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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코로나19 확진자수 세계 3위... '가짜뉴스'로 몸살 앓는 브라질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25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진들은 가짜 뉴스로 인해 싸움이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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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베이라는 사람들에게 가짜뉴스를 믿지 말고 집에 머무를 것을 당부했다

출처ELAINE OLIVEIRA/INSTAGRAM

일레인 올리베이라(33)는 지난주 '간호사의 날'에 보호 장비를 착용한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사람들에게 "집에 머물러 줄 것"을 호소했다.

올리베이라는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 주, 포르탈레자에 있는 한 병원에서 일한다. 이날은 밤새워 일하느라 너무나 지친 나머지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그녀는 두 달 동안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 올리베이라는 "부모님이 너무나 그리운데 만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브라질의 몇몇 도시에서는 사망자들이 단체로 매장되고 있다

출처Getty Images

"제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의 동료들은 누군가의 목숨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일에 대해 박수나 격려를 받고 싶은 게 아니에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여러분들이 집에 머물렀으면 합니다."

봉쇄령에 대한 공공연한 불신

BBC와의 인터뷰에 나온 올리베이라는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녀는 많은 브라질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보호 조치를 무시하거나 공공연히 위반하는 것을 목격해왔다.

특히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팬데믹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근거가 불충분한 주장을 퍼뜨리는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 두기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올리베이라는 인스타그램에 "간호사의 날인 오늘, 우리나라 대통령은 제트스키를 타면서 '그래서?'라고 말했다"고 썼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숫자는 그냥 숫자가 아닙니다. 자녀와 부모, 삶의 동반자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사랑받으며 살아왔고, 살고 싶어 하는 이들입니다."

커다란 낙담

브라질의 간호사들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사망한 동료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

출처Getty Images

존스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 건수는 약 25만 건에 달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가 300만 명 이상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도밍고스 알베스 리베로 프레토 의대 교수는 BBC 뉴스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에서 브라질이 가장 주요한 진앙으로 떠올랐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5월 19일 기준 브라질에선 약 1만8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알베스 교수는 이는 크게 축소된 숫자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가 몰려드는 병원에선 의료진이 치료를 받을 있는 이들과 의학적 처치없이 죽음을 맞을 이들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보우소나로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약한 독감"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의 몇몇 주요 도시는 의료 체계가 붕괴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출처BBC

이 극우 성향의 대통령은 봉쇄를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악수를 했다. 심지어는 팬데믹 한 복판에서 "30명 정도의 손님을 초대한 바비큐 파티"를 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브라질에서 사망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선 지난 달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래서? 미안하지만 내가 기적을 행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아라 주 보건 사무국에서 팬데믹 확산을 추적해온 역학 전문가 이탈로 렌논은 이 상황으로 인해 "몹시 낙담하게 됐다"고 말했다.

렌논은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을 때, 내가 가진 가장 중요한 역량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결코 만만치 않은 팬데믹이 다가오겠지만 나는 분명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상황은) 흡사 언덕을 거슬러 바위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굴 죽게 두고 누굴 살릴지를 선택하고 있어요'

브라질 병원의 중환자실에 남은 병상은 별로 없다

출처Getty Images

세아라 주에서는 상파울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병상을 두 배로 늘렸지만, 집중치료실은 거의 만원 상태다.

어린이 병원에서 일하는 올리베이라는 코로나19 환자들이 몰려드는 터라 응급실 업무도 맡고 있다.

응급실은 입원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하지만 40명을 수용가능한 응급실에는 현재 환자들을 받을 수 있는 빈 병상이 없다.

시에서는 코로나19 희생자 시신을 보관하기 위해 대형 냉동 시설을 설치했다.

올리베이라는 "우리는 누구에게 산소호흡기를 주고 누구에게 주지 않을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환자들이 병상이 나기를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났으며, 그 순간 의료진이 할 수 있는 거라곤 "평화롭게 눈감을 수 있도록" 완화치료를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모든 브라질 사람들이 이 상황을 수긍하는 것은 아니다.

렌논은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짜뉴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반대해왔으며 심지어 기침을 하면서도 집회에 참가했다

출처AFP

그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무시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을 거부하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논은 "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파티를 연다고 소식을 듣곤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바로 눈앞에 있는 문제를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가짜뉴스죠."

이달 초, 인스타그램은 주 의회의 한 의원이 공유한 게시물을 삭제했다. 공무원들이 사망자 수를 과장해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준다는 주장이 담긴 게시물이었다.

이 게시물은 나중에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밝혀져 삭제됐다. 하지만 그 삭제 시점은 보우소나루가 이 게시물을 공유한 직후였다.

지난 3월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대통령의 게시물을 가짜뉴스로 확인한 뒤 삭제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아마존의 마나우스 시 당국이 사망자 수를 부풀리기 위해 빈 관을 묻었다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코로나19로 공동묘지에 시신을 매장하는 일이 크게 늘어나면서, 도시의 보건 체계는 완전히 마비되었다.

정치적 위기

넬슨 테이치(왼쪽) 보건장관은 클로로퀸에 대한 공식 조언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충돌한 후 사임했다

출처Getty Images

팬데믹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치적 위기를 초래했다.

지난 주 코로나19 치료에 클로로퀸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대통령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넬슨 테이치 보건 장관이 사임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직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것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테이치의 전임자이자 대중의 인기가 높았던 루이스 만데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놓고 보우소나루씨와 충돌을 빚은 뒤 해임되었다.

대통령은 사업장의 문을 닫고 봉쇄 등의 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경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악화되면서 도시와 주에서는 이러한 조치를 채택했고, 이를 강화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서는 브루노 코바스 시장이 나서서 코로나19로 인해 2주 안에 응급 병상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바스 시장은 시민들에게 "러시안 룰렛(목숨을 걸고 벌이는 위험한 게임)"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1200만 명 시민 대부분이 사회적 거리 규정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열된 가족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정치적 노선에 따라 브라질을 분열시켰다

출처Getty Images

하지만 분열은 깊어져 가족까지도 갈라놓고 있다.

올리베이라는 남자들이 모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말을 지지하고 있다며 지금은 네 명의 형제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형제들이 어떤 예방책도 취하지 않고, 나이 든 부모와의 접촉도 자제하지 않을 것이에 그녀는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그녀처럼 최전방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이들은 팬데믹 내내 희생을 하고 있다. 자녀나 동반자와 몇 주간 떨어져 지내는 것도 희생의 한 예다. 하지만 제한 조치를 무시하는 이들은 이러한 희생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

올리베이라에게 정치적 양극화 및 현실에 대한 부정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그녀의 괴로움을 가중시킨다.

그녀는 "정치가 축구 경기처럼 행해지는 게 슬프다"고 말했다.

"이런 정치적 양극화가 없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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