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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건 이후 12년... 법은 바뀌었지만 불안감 여전한 이유

한국 사회가 바라보는 조두순, 사적 보복에 대한 우려, 그리고 출소 이후 정부 각처의 대응 방안에 대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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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출소 반대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

출처뉴스1

폭행치사, 아동 성범죄 등을 포함한 여러 건의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조두순이 오는 12일 출소한다.

그는 2008년 12월 만 8세 여자 아이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신체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그가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판단하고 주취감형을 적용했다.

당시 사회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약하다며 분노했다.

이후 아동 성범죄 관련 처벌법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처벌법이 강화됐다.

하지만 조두순 본인은 강화된 처벌법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형법 제1조 1항이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새로 만들거나 강화된 성범죄자 재범방지조치를 과거에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에게는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출소일을 앞두고 한국 사회가 바라보는 조두순, 사적 보복에 대한 우려, 그리고 출소 이후 정부 각처의 대응 방안에 대해 정리했다.

여전한 분노

청와대 청원 캡처

출처뉴스1

12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그의 출소 날이 가까워지자 그의 출소에 분노하는 청와대 청원이 여럿 올라왔다.

한 청원자는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한다’고 밝혔고, 다른 청원자는 ‘국민의 절반이 찬성하면 재심을 해달라` 요구하기도 했다.

출소 날 조두순을 찾아가겠다는 공약도 여럿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전직 이종격투기 선수 명현만씨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조두순이 출소하는 날 그를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경기도 안산에 산다는 한 유튜버 또한 ‘조두순을 때리고 오겠다`고 밝혔다.

이에 많은 네티즌은 지지 댓글을 달며 동조했다.

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조두순을 직접 응징하러 가자는 글도 연이어 올라왔다.

회원수 6000명이 넘는 인터넷 카페 ‘조두순 처단협회’의 한 회원은 “공적인 차원에서 해결 못한다면 사적인 차원에서 해결해보겠다”며 “조두순이 나왔을 때 미친듯이 괴롭힐 수 있는 작전 시행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적 보복’ 우려

법의 테두리 밖에서 누군가에게 보복하거나 위해를 가하는 것은 불법이다.

사적 보복 행위 역시 강력 처벌 대상이다. 형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자력구제 금지의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대전고법은 지난 11월 13일 자신의 전 여자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데 격분해 30년 지기를 살해한 A씨에게 징역 25년형을 선고하며 A씨가 “비문명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사적 보복행위를 한 것"이라며 “사회에서 정해진 절차를 지켰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A씨가 “사법 체계에서 규정한 정당한 국가형벌권 행사의 가능성을 없앴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강간범을 살해한 부부가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경찰은 이번 조두순을 향한 사적 보복행위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사적 보복을 방지하기 위해 조두순을 다른 출소자들과 분리해 별도 차량에 태워 내보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공적인 제재는 가능할까?

사적 보복이 아닌 공적인 절차에 따른 재수감 혹은 재심을 요구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2017년과 2018년에 조두순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청원글이 각각 61만여명, 21만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청와대는 “조두순을 무기징역으로 해달라거나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재심 청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은 2017년 청원 당시 “청원 참여자들의 분노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분노의 해결은 법치주의적 원칙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현행법을 현재론 존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소 이후 관리 강화

CCTV와 비상벨 점검하는 경찰관

출처뉴스1

출소일이 가까워지며 출소 이후의 관리에 초점을 맞춘 법안들이 등장했다.

안산 단월을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2일 성범죄자의 야간 외출 제한 등을 강제하는 일명 `조두순 관리강화법`,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김남국 의원은 “조두순 문제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예방과 재범률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을 덜어드리는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성범죄자가 출소한 이후에도 당국의 효과적인 관리를 통하여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할 수 있도록 법무부, 지자체, 경찰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여 제도적 정비에 앞장서겠다”며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윤화섭 경기 안산시장은 “많은 안산시민이 요구하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김남국 의원실에서 준비하는 예방적 수용시설 법안을 적극 환영한다”며 “시 입장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무도실무관급 청원경찰을 신규 채용하고 방범CCTV를 확충하는 등 재범방지를 위한 조처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아동 성폭력범이 출소 후에도 사회와 격리돼 보호수용 시설의 관리·감독을 받게 하는 일명 ‘보호수용법’을 발의한 의원도 있었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지난 9월 조두순 범죄 피해자의 부친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하며 “흉악범을 일반 국민들, 피해자들로부터 격리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편지 속 피해자 부친은 ‘지금까지 온 가족이 악몽 속에 몸부리치며 살았다. 11년 전 영구격리하겠다던 약속을 지켜달라’고 적었다.

한편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7일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법무부가 관장하고 있는 위치추적 관제센터에 경찰관을 파견해 법무부와 경찰청의 공조를 강화하는 등 전자발찌 피부착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일 성범죄자의 거주지 범위 확대 등을 담은 일명 ‘조두순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성범죄자 주소와 실제 거주지 공개 범위 확대, 접근금지 범위에 유치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은 바뀌었지만...불안감은 여전

2008년 일어난 조두순 사건은 성범죄 처벌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표창원 전 의원이 경찰대학교 행정학 교수 시절인 2010년 ‘아동성폭력 재범방지정책들에 대한 검토’ 원고에서 조두순 사건 이후 ‘형량의 상향, 대법원 양형기준 개정, 공소시효 중단,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 확대 및 기간 연장, 신상공개 범위 확대 및 인터넷 공개 등’이 이루어졌다.

한 예로 2010년 “피해를 받은 아동·청소년의 주거, 학교 등으로부터 100m 이내에 가해자 또는 가해자 대리인의 접근을 금지할 수 있다”는 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3호)이 통과됐다.

또 최근 4월에도 정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차단을 위해 강간죄의 핵심인 폭행과 협박이 인정되지 않아도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것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미성년자 의제강간죄 기준 연령을 기존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대폭 상향했다.

또한, 중대 성범죄 예비·음모죄를 신설, 합동 강간이나 미성년자 강간도 중대범죄로 취급해 실제 범행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준비하거나 모의만 해도 예비·음모죄로 처벌하도록 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14일 경찰청이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13세 미만 아동대상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083건, 2017년 1261건, 2018년 1277건, 2019년 1374건으로 증가했다.

성범죄 재범률도 2016년 4.4%, 2017년 5.3%, 2018년 6.4%, 지난해 6.3%로 증가세다.

강화된 조처에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기에 여전히 재발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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