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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배드파더스 판결 그후, '태국, 필리핀에서도 도와달라며 24시간 연락'

구본창 씨에게 재판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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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창 씨는 '배드파더스' 자원봉사자로 외부와 소통을 맡고 있다

출처BBC

지난 15일 아이의 생존권이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명예보다 우선이라는 판결이 나와 화제가 됐다. 양육비를 안 주는 부모들의 신상정보 공개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상위권을 연일 차지했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창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드파더스' 자원봉사자 구본창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 씨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게재하며 소송당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구 대표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법정은 배드파더스의 신상정보 공개가 "모욕적인 표현이 없었고 공익성에 부합한다"고 봤다.

재판 이후 일주일간 구본창 씨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배드파더스 무죄 판결 이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무죄 판결' 이후 배드파더스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더 늘었나

원래 하루 방문자 수가 8만 정도였는데 판결 이후 이제 약 22만 명이 방문한다. 그전에는 불법 논란이 있다보니 포털사이트 검색 제한이 있었는데 이제는 (제한이) 풀리다보니 방문자가 더 늘어났다.

특히 이전에는 사이트 개설 이후 3500명 정도 상담을 했는데 이중 신상 공개된 경우는 400명 정도밖에 안 됐다.

명예훼손 때문에 엄두를 못 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사람들이 연락을 해온다. 지금 24시간 카톡과 전화가 쉬지 않고 오다 보니 너무 많아서 확인할 수조차 없는 수준이다.

Q. 그 이후 해결된 사례가 있는가?

무죄 판결이 나고 6일 만에 미지급 건수 5건이 해결됐고 2건은 양측이 논의 중에 있다. 우리 측이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도 당사자들끼리 논의하고 있는 경우도 꽤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

Q. 사이트가 만들어지고 나서 신상이 공개된 사람들에게서 협박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판결 이후 사람들의 태도 변화가 느껴지는가

많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명예훼손이라는 부분 때문에 신상이 공개된 사람들에게서 사진을 내리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제가 많이 받기도 했고, 양육자들도 협박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명예훼손이 의미가 없어지지 않았나? 그러다 보니 미지급자들이 양육자들과 협의를 하고 타협을 하려고 수순을 밟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Q. '무죄'라는 판결문이 낭독될 때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들었다.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선고를 하는데 실은 그때는 '무죄다'라는 내용을 못 들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이겼다고 해서 알았다.

승소 가능성을 낮게 봤고, 경찰 조사도 많이 받고, 재판으로 시달리고, 또 그 와중에 배드파더스 일을 계속 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다.

원래 재판을 하기 전에 필리핀에서 내가 돕던 코피노 맘들의 연락이 계속 왔었다.

필리핀 돌아가기까지 어떻게든 한국의 양육비법이 바뀌어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선물을 주겠노라는 약속을 그들에게 했었다. 그 생각이 나서 눈물이 쏟아졌다.

Q. 지난 주말, 신상이 공개돼 사이트 측을 고소하기도 했던 박 씨가 전 배우자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A씨의 딸이 그린 그림. 애인을 데려온 아빠와의 면접교섭 시간을 묘사한 그림이다

출처A씨 제공

양육자 A 씨는 배드파더스 판결 이후 지난 17일 전남편이 일하는 청과물 시장 앞에서 "양육비를 달라"며 1인 시위를 했다.

그런 A 씨에게 전남편은 머리를 밀치고 폭행했다. 현재 A 씨는 목에 깁스를 하고 입원 중이며, 그 때 같이 있던 기자도 손가락 골절상을 당하는 등 부상을 당했다.

특히 전남편은 의용소방대인데 해당 기자가 쓰러져 있는데도 계속 밟았으며 그 당시 다른 의용소방대들은 방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도 미지급자 전남편은 양육자 A 씨를 또 때려 2차 가해를 했다.

저는 그 상황에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나중에 전해 듣고 정말 분노했다.

지난 17일 현장을 담은 영상 일부 모습

출처양육비해결총연합회

Q. 판결 이후, 해외에서도 양육비 해결을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들었다

맞다. 주로 필리핀 코피노맘들이 연락을 해오지만, 태국과 베트남에서도 한국인 전 배우자에게서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며 지난주 연락이 왔다.

대체적으로 사연은 비슷하다. 한국 사업가나 유학생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하거나 낳은 사람들인데 전 배우자에게서 연락이 끊겼고,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소셜 미디어 다문화 여성 커뮤니티에서 정보 교류가 빠르다. 아마 배드파더스 재판 내용도 전달돼서 내게 연락이 온 것 같다.

'배드파더스' 판결 이후 구본창 씨에게 양육비로 연락해 온 태국 여성

출처Bad Fathers

Q. 많은 이들이 판결 관련해 응원을 보냈긴 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 중에는 사이트에 양육비 미지급자 중 '남성', '여성' 모두 올라와 있으니 '배드파더스'라는 이름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사이트 개설 당시 피해자 다수인 80%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운영진이 '배드파더스'라고 이름 붙인 것이었다.

또, 똑같이 피해를 당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여성의 양육비 문제는 가정 폭력 문제까지 연결돼 있다 보니 해결이 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배드파더스'라고 이름을 지은 것뿐이다.

이름보다는 양육비 미지급이라는 사회 현실이 본질이라고 주목하셨으면 좋겠다.

Q. 이번 '배드파더스' 판결은 한국 사회에 '양육비 미지급'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하고 있나?

실은 판결 전과 그 후 크게 달라진 것 없다. 허점이 많은 양육비 관련 법안 마련에 동참할 부분이 있으면 할 예정이다.

배드파더스 활동 관련해서 말하자면, 검찰에서 우려했던 부분을 보안을 하려고 한다. 양육자와 비양육자 중간에서 더욱더 객관적인 활동을 하려고 한다.

원래도 법적 판결 내용을 기반으로 심사숙고해서 신상 공개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의제기가 들어올 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동안 사진을 내려놓는 등 비양육자의 피해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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