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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폴란드 헌재, 기형 태아의 낙태 '위헌' 결정

합법적으로 허용된 임신중절 수술 중 98%가 태아가 기형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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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폴란드 여성 10만 명이 낙태법 강화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

출처Reuters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22일(현지시간) 기형의 태아에 대해 낙태를 허용하는 법을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폴란드의 낙태규제법은 이미 유럽에서도 가장 엄격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거의 전면적인 금지를 의미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성폭행과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 임산부의 건강 문제의 경우에만 낙태가 가능하게 됐다.

인권단체들은 폴란드 정부에 낙태 규제를 강화하면 안 된다고 촉구해왔다.

유럽인권위원회는 이날을 “여성 인권의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던자 미자토비크 위원은 트위터에 "이는 낙태 전면 금지와 다를 것이 없으며,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헬싱키 인권재단의 변호사 말고르자타 스줄레카는 BBC와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여성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로 이어질 수 있는 부정당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판결에 앞서 폴란드의 성과 생식건강 권리운동가 안토니나 르완드프스카는 BBC에 “특히 태아가 기형인 경우, 여성에게 임신을 유지하게 강요하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비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우파 민족주의적 성향의 집권 법과 정의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폴란드 하원은 지난해 기형이 있는 경우에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폴란드에서 합법적으로 허용된 임신중절 수술 중 98%가 태아가 기형인 경우다.

폴란드 헌재의 결정은 무엇을 시사하나

Analysis box by Adam Easton, Warsaw correspondent

출처BBC

애덤 이스턴

폴란드 바르샤바 특파원

폴란드에서 시행되는 대부분의 합법적 임신중절 수술은 태아가 기형인 경우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헌재의 결정은 낙태를 실질적으로 전면금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는 이미 유럽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낙태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수년 동안 여론 조사에 따르면 폴란드인 대다수가 강력한 낙태규제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의 주교들과 가톨릭 단체는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에 낙태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물론 법과 정의당은 전통적인 가톨릭 가치관을 지지하지만, 법을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의회와 거리에서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셌기 때문이다.

올해 초 시위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킨 채 시위를 이어갔다

출처Getty Images

2016년에는 폴란드 여성 10만 명이 낙태법 강화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 당시 이들은 ‘검은 시위대'로 불렸다.

지난해 말 여당과 극우 의원들은 이 문제를 법원에서 결정해달라 심리를 신청했다. 폴란드 헌재 재판관 대부분이 법과 정의당에 의해 지명됐다.

이렇게 의회가 헌재로 공을 넘기면서, 감정적인 의회 싸움과 거리의 분노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폴란드 대부분의 대도시에서는 10명 이상 집회가 금지됐다.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는 시위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합법적으로 시술된 낙태는 1000건을 조금 넘었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임신을 중지할 수 있는 여성들도 사회적 시선과 편견 때문에 수술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한편 여성인권단체들은 약 8만 명에서 12만 명 사이의 폴란드 여성이 매년 해외에서 낙태를 시도한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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