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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길어지는 재택근무... '혼자 있는 시간'이 업무에 주는 이점

문제를 해결하려면 침묵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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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이 업무에 주는 이점은 뭘까?

출처Getty Image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전 세계가 '재택근무 중'이다. 어떤 이들은 동료들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지 못해서 생기는 손실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업무 중에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게 해주는 '원격 협업 장비'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실제로는 더 적은 소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심리학 연구가 발표됐다. 지속적인 협업이 '집단 지성(팀의 공동 문제 해결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슬랙(업무용 메신저의 한 종류)'으로 동료들과 줄기차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간헐적으로 간결하게 진행되는 집단 소통에 집중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팀의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현재의 위기 속에서 시간 사용 방식을 개선하고, 보다 나은 의사 결정 방식을 고안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더라도, 개인의 시간을 늘리고 팀으로 움직이는 시간을 줄이는 게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성급한 결론

이런 류의 집단 소통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 최근 몇 년새 부쩍 많아졌다. 보스턴대학의 제시 쇼어는 2015년 집단적 문제 해결 과정에서 사람들의 연결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간단히 말하면, '조직 내 모든 사람들이 함께 대화하고 조직의 모든 부분을 아는 것이 과연 유용할까, 아니면 어떤 경우에는 소수의 몇몇 사람들하고만 소통하는 것이 더 나을까?'에 대한 연구였다.

쇼어와 동료들은 각각 16명으로 구성된 51개의 집단을 구성했다. 모든 집단은 미국 국방부 연구팀에서 가져온 온라인 탐정 게임을 진행했다. '가상의 테러가 누구에 의해, 어떤 식으로, 어디에서, 언제 일어날까?'를 예측하기 위해 단서를 찾아내고 조합하는 게임이다.

2015년에 '조직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아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소수의 개인으로 제한해 소통하는 것이 더 나은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출처Getty Images

참가자들은 자신이 찾아낸 정보를 다른 팀원들과 공유할 수단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각 집단마다 공유 정보를 볼 수 있는 사람의 수를 통제했다. 어떤 집단에서는 단체 채팅방처럼 구성원이 보낸 메시지를 집단 구성원 전체가 볼 수 있었다.

반면 구성원이 메시지를 소수에게만 보낼 수 있게 통제된 집단도 있었다. 이 집단에서는 메시지가 선택된 두 사람에게만 발송되고, 집단 전체에게는 보낼 수 없었다. 이는 마치 '참조'를 통해 전체에게 모든 진행과정을 보내지 않고 받을 사람을 선택해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이메일과 같았다. 물론 이러한 집단도 여러 단계를 거치면 전체에게 메시지가 전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집단에서는 각 개인이 정보 공유 대상을 선별하는 일종의 '필터' 역할을 했다.

정보를 수집하는 '정찰' 단계에서는 연결의 폭이 넓은 집단의 성과가 좋았다. 모든 집단 구성원에게 단서를 전달하는 능력 덕에 집단은 테러 공격에 대한 잠재적인 실마리를 보다 빠르게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집단은 모은 단서를 조합해 테러 발생에 대한 일관된 이론을 만들어내는 단계에서 장점을 잃어버렸다.

보통은 이 집단이 배심원들처럼 열심히 논의해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순응이었다. 집단의 구성원들은 다른 가능성은 살펴보지 않고 재빨리 합의를 이뤄낸 것이다. 쇼어는 "사람들은 사실상 난상토론을 벌이지 않는다"며 "(토론은)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대로 집단 내에 연결이 적은 이들은 정보 수집 과정에서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급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낮았다. 모든 집단 구성원들이 시시각각으로 업데이트하는 정보가 적었기 때문에 각 구성원들은 자신만의 이론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다. 팀이 최상의 해결책을 만들어 내기에 앞서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는 뜻이다.

혼자만의 시간

이러한 연구 결과는 조직에서 구성원들 간의 소통 제한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함의를 던져준다.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짧은 대화는 괜찮지만, 반드시 모두가 서로의 일을 세세하게 알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 결과에 영감을 받은 쇼어와 동료들은 이어 소통의 리듬과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작은 집단에서 일을 하는 경우에도 일의 진행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가 하면 정기적으로 업무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정도로만 소통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어느 것이 최선일까?'를 탐구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참여자들에게 "순회 세일즈맨 문제(Travelling Salesman Problem)"라고 알려진 퍼즐을 풀게 했다. 25개 도시의 지도를 가지고, 도시 전체를 관통하는 최단 거리의 여정을 짜는 문제다. 최적의 경로를 찾기 위해서는 여러 선택지(이전 선택지를 되짚는 것 포함)를 반복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최선이다.

'순회 세일즈맨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25개 도시의 지도를 가지고, 모든 도시를 관통하는 최단 거리 여정을 찾아내야 한다

출처Getty Images

참가자들은 세 개의 집단으로 나뉘어졌다. 한 집단은 온라인 장비를 사용해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동료가 시도하는 방법에 대해 피드백을 바로바로 제공했다. 다른 집단은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간헐적으로만 소통했다. 그리고 내부 소통이 전혀 없는 집단도 있었다. 이들은 혼자서 문제를 풀었다.

연구진은 결과를 평가를 하면서 집단의 평균과 각 집단 내 최고 성적, 두 가지를 측정했다. (이 점은 실제 업무에서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모두가 좋은 성과를 내기를 원하면서 상위 성과자가 능력이 부족한 다른 이들에 의해 하향 평준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조정'이 관건이었다. 지속적으로 소통한 집단의 평균 성과는 좋았다. 하지만 최상위 성과자들의 성과는 높지 않았다. 앞선 연구처럼, 집단 구성원 모두가 평범한 해결책을 따르는 경향을 보였던 것이다. 쇼어는 "(평범한 것들과 다른) '외부적인' 아이디어는 실제로 고려되지 않는다"며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고려되지 않은) 아이디어 중 일부는 훌륭한 것들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독립적으로 일한 이들의 상황은 정반대였다.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었다. 몇몇 뛰어난 해결책이 있었지만, 성과가 저조한 이들이 다른 이들의 해결책으로부터 도움을 얻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집단의 평균도 내려갔다.

간헐적인 의사소통은 '골디락스(양 극단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상태)'를 보였다. 평균은 높고 최고 성과자들의 성과도 낮아지지 않았다. 쇼어는 "이 집단들은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다음에 이를 통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 극단 속에서 나온 최선이었습니다."

'폭발적인' 소통

쇼어 팀의 연구 결과는 카네기멜론대학의 아니타 윌리엄스 울리 팀이 진행한 연구를 보완해준다. 울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260명을 5개의 집단으로 나눴다. 이들은 10일 동안 새로운 의료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그는 짧은 시간 "폭발적인" 소통을 하고 오랜 시간을 침묵하며 일한 집단이 장시간 밀도가 낮은 소통을 한 집단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찾아냈다. 다시 한 번 성과 측면에서 간헐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우위를 점한 것이다.

아니타 윌리엄스 울리는 짧은 시간 "폭발적인" 소통을 하고 오랜 시간을 침묵하며 일한 집단이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찾아냈다

출처Getty Images

울리 팀은 "폭발적인" 소통이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력을 유지하고 동기부여를 해준다고 주장한다. 이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으면서 일에 집중하는 사람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모든 소통을 한 번에 처리하면,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짧지만 강렬한 의사소통은 또한 열정을 고취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반면 즉각적인 피드백 없이 이메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소통을 하게 되면 열정이 사그라들 수 있다. 소통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진행함으로써, 최고의 성과를 낸 집단은 서로의 진행 상황을 따라잡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후속 업무를 조율할 수 있었다. 또한 집중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모두가 소통에 집중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최적의 의사 소통 성과를 위해서는 밀도 있는 소통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하지만 적극적인 협업과 혼자 업무에 집중하는 것의 배분은 분명 당면 과제와 소통을 위한 매체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매일 영상 통화가 필요한지, 슬랙은 특정 단계에서만 사용할지, 또는 한 줄의 메시지보다는 한 줄의 전자 메일을 보내는 것이 더 나은지 등은 대해 팀내 상황에 맞춰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서로 연결된 상태를 항상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집에서 일하든 사무실에서 일하든, 대화는 좋은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서로 간의 소통을 짧은 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비드 롭슨은 똑똑한 사람들이 어리석게 행동하는 이유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방법에 대한 책, "인텔리전스 트랩(The Intelligence Trap)"의 저자다. 그는 트위터 @d_a_robson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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