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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합병 추진에 '재벌 특혜' 비판이 나오는 까닭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진그룹과 8000억 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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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스1

한국의 국책은행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인수할 수 있도록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를 위해 한진그룹과 8000억 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부터 경영 악화에 시달리다 지난 연말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항공업계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인수가 결렬됐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채권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금까지 3조 원이 넘는 정부 지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안에 대해 정부가 세금을 들여 대한항공의 모그룹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지켜주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합병안의 주요 내용은?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도록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에 8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자하면,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2조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 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출처뉴스1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의 이유에 대해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 및 코로나 상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항공사의 통폐합이 활발하게 진행돼 1국가 1국적항공사 체제로 가고 있다고 산업은행은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세계 7위권의 항공사가 탄생한다고 산업은행은 말했다.

작년에 합병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나?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부터 경영 악화로 시달려왔다.

2019년 4월 모 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한 후 같은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0년 들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3조 원 이상 늘어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항공 업계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조건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결국 최종시한이었던 9월까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결정을 내리지 않아 계약은 무산됐다.

두 회사는 계약 보증금 2500억 원을 두고 당시 계약 무산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며, 현재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후 한국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금까지 지원받은 3조3000억 원의 차입금 대부분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안에 대한 반응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가운데)은 2019년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후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다

출처뉴스1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다투고 있는 사모펀드KCGI는 “조원태 살리기를 위해 국민혈세를 낭비”한다고 합병안을 비판했다.

KCGI는 16일 낸 입장문에서 "조원태 회장의 단 1원의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하여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 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KCGI는 3자배정 유상증자가 아닌 일반적인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합병안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한진칼의 주식을 인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먼저 청약을 받은 후 미달된 주식(실권주라고 부른다)을 일반에 청약을 받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회사가 별도로 돈을 받고 새로 발행한 주식을 준다.

KCGI는 만일 산업은행이 이렇게 한진칼의 주식을 확보하게 되면,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현재 조원태 회장 일가는 한진칼 지분의 41.1%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KCGI와 반도건설, 그리고 조 회장과 갈등을 겪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주주연합이 46.7%를 갖고 있다. 만약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작용하게 되면 KCGI연합은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진다.

KCGI는 합병안이 언론에 보도된 15일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3자배정” 대신 KCGI를 비롯한 주주연합이 증자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때문에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현 경영진인 조 회장 측과 투자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재벌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경영성과가 미흡할 시 경영진 교체나 해임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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