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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하는 나라와 감소하는 나라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00만 명에 달하는 데는 석 달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 100만 명이 늘어나는 데는 불과 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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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출처Getty Images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가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이 위험한 새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부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통제가 되고 있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점차 더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00만 명에 달하는 데는 석 달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 100만 명이 늘어나는 데는 불과 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숫자는 검사 후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만 집계한 것이라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남아메리카의 고위 보건 관계자는 말했다.

대륙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의 변화

출처BBC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곳은?

아메리카와 남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는 그래프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기록한 미국은 상황이 보다 안 좋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확진자 수는 일간 4만 건이 넘는 기록을 세웠으며 그 숫자는 더 올라가고 있다.

이는 흔히 언급하는 '2차 유행'(second waved)와는 다르며 오히려 '재유행'(resurgence)이라고 봐야 한다. 봉쇄 조치를 너무 일찍 해제했다는 평가를 받은 주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확진자 100만 명을 돌파한 브라질 또한 위험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최대의 도시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많은 지역에서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확진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멕시코, 인도, 남아프리카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출처BBC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개발도상국의 가난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 가장 취약하다. 코로나19는 '가난한 이들의 질병'이 됐다고 WHO 코로나19 특사 데이비드 나바로는 말한다.

방 하나에 온 가족이 살아야 하는 곳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란 불가능하다. 수도가 없으면 규칙적으로 손을 씻기가 쉽지 않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은 거리나 시장에서 사람들과 접촉하는 걸 피할 수 없다.

아마존 우림지대를 비롯한 격오지에 사는 원주민 부족들에게 의료 지원이란 제한적이거나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감염의 속도 자체도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다. 멕시코에서는 검사를 받은 사람의 절반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뉴욕시나 이탈리아 북부에서 상황이 최악이던 때보다 더 높은 확진 판정률이다.

아울러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에서는 경제가 이미 취약해진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봉쇄 조치를 실시하는 것이 선진국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나바로 박사는 아직 전염 속도를 낮출 기회가 있긴 하지만 국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우울한 소식을 전하는 걸 즐기진 않는다"면서도 "물자와 금융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닿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측면

하지만 이것만이 코로나19 확산세의 원인은 아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나름의 이유로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다.

탄자니아 대통령은 자국이 코로나19를 극복했다고 선언하는 대담한 행동을 취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위협이라는 징후들은 존재하지만, 대통령은 5월 초부터 코로나19에 대한 자료 공개를 차단했다.

미국의 많은 주에는 여전히 확진자가 많다. 위 그래프는 지난주 인구 100만 명 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보여준다

출처BBC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거나 중국과 WHO의 책임이라고 비난을 돌리면서 미국 경제를 빨리 다시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의 텍사스 주지사 그렉 애벗이 처음으로 봉쇄를 해제하자 그를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그러나 텍사스는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봉쇄 조치를 도입했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것이 4월 초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 권고사항이었으나, 마스크는 정치적 분열의 상징이 됐다.

애벗 주지사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겠다며 텍사스 도시의 시장들이 마스크 착용을 명령하지 못하게 했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비슷한 주장을 해왔다. 코로나19가 감기와 비슷한 것이라고 일축해왔던 그는 경제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 때문에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가장 큰 위협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세계적인 연대와 세계적인 리더십의 부재"라고 말했다.

증가세가 통제되고 있는 나라들은?

태평양의 섬나라인 뉴질랜드는 쉽게 격리가 가능하다는 지리적 특징과 재신다 아던 총리의 공격적인 대응으로 24일간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도 기술의 사용과 집요한 접촉 추적으로 감염 사례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찬사를 받았다.

한국,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은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BBC

한국 방역 당국은 이제 2차 유행이 오고 있다고 발표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확진자 발생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서울시장은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간 30명 이상 나올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다시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에 영국은 아직도 매일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가장 자랑스러운 곳은 베트남일 것이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단 하나도 없다고 주장한다. 신속한 봉쇄 조치와 철저한 국경 통제 덕분에 감염자 숫자가 매우 적은 상태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아직까지 알 수 없는 것은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다. 아프리카에선 아직까진 몇몇이 우려한 만큼의 상황이 벌어지진 않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대규모 검사 능력이 부족해 코로나19가 얼마나 번졌는지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한편으론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많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더 적다는 견해도 있다.

외부 세계와의 연결고리가 적은 공동체들은 팬데믹의 영향을 가장 마지막에 받게 된다는 견해도 있다.

가장 성공적으로 바이러스를 통제한 나라들에서는 어느 정도 정상 상태를 회복하면서도 감시를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숫자가 계속 늘고 그로 인한 고통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나바로 박사의 암울한 예측이다.

때문에 나바로 박사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위기가 한층 더 심화되기 전에 개발도상국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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