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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이탈리아인들은 문화를 바꾸고 '봉쇄 조치'를 따를 수 있을까?

최근 이탈리아 정부는 국민들에게 집 안에 머물고, 필수적인 여행을 해야 할 경우에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봉쇄조치는 야외 활동을 즐기던 이탈리아인들에게 특별한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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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조치는 야외 활동을 즐기던 이탈리아인들에게 특별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출처Getty Images

이탈리아에 가본 사람이라면, 군중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이나 시칠리의 번화한 해변, 베니스에서 곤돌라를 타기 위해 늘어선 줄 등 곳곳에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 이탈리아다.

하지만 지금의 이탈리아는 다르다. 거리와 식당가는 텅 비었다. 영화관과 박물관은 문을 닫았다. 오로지 약국과 슈퍼마켓만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내렸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필사적 조치다. 비상사태나 업무상의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탈리아인들의 여행은 금지됐다.

허가를 받지 않고 여행을 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물거나 감옥에 갈 수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모든 사람이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인들에게 "라돌체비타(la dolce vita, 달콤한 인생)"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삶의 방식 포기

일을 마치면 동료나 친구와 함께 음식을 먹으며 술을 한잔하는 '아페리티보(aperitivo)'는 국가적 정체성에 속한다

출처Getty Images

이탈리아인들은 야외로 나가, 인생의 즐거움을 향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공원에서 축구를 하든지 해변에서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먹든지, 하루를 즐기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낸다.

일을 마치면 동료나 친구와 함께 음식을 먹으며 술을 한잔하는 '아페리티보(aperitivo)'는 국가적 정체성에 속한다. 하지만 오후 6시가 되면 술집과 식당이 문을 닫아야 하는 요즘은 불가능한 일이다.

흔히 하는 말 중에 "이탈리아인들은 손으로 말한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명 이탈리아인들은 촉각적인 사람들이다. 인사로 볼키스를 나누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러니 이제 그들은 서로간에 최소 1미터는 떨어져 있으라는 말을 듣는다.

길모퉁이 카페에서 커피를 사들고 친구와 함께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파우사 카페"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로마에 있는 카페에서는 한 번에 세 사람씩만 들여보내고 있을 정도다.

규칙을 위반하는 이들

로마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남성

출처Getty Images

격리 지역이 이탈리아 북부 일부 지역으로만 국한되었던 지난 주말, 그 밖의 다른 지역에서는 젊은이들에 대한 분노가 터져 나왔다.

나이가 든 이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지만, 30대 이하 연령층의 많은 이들이 일요일에 햇살이 비치는 해변에서 생선 요리를 먹기 위해 나가는 등 평소처럼 외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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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Getty Images

나폴리에 있는 프란체스코는 "평소처럼 내 삶을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젊어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 같지 않아요."

소셜 미디어 상에선 이러한 행동에 대해 "무책임하다", "이기적이다"라는 비판이 넘쳐났다.

사람들이 집 밖에 나가지 않도록 장려하고자, "집안에 머무른다"는 뜻의 해시태그 '#iostoacasa'도 나왔다.

그러나 봉쇄가 전국으로 확대된 지금도 이를 어기는 사람들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두 명의 여성이 '통행금지령을 뚫었다'고 자랑하며 술집에서 찍은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20대 남성 두 명은 마드리드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북부 도시 볼로냐에서 비행기를 타다가 붙잡혔다.

지금의 전면 조치가 앞으로 어떻게 이행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정부는 이전부터 기본법을 통과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법을 '제안' 정도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국가다.

공동체 소속감

성당은 폐쇄하지 않았지만, 모든 미사는 중단됐다

출처Getty Images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카톨릭 국가다. 일부 국민들은 종교시설이 문을 닫지 않았더라도, 미사는 허용되지 않는 상황을 힘겹게 받아들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일요일 기도문을 비디오 링크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로마에 사는 로라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2차 세계대전 때도 일요일마다 미사에 참여해 공동체를 느꼈는데 지금은 고립된 심정"이라고 말했다.

비상 조치의 가장 고통을 겪는 이들은 장례식을 치러야 하는 이들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소수의 사람만 참여하는 짧은 장례식만 가능하고, 미사는 금지됐다.

사람들은 포옹하거나 손을 잡아서도 안 된다. 곳곳에서 1미터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자연스러웠던 행동을 이탈리아인들이 극적으로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납득시키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국가적인 정서가 달라지고 있다.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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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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