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BBC News | 코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주제는 '역사에도 성별이 있을까'

이번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서는 '여성주의'를 내세운다.

135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왼쪽부터 정은영, 김현진, 남화연, 제인 진 카이젠

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번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서는 '여성주의'를 내세운다.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현대 미술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 5월 11일부터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리는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은 '역사는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라는 제목의 전시로 참여한다.

이 전시를 기획한 예술 감독 김현진은 '역사에서 배제된 사람들', 여성 그리고 성소수자가 이야기하는 근대사임을 적극적으로 내세운다.

공교롭게도 지난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주제 역시 한국 근대사였다. 예술감독 이대형과 두 명의 남성 작가, 이완과 코디최가 참여하여 한국의 근대화, 세계화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시 전시에는 남성 작가 혹은 남성이 본 한국 근대라는 부연 설명은 붙지 않았다.

김현진 예술감독은 지난 전시와 비교하자면 이번 전시는 "여성 작가로서 주체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자기방식으로 탐구한 역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BBC 코리아에 말했다.

한국 '여성' 근대사

남화연 작가의 '반도의 무희'

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남화연, 제인 진 카이젠, 정은영, 이 세 명의 한국관 대표 작가는 모두 여성일 뿐 아니라 여성을 소재로 한 작업을 해왔다. 이번 한국관에 소개된 작업은 모두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발굴할 뿐 아니라 긍정적인 시선으로 재조명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남화연 작가는 지난 2012년부터 무용가 최승희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20세기 초에 활동한 무용가 최승희는 친일 및 해방 후 월북의 행적으로 더 잘 알려졌다. 작가의 신작 '반도의 무희'는 작가 본인이 꼽은 최승희의 삶에서 가장 대표적인 순간을 보여준다. 최승희가 3년간의 유럽 순회공연을 마치고 귀국한 해, 1941년 이후다.

이제부터 서양식 무용을 할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최승희는 한국 전통 무용을 시작했다. 같은 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군을 위해 일본군 위문 공연을 다니는 복잡한 상황에서 최승희는 오히려 한국과 중국의 전통 무용을 연구해 현대적으로 발전시키고 무용가로서도 새롭게 도약했다고 남작가는 평가했다.

제인 진 카이젠 작가는 타의에 의해 고향을 떠나게 된 세계 곳곳의 한국 여성을 찾아 그 목소리를 기록해왔다. 작가 또한 한 살 때 덴마크로 보내진 한국인 입양아다.

자신의 경험이 반영된 72분 길이의 긴 영상 '이별의 공동체'는 제주도, 비무장지대, 북한, 남한, 카자흐스탄, 일본, 중국, 미국에서 만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개인의 경험이 성별, 국경, 시간을 넘어 모두의 경험이 되는 경계가 없는 작업'이라고 설명하며 작가는 "역사의 희생양이라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인 진 카이젠 작가의 '이별의 공동체'

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 여성 역사가 추구하는 것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계속 발굴할 뿐 아니라 기존에는 쓰지 않았던 방법으로 역사를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정은영 작가는 지적했다.

작가의 신작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에는 신나는 전자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네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현란한 영상에서 이들의 얼굴이나 신원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각각 장애인, 동성애자, 성전환자, 드랙퀸이다.

관객들이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가 되어 춤을 추고 '몸으로 기억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작가는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 "나는 한낱 예술가일 뿐이지만 미술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

최근 한국의 여성주의가 과격하다고 지적한 김현진 예술감독은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에 참여하지 않으리라'고 했던 20세기 초 페미니스트 엠마 골드만의 말을 인용하며 BBC 코리아에 말했다.

"혁명이 진정으로 구하는 것은 자유다. 인간의 모든 자유, 예술적 자유, 춤출 수 있는 자유다. 현재 한국의 여성주의 운동에는 분노가 많다. 분노에 함몰되거나 어둠에 침체되지 않고도 춤출 수 있고 우리 자신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인간의 모두 자유, 예술적 자유, 춤출 수 있는 자유를 말하고자 한다."

정은영 작가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

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관의 주제는 누가, 어떻게 정하나?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각국을 대표하는 예술 전시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라는 의미로 '예술계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한국관을 주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공공기관이다. 한국관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심사를 맡고, 전시를 총괄하는 예술 감독을 공모로 선출해 전시를 일임한다.

지난 2013년부터 임명이 아닌 공개 모집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고 여러 다른 배경의 전시 기획자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술계는 여성의 참여가 많은 분야이지만 중요한 권한을 갖는 높은 자리에는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사례와 같이 공개 모집으로 예술감독을 선출하는 방식은 예술계의 성비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기회를 나눌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함께 개인적인 '신념'을 잃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김현진 예술감독은 신념을 공유하고 응원해주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작성자 정보

BBC News | 코리아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