석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현재 나오고 있는 이중처벌 논란은 모든 절차를 재판 단계에서 마무리 짓기 때문"이라며 “재판 이후의 집행 단계를 전문화시켜 국가가 범죄자의 바람직한 사회복귀까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조두순 입장에서도 12년이라는 형을 살고 나왔는데, 또 다시 처벌을 하자고 하는 것은 의아할 것"이라며 “애초에 30년형을 선고하고, 12년 뒤에 재범 위험성 등을 철저히 파악한 뒤 별도 시설 격리 조건으로 가석방을 했으면 이중처벌 논란이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이 조두순의 오후 9시 이후 외출을 금지한 조처도 언급하며 “판사가 조두순에게 가장 적절한 조치를 알 수는 없다"며 “집행 단계의 실무자들이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한 후, 석방 단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 후 출소한 조두순이 거주하는 경기도 안산시내 거주지 앞에 13일 오전 경찰들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출처뉴스1

피해자의 권리 보호

정승윤 교수는 모든 수사, 재판, 집행 단계에 있어서 무엇보다 “피해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두순 사건을 비롯한 많은 사건에 있어 피해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참작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조두순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가 현재까지도 큰 불안과 분노를 표하고 있는 점과 관련, "재판 단계에서 피해자와 피해 가족의 목소리가 더 반영됐다면, 집행과 석방 단계에서 그들이 불안에 떨지 않을 수 있도록 국가가 조치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판단계에서 범죄피해자는 증거의 일종인 증인에 지나지 않으며, 증인으로 신청되지 않으면 법정에서 판사에게 말할 기회조차 없다고 말했다.

또 현행 증인신문제도는 범죄피해자가 범죄자와 변호인으로부터 반대신문을 당할 부담도 있고, 이러한 반대신문이 범죄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정숙 연구원은 "법 제도를 가지고 영원히 범죄자를 격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사법 시스템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상 처벌이 재범 억제율을 늘려놓지는 못한다"며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를 위해서라도 교정 시설에서 심리치료 등을 통해 범죄자의 재활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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