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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회사는 직원들에 대해 얼마큼의 '알 권리'가 있을까?

코로나 방역용 개인정보 수집,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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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매일 직원들의 체온을 점검한다

출처Ford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직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회사들은 직원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내놨다. 체온 점검 장비나 손목 밴드 등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의 경우 전 세계 사무실에 두 가지 원칙을 도입했다. 매일 아침 직원들은 출근 직후 휴대전화를 이용해 세 가지 건강 관련 질문에 답해야 한다. 사무실 출입구에선 신체 스캔 장비로 체온을 잰다.

BBC를 비롯해 아마존, 월마트 등도 비슷한 방식을 차용했다.

포드 측은 "이 절차를 거부한 직원은 없었다"며 "다들 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고, 또 회사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출근 중인 포드 직원들

출처Getty Images

그러나 체온 점검은 회사가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 빙산 아래에선 불과 몇 달 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의 사생활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앱 기반 추적 방식의 정보 보호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상황이지만 많은 기업들은 이같은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적인 회계자문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체크인' 앱은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접촉자들에게 자동으로 통보가 가도록 설계됐다. 직원들 간의 접촉 상황을 기록한 뒤, 확진자가 나오면 접촉 기록을 바탕으로 격리 대상자를 골라내는 식이다. 이 앱은 이미 중국 상하이 사무실에서 쓰이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다른 업체에도 이 앱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사무실 입구의 체온 검사 모습

출처Getty Images

미국 로식스나 마이크로쉐어, 유럽의 롬빗 등 스타트업 회사들은 스마트폰 대신 손목 밴드나 목줄을 이용한 직원 위치 추적 앱을 내놨다.

화상 감시 체제를 선호하는 기업들은 글림스애널리틱스나 스마트비드이오같은 업체에 눈을 돌린다. 이들 업체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직원들이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몇몇 기업은 실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석유 굴착 장치나 광산 등 직원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일해야 하는 경우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마존은 사내에 자체 검사 장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국제 법률자문회사 오스본클라크의 애나 엘리엇은 "고객사에 '직원들의 생활 보호를 고려하고 감시 체계 도입 전 노조와 의논하라'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영역은 더 있다. 감염 위험을 확실하게 차단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누구와 살고 있는지, 밖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등의 정보까지 묻고 싶어하는 사업주들이 있다. 그러나 엘리엇은 "너무 과한 질문들"이라고 일축했다.

엘리엇의 설명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같은 사생활 관련 질문에 답할 의무가 없다. 체온 점검에 동의하지 않아도 법적 문제는 없다. 그러나 직장 내 '힘의 불균형'을 감안하면, 회사의 요구를 거절하긴 어렵다.

영국 병원과 군 시설, 교도소 등이 손목 밴드 감시 체계를 시범 도입했다

출처Microshare

포드 공장에선 일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손목 밴드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 손목 밴드는 거리두기 준칙을 어기면 알람을 울린다. 직원들이 한 공간에 너무 많이 모여 있을 경우엔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통보를 보낸다.

신체 착용 센서를 개발한 롬빗은 '거리두기 준수 여부를 감시할 수 있게 한 업데이트 버전이 있느냐'는 문의를 400건 넘게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로쉐어의 손목 밴드 감시 체계를 도입한 한 프랑스 전자제품 공장에선 세 차례 확진자가 나왔다. 이 공장은 확진자 발생 직후 접촉자들을 즉각 귀가시킬 수 있었다. 영국의 병원과 군 시설, 교도소도 같은 시스템을 도입한 상황이다.

마이크로쉐어의 마이크 모란은 자사 장비가 스마트폰 앱보다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침해 없이 위치 표시만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쉐어의 추적 장비는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익명을 보장한다.

그러나 모란은 9.11 테러 공격 이후 사람들이 한층 강화된 보안 절차를 받아들였던 것처럼 "어느 정도의 사생활 침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직원들은 회사의 사생활 침해를 불평하기보단 '회사가 직원 보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그러나 정보 보호 전문가들은 "어떤 시점에선 직원들의 우려 범위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고용법을 연구하는 미국 코넬대학교 이페오마 아준와 교수는 "판데믹이 핑계가 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준와 교수는 재택근무를 실시한 지난 몇 달간 기업들은 앞 다퉈 타자 입력 인식기, 웹캠 등을 통해 직원들의 활동 및 생산성을 추적할 수 있는 장비를 구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있었지만 "판데믹 이후 밴드웨건 효과마냥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준와 교수는 "온라인 영상 링크 한 개가 당신의 가정 생활, 성적 지향, 종교, 가족, 경제 상황 등을 보여주는 창이 될 수 있다"며 이 모든 정보가 잠재적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스러운 건 회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요하는 상황이 아니라 이렇게 수집한 정보들을 다루는 과정에 대한 규칙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회사가 건강보험 회사나 정보 브로커, 은행 등에 정보를 팔 수도 있다. 보험을 거절당하거나 보험료가 오르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무질서 상태'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준와 교수는 더 많은 토론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출처Getty Images

다만 아준와 교수는 체온 점검은 우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보다 걱정스러운 건 회사가 직접 검사를 실시하는 경우라고 했다. 수집한 직원 DNA로 회사가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정 직원이 코로나19 등 질병에 취약한지 여부도 알아낼 수 있다.

아준와 교수는 "회사들이 판데믹 저지 노력을 멈춰야 한다는 게 아니다"라면서 "다만 직원들을 보호할 안전 규제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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