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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갓난아기와 14일 격리'.. 코로나19가 바꾼 출산 풍경

산모는 가족과 떨어진 채 아기와 14일 격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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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WITTER/ EMMA GALLAGHE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임신부들의 출산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일부 건강 위탁업체들은 자가 출산을 유도한다.

이 사진은 열흘 전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게일어로 '작은 늑대'라는 뜻의 파올란. 이 아이는 3월 14일 토요일 아일랜드 드로이다에서 태어났다. 며칠 뒤 할아버지는 창문 너머로 손주를 보기 위해 집을 방문했다. 그는 첫 손주를 바라보며 10분여를 머물렀다.

파올란을 한 번 안아보고 싶었을 터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기가 쉽지 않았다고 엄마 엠마 딜런 갤러허는 말했다. 아일랜드가 봉쇄되기 전부터 진통이 있었지만 그는 곧 병원에서 나와야 했다.

영국 내 다른 신생아들의 부모처럼 엠마도 남편 마이클과 14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다른 가족들은 창문 밖으로 안부를 건넸다. 엠마는 "3대의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사진설명을 달아 트윗을 날렸다. 현재까지 7만 3000명이 이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여러 변화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일부 임신부들은 혼자 출산을 하거나 제왕절개를 받을 수 없었다. 조산사가 있는 분만 센터 대신 병원이나 집에서 아기를 낳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임신부도 있다.

보건 위탁업체들도 제각각이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로 자가 출산을 단속하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의료상 안전한 경우 자가 출산을 권장한다.

니키 데넷-토프는 엠마보다 며칠 뒤인 3월 19일 아기 스탠리를 낳았다. 모든 학교와 보육원이 무기한 문을 닫기 하루 전날이었다. 이스트본에 있는 병원에서 제왕절개를 앞두고 그는 계속 기침을 했다. 그러자 갑자기 특별한 조치가 취해졌다.

그는 병원 가운과 압박 양말을 신은 채 격리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은 다음 환자 때문에 바로 방을 비워주지 않아도 되는 수술 장소를 알아보고 있었다. 방역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니키는 아들이 세상에 나와 처음 보는 풍경이 불안감을 줄까 걱정했다. "저는 스탠리가 처음 보는 장면이 수술용 마스크를 쓴 엄마와 아빠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니키와 스탠리

출처Nikki Dennett-Thorpe

하지만 의료진은 결국 제왕절개를 24시간 미루는 것이 안전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동안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음성이었다.

니키와 남편은 스탠리와 다른 어린 자녀와 함께 14일 격리에 들어갔다. 파올란처럼, 이 기간 다른 가족들에게 스탠리를 소개할 수 없었다.

자선단체 버스라이트(Birthright)에 따르면 의학적으로 필수가 아닌데도 자연 분만에 대한 두려움으로 제왕절개를 하겠다고 결정한 임신부들은 연기 혹은 취소 통보를 받고 있다.

단체에 전화를 걸어온 한 여성은 병원이 제왕절개 공간을 알아보는 동안 유도분만을 해야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코로나19, 임신과 출산

영국 국민의료보험(NHS)는 임신 중인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높으므로 아주 제한된 경우에만 외출하기를 권했다.

영국산부인과학회(RCOG)는 "임신한 여성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해서 다른 건강한 성인보다 심각하게 상태가 나빠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RCOG에 따르면 임신부가 감염 시 유산의 위험이 커진다는 증거는 없다. 또 바이러스가 아기의 발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없다.

"출생 직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신생아들은 모두 건강했습니다."

건강 위탁업체들은 우선 순위를 고민하고 있다. 첫째는 바이러스 전파를 제한하기 위해 사람들을 병원에서 최대한 분리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직원을 순환시키고, 마지막은 환자 치료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조산사가 있는 많은 분만센터가 폐쇄되거나 격리 병동으로 바뀐 것은 마지막 이유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 여성들은 병원에서 출산할 예정이나, 의료적으로 가능하다면 자가 출산으로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는 조산사 부족으로 자가 출산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자가 출산에는 항상 두 사람 혹은 구급차가 있어야 한다. 구급차는 무언가 잘못됐을 경우 언제든지 산모를 병원으로 후송하기 위해 대기한다.

첫 아이 출산을 앞둔 한나 세섹-쇼는 집에서 출산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까지는 모든 것이 순탄하다.

그는 "병원에서 출산하고 싶었던 적이 없다"고 입을 뗐다. "아이가 차분하고 환경이 좋은 상태에서 태어났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 거실에 있는 욕조에서 말이죠. 여기서는 우리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어요. 저는 아이를 낳은 뒤 제 침대에 누울 수 있고,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죠."

한나 세섹-쇼와 남편 로드리

출처HANNA CESEK-SHAW

그는 버킹엄셔에 있는 위콤 병원 근처에 살고 있다. 이곳 여성들은 대안으로 자가 출산을 권유받고 있다. 물론 모두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한나는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자가 출산 계획이 틀어지는 것만이 두렵다고 했다.

그는 조산사나 구급차가 충분하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여성들과 온라인으로 연락하고 지낸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병원에서의 출산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 긍정적인 정보들을 많이 접했다.

"출산 병동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들이 공유돼요. 이 사람들도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병원에서 아기를 낳는 것의 장점을 보여줘요. 보니까 안심이 되더라고요."

한나가 병원에서 출산하게 된다면 외로운 시간을 견뎌야 한다. 남편 로드리는 아기가 태어나고 두 시간 뒤에 현장을 떠나야 한다.

또 다른 이들은 혼자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다른 자녀들은 누가 돌볼 것인가도 문제다. 조부모가 자가 격리 상태라면 이 문제는 더 어렵다.

한 임신부는 진통을 겪는 중에도 남편이 그를 병원 주차장에 내려놓고 어린 자녀와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가나에 사는 부모는 비행기를 타고 그를 도우러 올 수 없었다.

"저는 손을 잡아주거나 등을 문질러주는 남편 없이 모든 과정을 용기있게 해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더 힘들 거예요." 그는 "마지막에 아기를 만나는 것에만 신경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체셔 출신의 간호사 레베카 캠벨은 남편 리처드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병원에 출입하기 어려운 컨디션이라 혼자 출산을 했다고 말했다.

리처드와 레베카, 그리고 4살배기 쌍둥이 아들들

출처Louise Jacob

리처드는 4년 전 레베카가 쌍둥이 아들을 낳을 때 함께했다. 코로나19가 있기 전까지 그는 딸의 탄생 순간을 당연히 지켜보리라 생각했다.

리처드는 그 순간을 놓치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레베카는 딸이 팔에 안기는 순간 리처드와 영상통화를 할 계획이다.

병원은 레베카를 위해 개인 보호장비와 개인실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어려울 수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다. 그 경우, 빈 집에서 아기와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

남편과 쌍둥이 소년들이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 괴롭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옮길 수도 있다는 위험을 상기하며 스스로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9개월 전, 이들 여성 중 누구도 감염병 상황에서 아기를 낳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레베카의 말처럼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고 용감하다".

한편 신생아 스탠리에게 텔레비전 뉴스 속보는 현실감이 없다. 매일 오후 5시, 영국 정부 브리핑 시간에 그는 보통 자고 있다. 코로나19 뉴스가 쏟아져도 그의 꿈은 달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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