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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국가보안법' 직접 제정 논란.. '홍콩의 끝' 될 수도

'홍콩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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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내 민주화 인사인 타냐 찬 의원은 오늘이 "홍콩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고 덧붙였다.

출처AFP

중국이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것이 "홍콩의 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이번 결정이 홍콩의 자치권을 약화하고 상황을 "굉장히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22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보안법 제정은 5번째 논의 안건으로 포함됐다.

이 제정안의 지지자들은 지난해 홍콩에서 일어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대한 대규모 반대 시위와 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가보안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홍콩 범민주 진영은 이번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은 홍콩인의 기본적인 자유를 박탈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가보안법 둘러싼 논란 고조

1997년 반환 이후 홍콩에는 중국 본토에서 허용되지 않는 경제 자율성과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은 중국이 일국양제 원칙을 위협한다고 느낀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7개월간 매주 거리로 나와 송환법 반대 시위를 열었다.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많이 발생했고, 시위대는 경찰 과잉진압 조사를 요구해왔다. 현재 송환법은 공식 철회됐다.

국가보안법 제정은 송환법보다 더 논란이 많다. 홍콩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은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도록 규정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2003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50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거리로 나와 이를 반대해 법안을 취소한 바 있다.

따라서 중국이 이번에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고 나서자, 홍콩에서는 큰 분노가 일고 있다. 한 의원은 21일 이를 "반환 이후 홍콩에서 가장 논란이 될 사안"이라고 비난했다.

BBC의 중국 특파원 로빈 브랜트는 이번 상황에 불을 지핀 것은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의 선출된 의원들을 쉽게 우회해 그 변화를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홍콩의 법률은 기본적으로 홍콩 의회인 입법회를 통해 제정된다. 하지만 중국 의회는 홍콩의 법률을 만들 수 있는 포괄적 권한이 있다. 이렇게 법률이 제정된다면, 홍콩은 입법이나 법령 개정을 통해 이를 시행해야 한다.

민주화 운동가들은 중국이 이를 악용해 합법적으로 시위를 진압하고 홍콩 기본법에 명시돼 있는 홍콩시민의 자유권을 박탈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홍콩의 끝'

홍콩 내 민주화 인사인 타냐 찬 의원은 오늘이 "홍콩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고 덧붙였다.

출처AFP

우 치웨이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홍콩 내 다수의 민주화 인사들은 이번 발표가 '한 국가 두 체제'의 죽음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궉 시민당 의원은 "이번 조치가 이뤄지면 일국양제가 공식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것은 홍콩의 끝을 시사한다"라고 규탄했다.

타냐 찬 의원은 오늘이 "홍콩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고 덧붙였다.

학생운동가이자 정치가인 조슈아 웡은 트위터에 이번 조치는 "무력과 공포로 홍콩인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중국 중앙정부의 시도라고 말했다.

미국도 강력 반대

한편, 미국 국무부는 "홍콩 국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국가안보 입법을 강행하려는 그 어떤 노력도 매우 불안정할 것이며, 강력한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면 미국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홍콩의 '무역 및 투자 특권'을 연장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며, 이는 월말까지 결정돼야 한다.

크리스 패튼 전 영국 홍콩 주지사는 중국의 이번 조치를 "시 자치권에 대한 종합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은 중국이 "홍콩의 권리와 자유, 그리고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존중해 줄 것"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입장

전인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이 보안법을 제정하는 것을 계속 기다릴 수 없으며, 홍콩에서 거세지는 폭력적인 반정부 시위에 대해서도 더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소식통은 홍콩 일간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홍콩에서 중국 국기를 훼손하거나 국장을 훼손하는 행위를 더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예쑤이 전인대 대변인은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홍콩의 '일국양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출처AFP

또한 중국 정부가 9월 열리는 홍콩 입법부 선거에 대비해 이번 조처를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홍콩 지방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구의원 선거에서 상당한 의석을 확보했다. 민주화 진영 정당들이 또 큰 성공을 이루면 법안이 차단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장예쑤이 전인대 대변인은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홍콩의 '일국양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장 대변인은 "국가안보는 국가의 안정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다.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은 홍콩 동포를 포함한 모든 중국인의 근본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인대 대표들은 이번 회기 기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한 논의를 거쳐 다음 주에 결의안을 의결할 전망이다. 이후 제출된 초안은 6월 상임위원회로 전달돼 입법 구체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에 중국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는 "국가 안보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긴 사설을 실었다.

홍콩에서 친중국계 정당 중 가장 규모가 큰 민건련(DAB)은 이번 제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악화한 홍콩의 정치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홍콩 내 친중 성향의 크리스토퍼 청 의원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입법이 필요하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고 말했다.

홍콩과 중국의 관계는?

홍콩은 1841년부터 15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다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당시 영국과 중국 정부는 홍콩이 50년 동안 "외교와 국방 문제를 제외하고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가질 것"이라는 조약에 서명했다. 이는 2047년 만료되는 홍콩의 미니 헌법인 기본법에 실렸다.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홍콩은 자체적인 법률과 경제 체제 그리고 홍콩달러 화폐를 유지해왔다.

또한 홍콩 시민들은 인권과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비롯한 자유를 보장받는다.

다만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내 정치체제의 어떤 변화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예로 홍콩의 최고 통치자인 행정장관의 직접 선출을 배제한 바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홍콩에서는 정치적 시위가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시위 규모는 훨씬 작아졌다.

한편 지난 18일 홍콩 의회에서는 중국 국가 법안과 관련해 홍콩 내 민주화 성향 의원들과 친중국 의원들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지면서 일부 민주화 성향 의원들이 강압적으로 끌려나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같은 날 15명의 저명한 민주화 운동가들 또한 작년 시위와 관련해 불법 집회를 조직하고 참여했다는 혐의로 법정에 출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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