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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방한 일정 시작.. 북한은 '미국 만날 생각 없다' 입장 재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미 행정부 고위 인사로서는 처음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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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일정을 시작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출처NEWS1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비건 대표는 7~9일 방한 일정 동안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과 만나 한미 동맹과 대북 공조 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국무부 2인자인 비건의 한국 방문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처음으로 미 고위급 행정부 인사의 방한이다.

특히 '노딜'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있는 북미대화와, 최근 대북전달 살포 문제로 고조된 남북 간 긴장관계에 어떤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를 발표했다.

권 국장은 담화에서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북한은 미국 사람들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히며 북미대화에 선을 그었다. 

8일 비건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만난 이도훈(왼쪽)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

출처NEWS1

북한에 어떤 메시지 보낼까?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각각 만나 한미 동맹 현안과 대북협상 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또 9일에는 이번 방한 직전 임명된 서훈 대통령 안보실장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면담할 가능성도 거론되나 청와대는 아직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비건 부장관이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며 "양국 당국자들을 만나 양자 및 국제 현안에 대한 동맹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조율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2일 강경화 장관은 "미국은 북한이 대화의 장에 다시 나오게 돼 북미대화가 재개된다면 유연하게 그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정부관계자도 "북한이 협상장에 복귀만 하면 유연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게 미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SBS에 말한 바 있다

비건 방한 타임라인

  • 2018년 9월 - 8월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된 후 첫 방한.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과 평양 남북정상회담(9월 18~20일)을 앞두고 이루어졌다.
  • 2018년 10월 - 첫 방한 불과 한 달여 뒤 다시 한국을 찾았다.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핵심 참모들을 만났다. 같은 달 비건은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부 장관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지만, 카운터파트 격인 최선희 제1부상은 북·중·러 3자 회동을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출국했다.
  • 2018년 12월 - 세 번째 방한에서 그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앞에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어내려갔다. 대북 인도지원에 관한 정책과 여행 금지 조치 등을 재검토한다는 내용으로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듬해 1월 비건 부장관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최 제1부상을 만났다.
  • 2019년 2월 - 네 번째 방한은 하노이에서 열기로 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루어졌다. 서울에서 한국 정부관계자들을 만난 뒤, 평양으로 이동해 협상을 벌였고 이후 다시 서울로 돌아와 한국 정부관계자들과 협상 결과를 공유했다.
  • 2019년 5월 - 하노이 회담이 '노 딜'로 결렬되고 세 달이 지난 후 비건은 다시 한국을 찾았다. 당시 북한은 연이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비건은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 2019년 6월 - 서울에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30일)을 사흘 앞두고 방한했다.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이 성사됐고, 이를 위해 전날 비건은 극비리에 판문점을 찾아 북측 인사들과 실무 협의를 벌였다.
  • 2019년 8월 - 한미 연합훈련 종료일 다시 한국을 찾았고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약 두 달 후인 10월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으로 지명됐다. 10월에는 스톡홀름에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렸다. 비건은 새 카운터파트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만났지만 비핵화 협상은 결렬됐다.
  • 2019년 12월 - 북한이 '연말시한'을 거론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한국을 찾은 비건은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가졌고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 말하고 싶다"며 카메라를 응시한 채 "지금은 우리의 일을 할 때다. 이제 그 일을 끝내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어떻게 접촉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북측과 만나지 못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4일 담화에서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협상 재개를 일축했다

출처NEWS1

북한 '만나지 않겠다'는 기조 유지

이런 가운데 비건 부장관의 북측 카운터파트 격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4일 담화에서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북미회담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비건의 방한 일정이 시작되는 7일에도 북한은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를 통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두연 국제위기그룹(ICG)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주로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큰 대가를 치르면 가능하다'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최선희 제1부상의 메시지도 "비건이 큰 선물을 가지고 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의 전형적인 협상 전력이다"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3차 북미회담' 가능성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열린 한-EU(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대두됐다.

앞서 비건 부장관도 실무협상에서 북측 협상팀은 비핵화 의제를 논할 권한이 없었던 것 같다고 회상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만남이 '탑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 구조에서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을 고려하면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BBC 코리아에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남북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3차 북미정상회담이 대선 전 열리지 못할 것을 본다고 말했다.

이어 란코프 교수는 청와대 안보라인 신임 인사들을 보면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 상황에서 북한이 회담 개최를 위해 원하는 대북제재 완화나 대북 물질적인 지원 등으로 이어질 수 있게 청와대가 비건을 설득시키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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