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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저자 데이비드 콰먼 인터뷰

미국의 저명한 과학저술가 데이비드 콰먼은 일찍이 인수공통감염병의 창궐과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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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콰먼 작가는 10년 전 그의 저서에서 인수공통감염병 출현에 대해 예고하며 강력한 대응책을 당부했다

출처RONAN DONOVAN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세계 유명 도시의 거리는 텅 비었고 상점은 문을 닫았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됐다.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은 대부분 야생동물에서 유래한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 한, 이같은 전염병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저술가 데이비드 콰먼(David Quammen)은 그의 2012년 저서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Spillover: Animal Infections And The Next Human Pandemic)'에서 이같은 전염병의 대유행을 일찍이 경고했다.

과학자들의 분석을 토대로 머지 않아 야생동물에서 비롯된 바이러스 감염병이 창궐할 것이며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야생동물로부터 사람에게 병원체가 전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왜 출현하는 것이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BBC코리아가 데이비드 콰먼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10년 전 예고된 일

Q. 현재 일어나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 대해 오히려 놀랍지 않다고 밝혔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10년 전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사를 할 때 많은 과학자들이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태의학이나 인수공통감염병 등을 연구하는 여러 과학자들은 앞으로 분명 인수공통감염병의 대유행이 올 것이고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새로 등장할 바이러스는 야생동물에서 비롯될 것이며 아마도 박쥐일 수 있다고 이미 경고했다. 또, 신종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나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상당히 빠르게 진화하는 것일 거란 예측도 내놨다. 특히, 과학자들은 이같은 바이러스가 중국의 재래시장(wet market)에서 유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내가 놀랐던 건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라 어떻게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이토록 준비가 돼 있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내 책이 나온 건 이미 10년 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은 아니었다.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미국과 이탈리아 등 지구상의 대부분 국가들은 준비돼 있지 않았다.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이같은 상황이 놀라웠겠지만 과학자들은 분명 이같은 상황을 일찍이 경고했다. 과학자들의 조언과 정치 지도자의 정보 사이에 간극이 있었던 셈이다.

인간이 생태계를 계속 파괴하는 한 야생동물과의 접촉은 늘어날 것이고 또다른 감염병은 언제든 출현할 수 있다.

출처Getty Images

Q. 이같은 바이러스는 왜, 어떻게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오는가.

모든 야생동물들은 자기만의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특정 종에만 반응하는 바이러스도 있고 특정 집단에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야생에는 우리가 다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바이러스들이 존재한다. 야생동물을 숙주로 삼아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야생동물과 접촉을 하게 되면 바이러스는 인간이라는 새로운 숙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중요한 건 바이러스가 이런 기회를 찾아 다니는 게 아니라 우리 인간이 동물에게 다가가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을 포획하거나 죽이고 잡아 먹으면서 밀접 접촉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인간으로 옮겨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일단 사람에게 들어온 바이러스는 인간의 몸에서 복제를 시작한다. 그리고 또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를 찾았다는 사실에 기뻐할 것이다. 적응력이 높은 바이러스들이 특히 위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새로운 숙주에 더 잘 적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동물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옮겨 가는 이른바 인수공통감염병의 출연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이같은 전염병이 더 광범위하게, 더 자주 일어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현재 지구상에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야생 생태계를 계속해서 훼손하고 있고 이로 인해 야생 동물과 접촉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더 가까이 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긴밀히 연결돼 있고 도시 인구는 밀집돼 있으므로 바이러스는 한번 시작되면 전세계로 퍼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바이러스성 질병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BBC

생태계 파괴되면 '인수공통감염병' 계속 생길 것

Q. 예전보다 의료 대응 체계는 발전했을 텐데 이러한 위기를 예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은 과거 악성 전염병을 통제해왔다. 14세기 발생한 림프절 페스트로 유럽 인구 3분의 1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박테리아성 질병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항생제가 있어 페스트 같은 전염병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또 다른 문제다. 바이러스는 항생제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종류의 약이 필요한데, 이런 약은 개발이 훨씬 까다롭다는 게 문제다. 항바이러스제는 일반적으로 특정 바이러스에만 반응하기 때문이다.

물론 백신을 개발할 수는 있지만 백신 개발과 생산에는 1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경우 확산 규모를 고려할 때 백신 개발에 2년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는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바이러스성 질병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박테리아성 질병의 팬데믹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보다 더 통제하기 힘들다. 사실 말라리아를 제외한 과거 다른 병원체들은 원생동물 기생충에서 기인했다. 이 역시 여전히 매년 50만 명의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지만 사람 간 전염되는 건 아니다.

Q. 앞으로 이같은 인수공통 감염병의 출연이 더 자주 목격될 것으로 보나.

야생 생태계를 파괴하며 접촉이 늘어나는 한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더욱 자주 일어날 것이다. 야생에는 사람에게까지 퍼질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바이러스가 있다. 일정 수의 사람들 혹은 수백명의 사람들이 특정 지역에서 이같은 질병에 걸리게 되는 일은 또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감염병의 대유행을 통제할 수 있다. 과학이 있고 기술의 발전이 있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정치적 의지가 있고 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미래의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다. 최소한 이러한 신종 바이러스가 나라 전체 혹은 전세계로 퍼지는 전염병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팬데믹 위협이 있을 것이지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다를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대응 자원을 충분히 갖췄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전 세계가 한국의 방역 모범 사례 지켜보고 있어"

Q.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사례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의 대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 세계의 모범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뉴욕매거진에 한국에 관한 이야기도 쓰고 있다. 다른 국가들에 보내는 경고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실 2003년 사스 때도, 2012년 메르스 때, 그리고 2015년 한국의 메르스 사태 때도 했던 일이다.

내 생각에 한국은 과거 사례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은 것 같다. 이런 상황에 정말 잘 대비를 해온 것 같았다. 한국의 코로나 치명률은 2% 내외로 낮다. 이탈리아의 치명률은 13%, 네덜란드는 11%다.

원래 방역을 잘 하고 있던 싱가포르는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국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은 지금까지 코로나 대응에 있어 모범을 보여왔고 앞으로도 굳건하게 상황을 잘 유지시켰으면 좋겠다.

한국의 방역 모범 사례의 중요한 요소는 대규모 진단 검사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었다는 점이다. 진단 검사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시켰다. 광범위한 감염 경로 추적도 이뤄졌다.

미국 등 여타 국가들처럼 도시 봉쇄 조치를 하지 않으면서도 방역을 잘 해냈으며, 감염병에 대응할 충분한 의료 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자가격리에 있어서도 밀접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서울이 중국 우한에서 비행기로 고작 3시간 거리라는 건 매우 인상적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확진자 수와 치명률은 저 멀리 페루나 스위스보다도 낮다.

한국의 방역 성공 사례가 계속 되길 바란다. 물론 코로나로 고통받은 사람과 이로 인한 희생자는 있지만, 다른 나라만큼 심각하진 않았다. 이것을 '축하'라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전 세계가 한국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 한국의 방역 사례가 마지막까지 성공적이길 바라고 있다는 것, 전 세계에 한국이 어떻게 이겨냈는지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면 좋겠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선 과학, 기술, 공공보건, 정치적 의지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Getty Images

새로운 팬데믹을 막기 위한 4가지 - 과학, 기술, 공공보건, 정치적 의지

Q. 우리는 코로나 이후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팬데믹에 대해 얼마나 준비 있다고 보나. 그리고 향후 이같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우리는 분명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4가지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과학, 기술, 공공보건, 정치적 의지다.

현재 우리의 과학은 매우 훌륭하다. 지금도 연구를 계속하는 과학자들은 야생동물에게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야생에 어떤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들 중 인간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건 무엇인지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며, 이런 연구를 할 더 많은 과학자들이 필요하다.

둘째는 기술이다. 신종 바이러스에 빨리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진단 키트도 마찬가지다. 신종 바이러스에 빠르게 적용되면서 대량으로 생산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만 빠른 진단이 가능하고 실시간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는 공공 의료 수용력을 키우는 것이다. 의사나 간호사, 의료 기술자, 간병인 등 모든 종류의 의료진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병원 침대나 집중 치료 병상,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 자원도 있어야 한다. 그냥 충분한 수준이 아니라 과잉될 만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초과 수용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정치적 의지 부분이다. 이같은 일련의 대비 과정에 돈을 쓸 수 있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 앞으로 3-4년 안 혹은 차기 대선 전까지 다음 팬데믹이 오진 않겠지만 새로운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예산을 쓸 수 있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 팬데믹은 언젠가는 다시 발생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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