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BBC News | 코리아

북한과 한반도 평화를 분석하는 여성 안보 전문가.. 이들은 누구인가?

북한과 안보를 연구하는 여성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312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북한과 한반도 평화를 분석하는 여성 안보 전문가

출처BBC

"우리는 평화와 안보 전략에 있어 여성의 의미있는 참여를 확대할 것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발표한 '미국의 여성, 평화, 안보 전략(United States Strategy on Women, Peace, and Security)'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천명했다.

이 보고서는 여성이 평화 협상에 참여하면 2년 안에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20% 상승한다는 노트르담대 크록 국제평화연구소의 로렐 스톤 연구원의 연구를 인용했다. 이 경우 15년 이상 장기간 평화가 지속할 가능성도 35%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한국은 여성 안보 전문가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방·통일·외교 분야의 여성 전문가 자체가 남성에 비해 적은 데다, 이들의 사회·국가적 역할도 제한적이다. 평화가 가장 시급한 한반도에 정작 여성은 배제된 것이다.

외교·안보 분야 상위권 싱크탱크인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에는 박사 출신 연구위원 45명 중 여성은 5명뿐이다. 아산정책연구원(16명 중 2명)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학도 안보 분야는 '금녀의 벽'이 공고하다. 숙명여대는 2012년 안보학연구소를 설립했다가 현재는 문을 닫았다.

BBC코리아는 세계 곳곳에서 북한과 한반도 평화를 분석하는 여성 안보 전문가에게 여성 안보 전문가로 일하면서 느낀 점과 북한을 연구하게 된 계기 등을 물었다.

“안보는 지속적으로 우리의 역동적인 동맹 관계의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리스 @USAmbROK 주한미국대사가 저명한 여성 안보 전문가들을 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로 초청하여 한미 안보 현안에 관한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pic.twitter.com/vWuaQxNcwq

— U.S. Embassy Seoul (@USEmbassySeoul) September 17, 2019

'북한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일종의 인종차별'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하는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WMD) 전문가 멜리사 한햄은 대학원 과정에서 한반도에 대해 처음 배웠고 '분단국가'라는 현실에 흥미를 느꼈다.

이후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에서 일하며 서울에 오게 됐고,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 서울에서 이 실험을 분석했다.

"당시 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를 끼워 맞추어 가며 북한을 분석했고 이후 그것이 나의 일이 됐습니다."

원어스퓨처재단 북한전문가 멜리사 한햄

출처STANFORD

오픈소스 기반의 분석가인 그는 위성사진, 무역통계 등과 같이 대중적, 상업적으로 공개된 데이터를 이용해 북한이 핵무기 혹은 미사일과 같은 전달 장치를 만들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비교적 새롭고 성장하는 분야"라며 "다양한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햄은 BBC에 북한의 무기와 미사일을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라며 "인종차별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가난하고 후퇴했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들은 매우 똑똑해요.

제한된 자원을 이용해 계획된 무기 제작 과정에 도입시키는 것이 능수능란하죠. 성공률도 높고, 자신들의 능력을 간첩행위, 자금 세탁 등에 활용하고, 프로그램 개발 속도도 핵무기를 가진 다른 나라에 비해 빠릅니다.

한햄은 북한 1차 핵실험때부터 북한을 분석해왔다. 사진은 2017년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출처KCNA

이러한 능력을 건강한 경제 건설과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는 데에 쓰면 좋겠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는 그들이 무기 건설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올해 전망에 대해 그는 북한이 고체연료를 장착한 무기 실험을 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고체연료 장착 무기의 실험이나, 고체연료 장착 장거리미사일을 실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기술적 능력이고 결국은 정치적 결단에 달려있죠."

한국의 국방·안보 분야에 여성 전문가가 적은 것에 대해서는 "포용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화여대에서 강의했을 때 학생들의 질문들이 인상 깊었다며 "다양한 견해가 공존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로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한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펠로우 연구원 크리스티나 배리앨

출처크리스티나 배리앨 제공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펠로우 연구원 크리스티나 배리앨은 북한 연구가 "은근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에서 분쟁과 대량살상무기(WMD)를 공부하던 중 북한을 접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이후 한햄과 마찬가지로 오픈소스 기반 북한 연구를 하고 있다.

북한 문제에 있어 사람들이 주로 간과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배리앨은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내부 정치예요. 전문가들은 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논할 때 대부분 미국과의 관계에 놓고 분석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것도 중요하지만 북한 정권 안에서 어떤 압박과 관료주의적 경쟁이 있는지도 봐야 합니다.

또 하나는 화학무기입니다. 핵무기에 비해 화학무기에 관한 연구는 비교적 적습니다. 과거에 북한과 시리아가 화학무기개발에서 협력한 증거가 있고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쓰였습니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한햄과 바리앨 모두 오픈소스 기반으로 연구활동을 한다. 첩보나 기밀이 아닌 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를 활용한다.

출처Science Photo Library

북한 연구가로서 힘든 점 중 하나는 젊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 정부의 고위 관료와 만나야 할 때가 많은데 성평등과 다양성에 있어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가끔 회의에서 연구자로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북한 관련 상황이 최근 급박하게 돌아간 것도 언급했다. 연구가로서 조사를 하고 연구결과를 정리해 출판해야 하는데 상황이 실시간으로 바뀌며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 대선을 꼽았다. "북한이 미국 대선을 어떻게 지켜보고 보도하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며, 미국 대선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나올지도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김정남 살해 이후 북한 관심 늘어'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의 후추평 박사

출처말레이시아 국립대학 홈페이지

동남아의 경우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의 후추평 박사가 활발히 활동하는 북한 분야 여성 안보 전문가다.

그는 2017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일어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인 김정남의 살해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BBC에 말했다.

후 박사는 2008년부터 북한 전문가로 북한을 분석해 왔지만, 2017년 살해 당시가 그동안 축적했던 지식을 언론 등을 통해 나눌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사건의) 분석을 내놓은 것을 넘어 정부가 정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해요."

후 박사는 말레이시아-북한 관계를 연구했고, 또 2010년 연구를 위해 한국에 온 것을 계기로 말레이시아-한국 대화에도 참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더 풍부한 분석을 했다고 평가받았다.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인 김정남

출처AFP

대부분의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살해 사건이 일어났을때 비로소 양국 간 외교관계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북한 문제에 있어 동남아가 무관하다고 여기는 편견을 특히 지적했다.

"동남아 출신 (북한)전문가들은 저희의 견해가 쉽게 묵살되거나 일축된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하지만 동남아도 북한 문제에 있어서 이해 당사자입니다.

"동남아 국가 중 2개국(태국과 필리핀)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미얀마와 말레이시아(랑군 사건과 김정남 살해)에서 테러 행위를 저질렀고요. 또 두 차례 있었던 북미정상회담은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열렸죠."

후 교수는 현재 늘어나는 북한학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이해하기(Understanding North Korea)"라는 온라인 강의를 구축 중이다. 대상은 일반인이다.

"이러한 학술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북한은 '미쳤어' 혹은 '비이성적이야'라는 편견을 깨뜨리고 북한의 여러 측면을 탐구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북한 정권의 언어를 분석하는 이민영 선임연구원

19년째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을 분석해 온 이민영 (영문명 Rachel Minyoung Lee) 연구원은 현재 북한전문매체인 NK News의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NK News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정부 소속 북한분석관으로 일했고, 당시 북한의 선전 매체를 분석하는 훈련을 받았다.

"선전 매체 분석은 굉장히 전문화된 분야예요. 다른 전문 분야와 마찬가지로 훈련이 필요합니다."

미국 정부의 특정 기관들이 사용하는 방법론을 사용하는데 그 방법론을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5~6개의 매체를 분석하고 일정한 패턴이나 동향, 변화를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농업 관련된 칼럼이 나왔다면, 칼럼이 어떻게 쓰였는지 서술 공식을 보고, 과거에 농업 관련된 칼럼과 비교를 합니다.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거든요."

미국 정부 소속으로 북한을 분석했던 이민영 NK News 선임연구원

출처이민영 연구원 제공

북한 매체 분석 전문가로서 좋은 점은 "북한은 항상 호기심을 자극한다"라고 이 연구원은 말했다.

"북한 관영 매체는 항상 힌트와 단서를 남겨요. 그리고 정작 메시지는 보이는 것과 다른 경우가 많아요. 그 점이 어려운 점이기도 해요.

북한의 현재 생각과 미래 의중을 정확히 알려면, 북한의 언어를 판독해야 해요. 그러려면 과거와 현재 관련 정보를 모아, 이 데이터를 정렬시킨 후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분석해야 해요."

예를 들어 그는 북한의 한 농업 관련 칼럼에서 식량문제가 "긴급하다"라는 표현을 봤다. 그는 지난 20년간 북한 매체가 게재한 농업 관련 칼럼을 모조리 읽었고 이후 여기서 쓰인 "긴급하다"는 표현은 10이라는 스케일에서 6정도 되는 심각성을 나타낸다고 결론지었다고 한다.

북한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다"는 단순히 어려운 경제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민간경제를 희생하여 국방으로 국가자원을 돌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몇달 간 북한언론에서 이 표현이 더 자주 등장하였는데, 2018. 4월 당전원회의 이후 김정은이 직접 이 표현을 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 Rachel Minyoung Lee (@rachelminyoung1) January 2, 2020

이 연구원은 한국에서 국방·안보 분야에서 여성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 공감했다. 하지만 젠더와 별도로 박사학위를 받은 대학 교수나 싱크탱크 연구원을 선호하는 것을 지적했다.

이들이 포진한 가운데, 새로운 분석가들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현안으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31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기어이 자력부강, 자력번영하여 나라의 존엄을 지키겠다"한 말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를 꼽았다.

"민간 경제에서 국방으로 자원을 어떻게 돌릴지, 무기 개발에 중점을 둔다는 그의 계획이 그가 발표한 경제 분야 개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북한의 소위 돈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을 지켜볼 것입니다."

작성자 정보

BBC News | 코리아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