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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코로나바이러스 못지 않게 퍼지는 혐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커지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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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30일 오후 제주시 삼도동 한 식당 출입문에 중국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출처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중국인 혐오 정서가 나타난다.

28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불매 운동을 의미하는 '노 차이나'(No China) 로고가 등장했다. 중국 오성홍기가 담긴 이 그림에는 '죽기 싫습니다' '받기 싫습니다'라는 문구가 병기돼 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은 입구에 한자로 '중국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써 붙였다. 해당 식당은 중국어 메뉴를 따로 구비해놓을 정도로 평소 중국인들이 자주 찾던 곳으로 알려졌다.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식당 측은 하루 만에 해당 문구를 떼내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중국인을 배척하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한해 100만 중국인 관광객이 드나드는 제주에서도 식당과 찜질방 등지에서 중국인 입장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나붙기 시작했다.

안내문을 붙인 한 식당 주인 A씨는 "손님들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조치를 취한 것일 뿐"이라며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안내문을 떼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해당 기사는 밝혔다.

해외에서는 동아시아인 전체 혐오 확산

30일 현재 중국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7,700여명. 사망자는 170명이다. 또 인근 국가인 한국(4명), 일본(11명)을 비롯해 호주(7명), 미국(5명), 독일(4명) 등 세계 전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신종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심해지면서, 유럽과 캐나다 등지에서는 동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례가 줄이어 보고되고 있다.

현재 다섯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프랑스에서는 지역신문인 루 쿠리에 피카르(le Courier Picard)가 마스크를 쓴 중국 여성의 이미지와 함께 "누런둥이 주의(Alerte Jaune)"라는 문구를 1면 헤드라인으로 실어 분노를 샀다.

이 신문은 바로 사과하고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보여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종차별과반유대주의를반대하는국제연맹(LICRA)의 스테판 니벳 대표는 어떤 신문도 "흑인주의"라는 헤드라인을 쓰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대중교통 이용 중에 차별을 받았다는 증언도 줄을 잇는다.

프랑스 트위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JeNeSuisPasUnVirus (저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한 캐시 트란은 일터로 가는 길에 두 남성에게서 "조심해, 중국 여자애가 우리 쪽으로 오고 있어"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BBC에 "일터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스쿠터를 탄 남자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인만 타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계인 샤나 쳉(17)은 파리 시내 버스에서 "저 중국 여자가 우리를 오염시킬 거다. 자기 나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쳉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이러스보듯 하는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캐시 트란은 사람들의 반응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인종차별주의를 위한 변명으로 보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 경험한 어떤 인종차별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아시아인이 인종차별에 대해 말하는 것은 흔치 않아요. 우린 조용히 고통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죠. 하지만 지금 우리는 모두 같은 처지에 놓여있고, 그 정도가 너무 심합니다."

캐나다, 사스의 악몽 재연되나

캐나다에서는 2000년대 초반 발생한 사스(중증급성호흡증후군, Sars)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당시 토론토에서만 44명이 목숨을 잃었고, 토론토 내 차이나타운의 영업 손실은 최대 80%에 달했다.

지금까지 캐나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두 명.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중국을 다녀온 가족원이 있는 가정의 아이들을 등교 금지시켜야 한다는 청원이 시작됐다. 차이나타운의 손님도 줄고 있다.

중국계 캐나다인 위원회 저스틴 콩 회장은 BBC에 "사스 당시 수입과 일자리가 줄면서 생계가 막막해진 사람들이 많았다. 학교와 일터에서 오명을 써야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과 일상에서 차별 받는 것에 대한 공포가 공존하고 있다"면서 "산업과 노동자, 비지니스와 공동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우려 속에 장 크레티앵 전 캐나다 총리는 아시아 업소를 피할 이유가 없다면서 토론토 차이나타운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인도 인종차별 두렵다 호소

해외에서 벌어지는 동아시아인 혐오에서 한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7일 영국 내에서 번지고 있는 동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을 다룬 기고글을 실었다.

아시아계 영국시민권자로 자신을 소개한 필자는 공공장소에서 자신을 피하거나 중국인을 혐오하는 식의 대화가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고발했다. 그러면서 차별주의자들이 "우리가 영국인일 수 있고, 중국 내 영향권이 아닌 지역에서 왔을 수 있으며, 중국계여도 다른 나라 출신일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동아시아인을 한데 묶고 있다"고 꼬집었다.

30일 현재 해외 한인커뮤니티와 트위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동아시아인으로서 인종 차별을 당할까 두렵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yu******는 "파리에 있는 언니가 심한 인종차별로 힘들어하고 있다. 지하철에 탄 언니를 보고 타지 않는다든지, 음식을 사려고 줄을 서면 째려보며 피한다든지. 이때다 싶어 동양인을 몰아세운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밖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여행 취소하게 생겼다"(gh****) "처음으로 유럽가는데 이번 코로나 때문에 동양인차별이 더 심해질 것 같다"(jj******)와 같은 글도 확인된다.

'혐오는 문제 해결에 도움 안돼'

전문가들은 특정 집단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도 BBC에 "특정 집단에 부당한 피해를 준다는 것도 문제지만, 전염병의 경우 차별과 혐오로 이들을 숨게 하기보다 양성화시켜 적극적으로 치료받게 하는 것이 보건 상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중국인 차별이 노골화하는 상황에 대해 "차별금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이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공적영역 뿐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부당하게 사람을 차별해선 안된다는 차별금지법과 같은 공적 선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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