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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낙인에 게이 낙인' 이태원 클럽 기사에 두번 우는 성소수자들

확진자를 "동성애 성향"이라고 표현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성 정체성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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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의 한 클럽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다녀가 집단감염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출처News1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용인 66번' 확진자의 여러 동선 중, 세상의 관심은 그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날 새벽 이태원에 위치한 여러 클럽을 방문했다는 부분에 집중됐다.

방역당국은 8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0시 이후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 관련 13명의 확진자를 추가로 공개했다. 지금까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모두 15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전국에서 사흘 만에 첫 역사회 감염자가 된 '용인 66번' 확진자는 집단감염의 초발환자(첫 환자)로 추정된다.

포털에서는 유흥시설, 특히 '게이클럽'이라는 점을 부각한 기사들이 포털 순위 상단을 장식했다. 포털에서는 '이태원 게이클럽'과 '게이클럽'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이를 바라보는 성소수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시각예술활동가인 제람 씨는 "코로나19 확진자만 돼도 사회적인 낙인 효과가 있는데, 한국에서 성소수자들은 이미 그걸 생활 속에서 계속 겪어온 사람들"이라면서 이번 일로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사회적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퀴어 아티스트인 히지 양 씨도 관련 보도를 보고 마치 미국에서 80년대에 HIV와 에이즈가 동성애와 연관 지어진 것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일부 미디어가 성소수자와 질병을 연관지어 자극적으로 기사를 쓰고 혐오를 조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 제일 먼저 걱정됐습니다."

한편 이날 정부는 클럽 등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동선 공개와 언론 보도

경기도 '용인 66번' 확진자와 관련해 동선 공개를 할 때, 용산구는 이태원 소재 클럽 및 주점이라는 소개와 함께 상호를 공개했지만, 그 외 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설명하는 기사에 해당 클럽을 '게이클럽'이라고 지칭하거나 확진자를 "동성애 성향"이라고 표현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성 정체성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이태원 게이클럽'은 네이버와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어제 하루종일 큰 주목을 받았다.

히지 씨는 성소수자에게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태원 클럽과 같은 성소수자들을 위한 공간은 이들에게 해방구 역할을 해주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클럽도 침범받거나 공격당하거나 강제적으로 열리지 않아야 할 소중한 공간인데, 그 공간들이 재난 문자에 이름이 찍혀 공개되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주목 내지는 공격을 받고 있는 게 부당하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중 동선공개를 통해 '강제 아웃팅'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람 씨는 "주위 사람들의 안전과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기 신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검사에 응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라면서 "그건 정말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굉장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언론과 정부가 이들이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이번 조사를 조금 더 면밀하고 섬세하게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자발적 협조' 필요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0시 이후 발생한 13명 가운데 확진환자의 직장동료 1인과 클럽에서 접촉한 12명의 확진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외국인 3명과 군인 1명 등도 포함돼 있다"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번 집단감염으로 추가 확진 환자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중대본은 한 클럽의 출입 명부에 적힌 방문자 수만 수백 명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클럽에 있었던 모두를 밀접접촉자로 분류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대본의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르면 확진환자의 증상 발생 1일 전부터 접촉자 범위를 설정한다. 접촉자 범위 예시에 따르면 가족과 직장 동료, 교실, 모임 등 확진환자와 동일한 장소에서 밀접하게 머무른 경우, 확진환자와 신체적 접촉이 있었거나 마스크 없이 가깝게 대면하여 대화한 경우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붐비고 내부 이동이 많은 클럽의 경우, 접촉자 범위를 지정해 사람을 거르는 것이 사실상 불가하다.

또 클럽은 내부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공간인데다 사람들 간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중대본은 역학조사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최대한 동선이 겹치는 분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로 분류될 경우에만 격리통지서가 발급되며, 보건교육을 받은 후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간다.

확진자 계속 발생할 것

용인 확진자가 이태원을 방문한 지난 2일은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던 시기다. 당시 유흥업소 등은 문을 열 수 있지만, 출입 명부 작성과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행정명령이 유효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료에 따르면 용인 확진자는 지난 2일 이태원 일대를 돌며 0시∼오전 3시 30분에 '킹클럽', 오전 1시∼1시 40분에 '트렁크', 오전 3시 30∼50분 '퀸'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클럽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확진자의 동선이 상당히 많다"라면서, 5월 2일 새벽 0시에서 4시 사이에 이태원에 있는 클럽이나 주점을 방문한 경우 의심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달라"고 권고했다.

그는 "이번 유흥시설 감염 사례는 느슨해진 방역수칙 준수에 경각심을 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발생한 집단감염이 비단 유흥시설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유흥시설뿐 아니라 다중이용시설, 직장, 종교시설, 생활체육시설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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