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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수입과 판매, 한국 사회에서는 수용될 수 있을까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리얼돌의 수입을 허용하는 확정판결을 다시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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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성인 엑스포에서 리얼돌이 전시됐다

출처AFP

지난 6월 대법원은 여성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인 '리얼돌'의 수입을 허용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이 발표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리얼돌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7일 오후 기준, 이 청원은 26만3000여 명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입장표명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청원 작성자는 리얼돌 맞춤 제작을 언급했다. 특정 여성들 외모가 누군가의 리얼돌로 소비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이나 영미권에서도 리얼돌 수입이나 판매를 일괄 금지하고 있는 곳은 없다. 다만 아동의 형체를 띈 리얼돌에 대해서는 금지 법안이 마련됐거나 이를 둘러싼 규제 논의가 활발하다.

논쟁은 어떻게 시작됐나

2017년 한 성인용품 업체가 실제 여성 신체 형태와 크기를 재현한 실리콘 재질의 성인용품 수입을 신고했지만,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라는 이유로 통관이 보류됐다.

리얼돌은 "여성의 수치심을 현저히 자극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세관이 통관을 불허했었다

출처NEWS1

이에 1심에서 리얼돌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사람의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세관 당국의 처분이 적합하다고 인정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리얼돌은 성기구이며, "개인의 사적 영역에 대한 국가개입의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1심의 판결을 뒤집었다. 2심 재판 결과는 그대로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외국은 어떨까?

영국 검찰청은 지난 3월 '아동 리얼돌 구매 유통 방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영국에서 실제 아동의 신체 형태와 크기를 묘사한 리얼돌은 음란물로 분류된다. 수입과 유통하는 것은 금지된다.

2016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영국 세관 당국은 주로 온라인에서 이뤄진 230건의 아동 리얼돌 수입을 적발했다.

영국 검찰청 법률 서비스 총괄인 그레그 맥길은 "아동 리얼돌을 판매하거나 수입하는 것은 중범죄"라면서 "이와 같은 부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권장한다면, 법으로 엄중히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영국 법원은 아동 리얼돌을 '음란물'로 명시했다

출처PA

2017년 영국에서 초등학교 운영위원이었던 데이비드 터너가 3만4000장이 넘는 음란한 아동 사진을 소지하고 있다가 발각됐다. 그가 100cm 크기의 아동 리얼돌을 추가로 가지고 있는 것이 밝혀지면서, 영국 법원이 아동 리얼돌을 '음란물'로 명시하는 사건이 있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하원에서 아동 형상의 리얼돌, 로봇, 마네킹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원은 "음란한 인형이나 로봇을 소지하는 것과 아동 음란물을 소비하거나 참여하는 것에 연관성이 있다", "인형이나 로봇은 강간범이 피해자 저항 저지를 연습하는 것을 배우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캐나다의 경우, "18세 미만을 성적으로 묘사하거나 상상하게 하는 그 어떤 형식이나 물품"을 아동 포르노그래피로 정의한다.

한국에서의 반응

지난 6월 대법원의 '리얼돌'의 수입 허용 판결이 나온 후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 작성자는 리얼돌 맞춤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리얼돌로 제작될 수 있다"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리얼돌 사용으로 성범죄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청원 작성 한 달 만에 26만 명이 동의할 정도로 해당 판결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엄밀히 말해 리얼돌의 수입을 허가한 것이다. 국내 제작 리얼돌의 경우 유통이나 판매에 있어 뚜렷한 법적 규제는 없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 상담소 정예원 활동가는 많은 사람이 이번 판결을 봤을 때, 대법원이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시작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터졌던 미투, 웹하드 카르텔, 버닝썬, 김학의 사건 등 성폭력 문화가 너무 만연하다는 문제 제기가 사회적으로 계속 있었다"라면서, 이번 판결에서 "이런 부분들이 판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성인용품점 '피우다'를 운영하는 강혜영 대표 또한 리얼돌 논쟁이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이 있는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섹스토이 규제가 막 풀리고 있는 과정"을 겪고 있지만 "성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있어 불법 촬영물부터 보복성 영상물 등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다"라고 지적했다.

여성들이 겪는 일상의 공포가 만연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내가 리얼돌로 만들어져서 소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 같다"면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점차 생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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