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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탈북 여성, 성폭행 혐의로 군인 2명 고소...탈북 여성들의 인권 실태

"누구도 내 말 들어주지 않았고 이런 교육도 받아본 적이 없고 내 권리를 당당하게 말할 기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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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하나원에서 공중전화를 쓰는 탈북 여성들

출처Getty Images

국군 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군인 2명이 한 여성 탈북자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군 검찰이 수사 중이다.

피해 탈북 여성은 준강간·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혐의로 정보사 소속 A 상사와 B 중령을 군 검찰에 고소했다고 굿로이어스 법률사무소가 밝혔다.

국방부는 5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관련자들을 직무배제했다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답변이 제한된다... 관련자들은 수사 결과에 따라서 적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올해 6월 기준 총 3만3022명으로 이 중 72%인 2만3786명이 여성이다.

이전에도 탈북 여성들이 한국 정착 과정과 이후 겪는 문제에 관한 보도는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한 탈북 여성이 현역 군인 2명에게 약 1년여간 상습적으로 성폭력에 시달리다 결국 군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탈북 여성의 주장은?

굿로이어스 법률사무소에 따르면, A 상사와 B 중령은 지난해 초부터 피해자를 보호 및 감독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들은 면담 과정에서 피해자를 수십 차례 성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A 상사의 아이를 2차례 임신했고, 낙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굿로이어스 측은 말했다.

탈북여성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탈북여성의 고소 대리를 맡은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의 전수미 변호사

출처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제공

여성은 이미 지난해 10월 준강간 등의 혐의로 A 상사를 고소했다. 이어 지난 4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A 상사와 B 중령을 추가 고소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미 A 상사의 혐의 조사를 진행했고 최근 이 사안을 군 검찰로 송치했다고 알려졌다.

원치 않는 결혼, 인신매매, 불법체류자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 신미녀 대표는 탈북 여성 대부분이 한국에 정착한 후에도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BBC에 말한 바 있다.

"북한을 떠나오는 과정이 매우 힘들다"며 중국 등에서 "원치 않는 결혼, 인신매매, 불법체류자 신분 등 이런 게 계속 축적된 것"을 원인으로 봤다.

영국 인권단체 '한국미래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수천 명의 탈북 여성과 소녀들이 중국에서 성적 착취를 당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불법 성매매 시장 규모가 연간 1억 달러가 넘는다며, 대부분 탈북 여성들이 북한을 떠난 뒤 1년 이내에 중국에서 한 차례 이상 성매매를 강요당한다고 했다.

출처뉴스1

탈북여성 상담가로 활동하는 이 모 씨는 BBC에 "일부 탈북 여성은 중국을 거쳐오면서 이미 성폭행을 당해왔다. 그걸 참아왔고 '내 몸은 더럽혀진 몸'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탈북 여성이 그런 일을 겪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한국 남성이 탈북 여성을 더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김수경 부연구위원이 결혼정보업체들의 웹사이트를 분석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업체들은 북한 여성을 '북한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등의 홍보 문장으로 수동적, 의존적, 순종적인 존재로 묘사한다.

출처뉴스1

생존 때문에 고발 꺼려

이 씨는 BBC에 성폭력을 고발한 서지현 검사로 촉발된 미투운동이 터진 후 탈북 여성들에게 의견을 묻자 한결같이 "무슨 해결책이 있다고 저러나. 그래 봤자 나만 창피당하는데 그냥 참고 살지"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탈북 여성은 대개 "누구도 내 말 들어주지 않았고 이런 교육도 받아본 적이 없고 내 권리를 당당하게 말할 기회가 없었다"며 성추행이나 폭행을 당했을 때 무엇이 나쁜 것인지, 어떤 과정으로 가해자가 처벌받을 수 있으며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는지에 인식이 거의 없다고 이 씨는 말했다.

20년 넘게 북한 여성을 연구해 온 임순희 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여성들은 여전히 조선시대부터 뿌리 깊었던 남존여비 사상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탈북 웹툰작가 최성국 씨가 그린 장마당 여성의 인권 유린 모습

출처휴먼라이츠워치 제공

하지만 이들이 침묵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생존이 걸린 것이다. 당장 먹고 당장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살아남아야 된다. 성폭력 고소보다 나는 이게 더 급하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이 씨는 말했다.

통일연구원 자료를 보면, 2018년 탈북민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189만9000원으로 일반국민 242만3000원(2017년)에 비해 무려 50만원 이상 적었다.

실업률과 생계급여수급률은 6.9%, 23.8% 으로 일반국민(3.8%, 3.4%)의 약 2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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