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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울면 정말 속이 후련해질까, 아니면 더 괴로워질까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가 다우닝 가에서 사임발표를 하던 날, 전 세계 미디어는 눈물을 참으려 애쓰는 총리의 모습을 대문짝만 하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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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메이의 눈물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출처Reuters

우리는 보통 울고 나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대중 앞에서 우는 것은 나약하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러한 주관은 모두 잘못됐다고 말한다.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가 다우닝 가에서 사임발표를 하던 날, 전 세계 미디어는 눈물을 참으려 애쓰는 총리의 모습을 대문짝만 하게 보도했다. 냉정하게만 그려졌던 정치인에게서 인간적 면모를 느끼게 만들었다는 논평이 나왔다. 메이 총리에게 비판적이던 이들 중에도 갑자기 연민을 느꼈다는 이들도 있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으로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메이 총리의 평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듯하다. 대중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평가는 '울음에 대한 각자의 주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퀸즐랜드 대학의 레아 샤먼이 이끄는 심리학 연구팀은 이러한 주관이 단지 평가만이 아니라,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이들은 최근 울음과 관련된 연구를 하나 발표했다. 그리고 "울음에 대한 자신의 주관과 사회적 맥락, 과거의 경험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우는지, 울고 났을 때 기분이 어떤지, 울음을 통해 감정적인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지 등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울음이 발생하는 장소에 따라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이사회에서 우는 모습과 운동경기 중 우는 모습은 다르게 평가된다

출처Reuters

샤먼과 연구팀은 울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측정할 표준 테스트를 만들었다. 우선 참가자들에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울음이 당신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주관식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여기에서 40개의 답변을 추려냈다. 여기에는 "울고 나면 해방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 주위에서 울면 내가 더 나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등이 포함됐다. 이 40개의 목록을 가지고 수백 명의 참가자들에게 7점 척도 조사(동의하는 정도를 1~7점으로 답변)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울음과 관련해 세 가지 주요한 주관이 추려졌다.

  • 남모르게 우는 것은 도움이 된다: 이들은 "격한 감정에 휩싸였을 때 울면 좀 도움이 된다" 또는 "울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나아졌다" 등에 동의했다.
  • 남모르게 우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 이들은 "혼자 있을 때 울음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울고 나서 곧바로 기분이 더 나빠졌다" 등에 동의했다.
  • 남들 앞에서 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이들은 "친구나 가족이 아닌 사람들 앞에서 울고 난 뒤 부끄러움을 느꼈다", "동료들 주위에서 울면 내가 평가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등에 동의했다.

이 연구는 울음에 대한 사람들의 주관을 체계적으로 다룬 최초의 자료다. (물론 이 자료 대부분은 서양의 백인들이 가진 주관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연구는 성격이나 성별 같은 요인에 따라 울음에 대한 주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우는 모습은 인간적인 연민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출처Getty Images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우는 것이 도움된다'에 대해서는 척도 중간 지점에 답이 몰렸다. 완전히 동의하거나 강하게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우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라는 생각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 강했다. (평균적으로 2점 부근에 몰렸다. 0점은 강하게 반대. 7점은 강하게 동의). 이를 종합하면, 응답자들은 '혼자서 우는 것은 그다지 나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울음과 관련해 앞서 나왔던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과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심리학자 랜돌프 코넬리우스는 72개 미디어에 게재된 울음에 관한 기사를 분석했다. 1985년을 기점으로 14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며 게재된 기사들이다. 94%가 울음이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소개했다. (그의 발견은 1986년 학회에서 소개됐고, 이후 여러 차례 인용됐다.) 또한 "눈물로 씻기지 않은 슬픔은 이내 몸을 울게 할 것"이라고 말한 헨리 모슬리(영국의 정신과 의사, 사우스 런던 병원에 그의 이름이 붙었다)처럼 많은 학자들과 의료진들은 울음이 위안을 준다고 선언해왔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들의 연구에서는 다른 패턴이 나타났다. 위안보다는 기분이 나빠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예를 들면 로렌 빌스마 연구팀은 2011년 "사람들이 울고 나면 전반적으로 기분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울고 나면 침체된 기분이 이틀 정도 계속됐다. 슬픈 영화와 울음에 최근 연구 중에는 슬픈 영화를 보면서 울면 악화된 기분이 회복되는 데 90분(과거 연구보다 더 오랜 슬픔의 지속시간이다)이 걸린다는 주장을 담은 연구도 있다.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연구 결과가 "울음이 위안을 준다"는 대중의 주관과 충돌한다.

샤먼의 연구에 참여한 이들의 답변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우는 것이 도움이 될까, 안 될까"에 대해서는 중간 척도에 모였다. 사람마다 생각이 상반된 것이다. 이를 보면 울음에 대한 기존 연구의 결론이 엇갈렸던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예를 들면, 2016년에 나온 연구는 직장에서 우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덜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남성의 경우 울음 때문에 유능함에 대한 평가가 깎이는 폭이 더 컸다. (여자들은 인물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들을 통제하기 위해 대상을 실제로 만나서 얼굴 이미지를 보고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같은 연구자들이 두 번째 실험에서 동일한 결과를 찾으려 했지만 울고 있는 사람들이 덜 유능하다는 인식을 준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는 실패했다.

성별에 따라 우는 행동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주관은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

출처Getty Images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직장에서 우는 여성은 남들에게 좌우되거나 여리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눈물이 많은 남성들이 직장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얻는다는 주장을 담은 연구도 있다. 주로 성별에 따라 우는 행동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는 뜻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성별과 상관없이 여성들은 남성보다 덜 유능하다고 간주되는 상황이다. 틸버그 대학 연구를 비롯한 몇몇 연구에서는 여성이 울지 않더라도, 울지 않는 남성과 우는 남성보다 유능함을 덜 인정받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도 장점이 있다. 울음은 감정적 지지를 불러일으킨다. 누군가 울고 있을 때, '저 사람이 도움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우는 사람들을 더 많이 도와주기도 한다. 거의 울 듯한 얼굴의 테레사 메이 총리에게 쏟아진 대중의 커다란 연민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샤먼의 연구에선 개인 간의 차이도 나타났다. 예를 들면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살필수록, 감정적으로 더 표현을 많이 할수록, 다른 사람들의 감정적 지지에 의존할수록 "혼자서든 사람들 앞에서든 우는 게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경향이 많았다. 반면 우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는 주관을 표현한 사람들은 감정을 덜 살피고 감정을 통제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음과 행동 사이에도 상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먼 연구팀은 "울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나 타인에게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 외부로 표출되지 않게 감정을 억누르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울음에 대한 주관, 개인의 행동, 경험 사이에도 상호 작용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었다. 어떤 행동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주관이 그 행동을 하는데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자신이 경험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대중 앞에서 우는 것을 창피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면, 사람들 앞에서 울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큰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입증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읽는 것은 늘 조심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테레사 메이 총리가 보여줬던 애써 울음을 참으려던 태도는 울음과 감정 표현에 대한 총리의 부정적인 평가 때문일 수도 있다. 총리가 다우닝 가에서 보여준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이 정치적 커리어에 도움이 되기에는 이미 늦었다. 하지만 그 모습에 쏟아진 반응을 통해 '감정적으로 풍부한 것이 늘 손해만은 아니다'라는 교훈을 총리가 얻었을 수는 있다.

샤먼의 연구팀은 논문에서 "울음에 대한 주관은 사회적 관계를 경험하면서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달라진 주관은 다시 울음과 관련된 자신의 행동이나 울고 나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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