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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가스라이팅'... 차별 당하고도 죄책감 들었던 이유

더이상 인종차별은 존재 하지 않는다며 피해자의 호소를 가볍게 치부하는 가스라이팅 수법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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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BC THREE/EMMA LYNCH

인종차별적 가스라이팅은 나 같은 유색인종에게는 언젠간 겪어야 할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심리학 용어인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에 익숙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 용어는 남편이 젊은 부인을 정신병자로 서서히 몰아가는 1944년작 스릴러 영화 '가스라이트'에서 유래했다.

인종차별적 가스라이팅은 인종차별을 둘러싼 심리적 학대와 관련이 있다. 관련 주제 전문가인 미국 시애틀 대학의 앤젤리크 데이비스는 "인종차별 가스라이팅은 희생자가 인종차별 여부에 대해 의심하고 자신의 현실감각을 의심하게 될 때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이들의 목소리 톤을 감시하고, 가해 사실을 부정하고 조작하면서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엔젤리크에 따르면 인종차별적 가스라이팅에 쓰이는 수법은 다양하다. 상대가 기억하는 과거의 일을 반박하고, 상대의 말을 듣거나 이해하길 거부하며, "까먹었다"는 편리한 핑계를 대거나, 상대의 감정이 덜 중요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치부하며, 상대에 따라 진술의 신뢰성이 있는지를 취사선택하고, 피해자를 오히려 비난한다.

다른 사람 좋자고 나를 바꾸는 것

출처CONTRIBUTOR IMAGE

나는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한 남자가 한 말에 경멸감을 느낀 적이 있다. 그는 내가 영국에 소속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너의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외쳤다.

그날 밤 친구에게 겪은 일을 얘기했을 때, 친구는 그 남성이 정말로 인종차별주의자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일이 그런 행동을 촉발한 건지를 물었다. 그러면서 그 일이 어쩌다 일어난 일이라며 더는 인종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친구는 아마 나를 안심시키고자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종차별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건 나 같은 사람의 몫이다.

트라우마 치료사인 다이애나 안잘두아는 '나는 그 일이 인종 차별주의적이었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이런 말은 피해자를 의심하고 피해자의 경험을 인정하지 않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이애나는 "이런 경험은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이애나는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예로 들었다. '더 평화롭게 시위하면 더 많은 사람이 귀를 기울일 것'이라는 말 자체가 본질적으로 인종에 근거해 피해자를 비난한다는 것이다.

내가 겪은 인종차별에 대한 내 친구의 무관심 또한 인종차별의 대표적인 예다. 이런 경험은 당한 사람에겐 정신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는 이 사건 이후 극도로 우울했고 내 온전한 모습을 인정받지 못한 것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이 내가 아닌 무언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나는 히잡을 쓴 이슬람교도나 유색인종으로서의 내 정체성을 깨려는 압박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나를 변화 시키는 일도 없을 것이다.

내가 아닌 나를 강요하는 사회

출처CONTRIBUTOR IMAGE

영상제작자 겸 예술감독인 에제키셀 아킨뉴우는 예술 분야에서 일하면서 인종차별적 가스라이팅을 당한 경험이 있다.

외향적인 성격과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로 동료로부터 '톤 조절'을 받은 적이 있다.

"여러 인종이 모여 있는데 어떤 이가 나에게 '왜 그렇게 시끄럽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원래 그렇게 얘기한다고 하자 그들은 내가 '공격적'이라는 말했다"

이는 이즈키셀에게 일어난 인종차별적 가스라이팅의 한 예일 뿐이다. 그는 "나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는" 느낌을 묘사했다.

"내가 고향이라고 부르는 나라에서 나를 외국인 취급하는 느낌이 들면서 거절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이고, 그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항상 누군가가 상기시켜주는 것 같았다.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느끼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왁자지껄한 소통 방식은 내가 속한 곳에선 문화로 여겨진다. 아프리카 출신 남성으로서 이런 소통 방식은 애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눈치 보지 않고 온전히 나를 표현 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너야'라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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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우가 있지만, 한가지 명료한 것은 흑인들의 생각과 감정은 백인보다 심각히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우리는 여기, 스코틀랜드에 있다'(We Are Here Scotland)의 설립자인 이카 헤드람은 말했다.

취약계층 10대를 돕는 단체에서 일하는 그는 때때로 인종차별적이거나 공격적인 언행을 일삼는 청소년들을 상대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 "이런 행동이 심각하지 않고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보는 동료와 논쟁하게 되는데, 그 자체로 더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라고 이카는 토로했다.

"아니면 인종차별이라는 주제를 두고 흑인 동료와 얘기하는 게 부담스러워 아예 입을 다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또한 문제다. 왜냐면 마치 문제의 당사자가 당신인 것처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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